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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염불합니다?!
작성자신성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5-05-14 조회수618 추천수3 반대(0) 신고

 

 

우리집 아이는

요즘 반야심경 외고 다녀요.

빈 PET병에 막대 두드리며 목탁까지 하구요.

 

너 승려 될래, 신부 될래, 목사될래.

 

그렇게 물어보면

염불?을 더 크게 외지요.

 

사춘기라 일부러 엄마 들으라고

어깃장 놓는 거랍니다.

 

 

 

 

 

믿음과 사유/위세택

 

 

세상에는 많은 종교가 있다.

대부분의 종교는 나름대로 정의해둔 절대자인 신을 믿는다. 신은 완전하다고 보고 그 신의 가르침을 절대적으로 믿는다. 믿음이라는 것은 믿느냐 안믿느냐 둘 중의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지 일부분은 믿고 일부분은 안믿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신은 완전할지 몰라도 그 신을 전하는 인간은 완전하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신의 목소리를 전하는 인간의 문자와 목소리가 각기 보고 듣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 그게 인간의 한계이다. 그런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종교의 이름으로 맹목적인 믿음을 강요하고 폭력을 저지른다. 물리적인 폭력 뿐만 아니라 정신적, 언어적 폭력을 서슴치 않는다. 실제로 그 당시에는 절대적인 진리를 지킨다고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사명감에서 행하였지만 세월이 지난 다음에 어처구니 없는 야만적인 폭력이었다고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가 중세에 벌어졌던 마녀 사냥이었다.

그런 맹목적인 광신에서 비롯된 타인에 대한 폭력이 지금도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다.

 

절대자인 신을 믿는 종교 뿐만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사상이나 제도 심지어는 개인에 대한 무오류적인 맹신도 벌어진다. 결국 백년도 못가고 사라질 공산주의의 실현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마구 죽인 것같은 경우가 수두룩하다. 사랑하는 상대를 맹목적으로 믿고  다른 모든 것 심지어 나라까지 포기한 연인들에게는 낭만적인 동정심이라도 들지만 불완전한 인간이 만들어낸 사상이나 제도에 대한  절대 불변의 맹신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고 무섭다. 맹목적인 광신이 인류 역사에 남겨놓은 수많은 폭력을 알기에 더 그렇다.

 

국립박물관에 가면 국보 제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있다.

의자에서 오른쪽 발을 왼쪽 무릅 위에 걸치고 오른 손을 뺨에 살짝 대고 골똘히 생각에 잠긴 모습이다. 이런 모습의 반가사유상은 일본에도 있고 많은 작품이 남아있다.

이 미륵부처님은 무슨 생각에 그리 깊이 빠져 있을까. 이미 부처님이시니 세상 모든 일을 다 알텐데 뭘 그리 생각을 할 필요가 있을까.

 

예수님은 십자가에 매달리기 전에 겟세마네동산에서 밤새도록 기도를 하신다.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나신 신이시기에 세상에서 벌어지는 과거와 미래를 모두 아시는 분이 뭘 그리 불안해하고 기도를 열심히 하셨을까.

그분들이 그런 모습을 통하여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싶었던 것은 진리라는 것은 늘 고정된 것이 아니고 살아있어서 수시로 변하는 것이기에 늘 생각하면서 살라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단순하게 무조건적으로 믿으면서 사는 것은 편할지 모른다.

늘 생각하면서 사는 것은 피곤하고 힘들지 모르지만 그게 세상을 좀 더 폭넓게 잘 알 수 있고 진리의 모습에  좀 더 가까이 다가 갈 수 있는 것이다.

세상에 종교나 사상이나 제도나 인간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지양하고 합리적인 사유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세검정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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