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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7주간 금요일 복음묵상(2005-05-13)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5-13 조회수729 추천수3 반대(0) 신고

예수께서 세 번째로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베드로는 세 번이나 예수께서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시는 바람에 마음이 슬퍼졌다. 그러나 "주님, 주님께서는 모든 일을 다 알고 계십니다. 그러니 제가 주님을 사랑한다는 것을 모르실 리가 없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 하고 분부하셨다.(요한 21, 17)

 

우리는 지난 3일 동안 요한복음 17장이 보도하는 "대사제의 기도"를 미사

 

복음으로 묵상하면서 예수께서 믿는 이들의 일치를 얼마나 원하시고 또

 

강조하고 계신가를 보았습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고별의

 

밤을 생애의 어느 밤보다 길게 보내시면서, 그 밤의 마지막 순간에 하늘을

 

우러러 자신과 제자들, 그리고 제자들을 통하여 믿음을 가지게 될 모든 이

 

들을 위하여 기도를 바치신 것입니다. 제자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있는 가

 

운데 곧 들이닥칠 수난과 죽음의 재난을 내다보시며 바치시는 기도이기에

 

이 기도는 더욱 더 간절함과 애절함을 담고 있는데, "아버지와 아들이 하

 

나인 것처럼 이들도 모두 하나가 되게 하소서."라는 기도처럼 아버지와 아

 

들의 일치가 모든 일치의 원리며 원칙입니다. 예수께서 원하시는 교회의

 

일치에는 조건이 없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교회는 일치되어야 한다는

 

것이 예수님의 마지막 바램입니다. 따라서 교회의 분열은 교회의 아름다

 

운 모습에 어떤 흠이 되는 정도가 아니라 바로 중대한 위반이며 범죄가 되

 

는 것입니다.

 

 

이제 긴 고별담화(요한 13-16장)와 고별기도(요한 17장)를 끝으로 예수께

 

서는 말씀하신 그대로 수난과 죽음을 향하여 자신을 길을 가셨습니다. 예

 

수께서 대사제와 원로들의 손에 넘어가 심문이 진행되는 동안 수제자 베

 

드로는 예언대로 세 번이나 스승을 배반하였고(마태 26,69-70; 요한

 

18,15-18.25-27), 예수께서 사형선고를 받으시자 스승을 팔아 넘긴 유다

 

도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마태 27,3-5) 다른

 

제자들도 스승을 버린 채 도망치고 흩어진 가운데 어머니 마리아와 다른

 

여인들과 오직 한 제자의 눈앞에서 예수께서는 숨을 거두셨습니다. 그러

 

나 사흘만에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께서는 여러 번 제자들에게 나

 

타나셨고, 그들에게 복음선포의 마지막 지상사명을 내리시고 승천하셨습

 

니다.(마태 28,16-20; 루가 24,51) 
 

이제 예수께서 약속하신 성령의 파견과 강림을 앞두고 우리는 오늘 요한

 

복음의 마지막 추가편집 부분인 21장의 내용 중 "베드로와 예수의 관계회

 

복과 예수의 마지막 당부"(21,15-19)에 관한 내용을 복음으로 듣게됩니다.

 

죽음 직전에 공동체의 일치를 그렇게 강조하신 예수께서는 부활하신 후

 

세 번째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21,14), 베드로 사도를 따로 세워 "사랑

 

의 다짐"을 받고 그에게 "주님의 양떼"를 맡기심으로써 베드로가 공동체의

 

일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시고, 아울러 베드로의 남은 삶

 

이 어떤 길을 걷게 될 것인지를 암시하십니다. 무대는 티베리아 호숫가,

 

베드로가 제자로 불림을 받기 전에 본업으로 고기를 잡던 갈릴래아 호수

 

입니다.(마태 4,18-20)

 

 

부활하신 예수와 열 한 명의 제자들 모두가 조반을 끝내자, 예수께서는 단

 

독으로 베드로에게 "요한의 아들 시몬아!" 하고 부르시는데, 예수님의 의

 

도는 부활하신 후 세 번째, 그리고 마지막 발현에서 시몬 베드로를 따로

 

세워 아주 중요한 것을 맡기려 하심이 분명합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이 누

 

구입니까? 동생 안드레아가 예수를 뵙고 형인 시몬에게 "우리가 찾던 메시

 

아를 만났다"고 하자 둘이 함께 예수를 찾아갔고 그 때 예수께서 단번에

 

시몬을 알아보시고 "너는 요한의 아들 시몬이 아니냐?"고 불렀던 이름입니

 

다.(요한 1,41-42) 이 이름을 오늘 다시 부르시는데, 이는 베드로가 부름을

 

받기 전의 이름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베드로가 예수님을 세 번씩이나 배

 

반함으로써(요한 18,15-18.25-27) 제자의 자격을 상실했기 때문에 소명

 

이전의 이름을 부르는 것일까요? 이는 우리 모두가 한번쯤 묵상해야 할 대

 

목입니다. 제자의 자격이란 한번의 소명으로 주어지고 또 그렇게 해서 영

 

원히 지속되는 것이 아닙니다. 참으로 예수님의 사랑에 머물고 있는 그 순

 

간이 바로 "제자로 있는 것"입니다. 물론 예수께서는 베드로가 예수님의

 

사랑 안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시지만 세 번씩이나 "네가 정말 나

 

를 사랑하느냐?"는 질문을 통하여 베드로의 사랑을 다짐받습니다. 
 

이는 처절하리만큼 잔인한 과정을 통하여 얻어내는 다짐입니다. 이미 알

 

고 있으면서도 세 번씩이나 던지는 스승의 질문에 스승을 바로 쳐다볼 수

 

도 없었던 베드로의 눈에는 눈물이 고이고 마는데, 스승을 배반하고 흘렸

 

던 그 때와 같은 눈물은 아닐 것입니다. 이는 배반했기 때문에 흘리는 통

 

한의 눈물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흘리는 환희와 간절함과 다짐의 눈

 

물입니다. 이제 베드로는 알 것입니다. 예수님을 사랑한다는 것이 주님의

 

양떼를 잘 "돌보는 것"임을, "하나되게 하는 것"임을, 그리고 그 양떼를 위

 

하여 "자기 목숨을 바치는 것"임을 말입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예수님을

 

따라 자신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1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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