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7주간 화요일 복음묵상(2005-05-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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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5-05-17 | 조회수950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예수께서는 집에 들어가시자 제자들에게 "길에서 무슨 일로 다투었느냐?" 하고 물으셨다. 제자들은 길에서 누가 제일 높은 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서로 다투었기 때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였다.(마르 9, 33-34)
어제 복음에서 악령이 들려 말을 못하는 어린아이를 구마.치유한 기적으
로 갈릴래아에서 펼치신 예수님의 공적 활동은 끝이 났습니다.(4,14-9,29)
이제 갈릴래아 활동기의 남은 부분(9,30-50)은 제자들의 가르침에만 공헌
될 것이나, 어제 복음의 마지막 구절(29절)이 강조한 점을 잊지 말아야 합
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갈릴래아 활동 모두가 아버지 하느님을 향한 고요
하고 한적한 기도로 아로새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기도는 내세우는 힘이
아니며, 기도는 하느님께서 무슨 일이든 하실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 준비
하고 기다리는 것이며, 또 그렇게 한 조건이며 상태입니다. 이는 모든 제
자가 또한 마음 깊이 새겨두어야 할 일입니다.
갈릴래아에서의 공적 활동을 끝내신 예수께서 예루살렘 상경 길에 오르시
기 전에 제자들에게 몇 가지 중요한 가르침을 내리시는데, 오늘 복음에는
두 가지 가르침이 들어 있습니다. 하나는 이미 언급한 바 있는 수난과 부
활에 관한 두 번째 예고이고, 다른 하나는 제자들의 예수추종에 관한 지침
입니다. 두 번째 수난예고는 필립보의 가이사리아(갈릴래아 호수 북쪽
40Km 지점)에서 갈릴래아 호수로 돌아오는 도상에서 이루어졌는데, 길 위
에서 예수님의 가실 길을 예고하신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예수님의 수난
과 부활에 대한 첫 번째 예고(8,31-37)도 그랬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 예
고(10,32-34) 모두가 도상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번씩이나 예고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의 반응은 탐탁하지가 않은데,
그들이 예고말씀을 깨닫기는커녕 예수께 묻기조차 두려워했다는 것입니
다.(32절) 그뿐아니라 암담한 마음으로 예수님의 수난예고가 있었던 바로
그 도상에서 제자들은 그들간의 서열을 놓고 말다툼을 벌였던 것입니다.
(34절)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제자교육이 모두 허사였다는 것이 됩니다. 그
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짚어두어야 할 일이 있는데, 길에서 제자간의 서열을 두고 그들이
왜 다투었을까요? 원인은 예수님 스스로가 제공하셨습니다. 즉,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을 따로 데리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셨고, 산에서 내려온
후로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함구하고 있으니 다른 제자들이 궁금증
은 더할 수 밖에없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예수님의 일행이 없던 사이에 남
은 제자들이 곤욕을 치러야 했고 믿음이 없다는 꾸지람을 들어야 했습니
다. 그러니 예수께서 편애하거나 우위에 둔 제자들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
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께서 제자들을 꾸
짖으셨다는 말은 없습니다. 왜 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제자간에도 첫째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예수님의 생각이 아니었을까요? 단지 그 첫째는 꼴찌
가 되어 모든 사람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말입니다.(35
절)
었다는 것입니다. 가파르나움이 어떤 곳입니까? 거기 인접한 곳 갈릴래아
호수에서 예수님의 공생활이 시작되었고(1,14), 대부분의 제자들 또한 불
림을 받은 곳(1,16-20)입니다. 예루살렘 상경을 앞두고 다시는 밟지 못할
'첫 마음'의 땅으로 모두가 되돌아온 것입니다. 사순시기도 끝나고, 부활
시기도 끝나고 다시 대림시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연중시기를 시작합니
다. 첫 마음으로 이 연중시기를 잘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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