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해 왔다.
그러니 너희는 언제나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어라.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 사랑 안에 머물러 있듯이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게 될 것이다. 내가 이
말을 한 것은 내 기쁨을 같이 나누어 너희 마음에 기쁨이 넘치게
하려는 것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벗을 위하여 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내가 명하는 것을 지키면 너희는 나의 벗이 된다.
이제 나는 너희를 종이라고 부르지 않고 벗이라고 부르겠다.
종은 주인이 하는 일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내 아버지
에게서 들은 것을 모두 다 알려주었다.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택하여 내세운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세상에
나가 언제까지나 썩지 않을 열매를 맺어라. 그러면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구하는 것을 다 들어주실 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이것이 너희에게 주는 나의 계명이다.”
(요한 15,9-17)
사진 /정종훈[달새]님
『야곱의 우물』《매일성서묵상》
◆예수께서 사랑하라고 하셨는데 그 뜻이 무엇일까?
그분이 말씀하신 사랑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일까? 사랑이란 말
한마디에 너무나 많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그분께서
서로 사랑하라고 하신 본뜻을 알아야 그분이 원하는 사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마더 데레사처럼 길거리에 버려진 채 죽어가는 사람들을 데려다가
씻기고 돌보면서 마지막 순간만이라도 인간의 존엄성을 깨닫게
하려는 것이 그분이 말씀하시는 사랑일까?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을 보고 뛰어들어 그 사람은 구해내고 자신은 지쳐서 뭍으로
나오지 못하고 죽은 의로운 청년의 용감한 행동이 사랑일까?
자녀들의 양육을 위해 한 몸을 바친 홀어머니의 희생이 사랑일까?
이 도령과 춘향이처럼 사랑의 결합을 위해 모진 박해를 극복하는 것이
그분이 말하는 사랑일까?
서로 사랑하라고 하는 것이 예수께서 나에게 주신 계명이며 그 계명을
지키면 내가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물 수 있다고 하신다. 예수께서
아버지의 계명을 지키신 것은 아버지의 원의대로 십자가 죽음까지도
감수하면서 그 죽음을 당신의 영광으로까지 여기신 것이다. 그런데
그분이 말씀하시는 사랑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고 나는 항상 내가
도달할 수 없는 고귀한 사랑만 생각한다.
나궁렬 신부(전주교구 송천동 천주교회)
[영성체후묵상] 사람들의 무질서한 욕망으로 세상은
분열되고 흩어지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