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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7주간 목요일 복음묵상(2005-05-12)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5-12 조회수897 추천수3 반대(0) 신고

"아버지, 아버지께서 나에게 맡기신 사람들을 내가 있는 곳에 함께 있게 하여 주시고 아버지께서 천지창조 이전부터 나를 사랑하셔서 나에게 주신 그 영광을 그들도 볼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요한 17, 24) 
 

우리가 화요일부터 들어왔던 예수님의 기도를 전통적으로 '대사제의 기

 

도'라고 칭해 왔지만(16세기 D. 퀴트래우스가 특히 19절의 내용을 근거로

 

제시), 전체 내용에 부합되지 않는 주제라고 여겨집니다. 히브리서에서처

 

럼(특히 9, 14; 10, 5-14; 13, 12 참조) 대사제요 동시에 희생제물이 된 그

 

리스도에 관한 언급이 아니라, 하느님의 아들로서 예수께서 제자들과의

 

이별 상황에서 자신의 파견생활, 곧 지상에서 펼친 구원활동을 아버지께

 

보고드리고, 또한 제자들과 믿는 자 모두를 위해서 바치는 내용이 기도의

 

근간을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예수께서는 자신을 지상에 파견하신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시점에서 모든 일을 하느님께 맡겨드리고 또한 자기

 

의 사람들을 계속 보호해 주시도록 기도드린 것입니다.  
 

따라서 이 기도는 예수님의 '고별기도'라 부르는 것이 적절합니다. 하지만

 

공동체의 전례시에 사용되는 기도의 표현이나 그런 흔적이 없는 것을 미

 

루어 볼 때, 기도문의 양식은 아닙니다. 다만 기도의 형태로 엮어져 보도

 

된 요한복음서의 이른바 '파견 그리스도론'이라고 칭하는 것이 더욱 적절

 

할 것입니다. 아무튼 어제 기도의 주제는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남아 있는 제자들도 하나 되게 하소서. 그들을 세상의 악으로부터 지켜주

 

시고 보호해 주시며, 그들도 진리를 위하여 몸 바치게 하소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예수께서 "나는 이 사람들만을 위하여 간구하는 것이 아

 

니라 이 사람들의 말을 듣고 나를 믿는 사람들을 위하여 간구합니다"(20

 

절)라는 말씀으로 남아 있는 제자들이 세상에 파견됨으로써 이들의 복음

 

선포와 증언을 듣고 믿음을 갖게될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십니다.

 

 

'대사제의 기도' 마지막의 내용은 그들 역시 아버지와 아들의 하나임을 본

 

받아 하나가 되는 것이며,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을 깨달아 그 안에 머물러

 

있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그들도 제자들의 무리와 하나가 되

 

어 같은 제자들이 되는 것이며, 그들이 제자들이 되면 자동적으로 어제의

 

기도내용을 적용 받게 됩니다. 예를 들어 성삼 하느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남아 있는 제자

 

들도 하나 되게 하소서. 그들을 세상의 악으로부터 지켜주시고 보호해 주

 

시며, 그들도 진리를 위하여 몸 바치게 하소서"라는 대사제의 기도를 그

 

날 만찬석상의 현장에서 스승 예수로부터 직접 듣는 효과를 얻는다는 것

 

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들 또한 11제자와 같은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세상에 파

 

견되어 예수를 증언할 것이며, 우리의 증언을 통하여 또 다른 이들이 예수

 

를 믿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다름 아닌 '믿음 공동체'의 성장원칙입

 

니다. 이 원칙은 마태오복음이 전하는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으로 더욱 더

 

확실해지는데,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

 

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항상 너희

 

와 함께 있겠다."(마태 28,19-20) 이처럼 세상 사람들을 모두 예수의 제자

 

로 삼아야 하는 목적은 모든 사람들이 아들이 있는 곳에 함께 있게 하기

 

위함이며, 아버지께서 천지창조 이전부터 아들에게 주신 그 영광을 그들

 

도 볼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예수께서는 미래의 자기 교회를 내다보시면서, 모든 세기를 통하여 당신

 

께 신앙을 고백하는 모든 이들의 일치를 위하여 기도하셨습니다. 모두가

 

하나되길 청하시는 예수님의 기도에 동참하지 못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과 교회의 모습은 그렇지 않습니다. 세상은 서로 상

 

반된 체제와 이념, 빈부의 격차와 극단적인 가난과 낭비로 갈라져 있습니

 

다. 교회 안에서도 이러한 장벽은 어렵지 않게 발견되는데, 좀처럼 일치의

 

충만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사제와 신자, 그리고 신자와 신자 사이의 불

 

신과 분열의 양상이 적지 않게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고, 바닷가 모래알만

 

큼 많은 교회들 또한 저마다 각각입니다. 
 

오늘날 예수를 믿는다는 그리스도 교회는 그 안팎으로 적지 않는 분열과

 

다툼, 시기와 질투, 긴장과 대립, 불만과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입니

 

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더 평화와 일치를 갈망하는 것입니다. 세상의 것들

 

은 일치와 다양성 모두를 추구하지만 교회는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

 

스도를 믿는 교회들의 일치는 주님께서 바라시고 기도로 아버지께 청했던

 

것이며, 교회자체의 본성적 특성에 속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교회의 분열

 

은 교회 본성에 대한 커다란 위반이요 범죄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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