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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7주간 토요일 복음묵상(2005-05-21)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5-21 조회수839 추천수4 반대(0) 신고

           

 

"나는 분명히 말한다.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순진한 마음으로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결코 거기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마르 10, 15)

 

예수께서는 필립보의 가이사리아에서(8, 27) 갈릴래아 지방과(9, 30) 그

 

지방에 있는 가파르나움을 거쳐(9, 33) 유대 지방과 요르단강 건너편으로

 

가십니다.(10, 1) 거기서 느닷없이 나타난 바리사이파 사람들과의 결혼과

 

이혼에 관한 논쟁을 벌인 어제 복음에 이어 오늘 복음은 예수께서 어린아

 

이들을 축복하신 내용입니다. 이 내용은 마태오(19, 13-15)와 루가복음

 

(18, 15-17)에도 등장하는데, 오늘은 마태오와 마르코복음의 차이점을 살

 

펴봅니다.
 

마태오는 마르코복음을 그대로 따르면서 두 부분을 삭제합니다. 우선 사

 

건의 발단으로 마태오는 사람들이 어린아이들을 데려와서 예수께 축복을

 

요청하자 제자들이 먼저 이들을 나무랐다고 합니다.(13절) 반면 마르코는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대로 두

 

어라."(14절) 하고 말씀하시기 전에 화를 내셨다고 했는데 마태오는 '화를

 

냈다'는 부분을 삭제하였는데, 마태오는 화를 낸다는 것이 예수님의 성정

 

에 어울리지 않다고 보았을 것입니다. 또한 마르코복음에 "나는 분명히 말

 

한다.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순진한 마음으로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이

 

지 않으면 결코 거기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15절) 라는 말씀도 마태오는

 

뺐는데, 그 이유는 마태오가 이 말씀을 이미 공동체설교의 첫 번째 규범

 

(18,3)에 삽입하였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어쨌든 예수께서는 끊임없이 가진 것 없는 이들과 보잘것없는 이들을 찾

 

아 나서시고 그들을 가까이하십니다. 이런 부류에 물론 어린아이들도 속

 

하는데, 어린아이들은 삶의 모든 부분에서 모자라고 불완전하며, 부모와

 

선생 등 그 사회의 성인들에게 전적으로 의탁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

 

은 미성인들이고 미성년자들입니다. 어린아이들의 표본은 배움과 수용의

 

자세에 있는데, 예수께서 축복을 청하기 위해 어린아이들을 예수께 데려

 

오려던 어른들을 제자들이 나무란 것에 화를 내셨다면(14절), 제자들로 하

 

여금 어린아이들의 표본을 배우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사람이 자신의 능

 

력에 기대면 기대수록 다른 것을 믿거나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선물로 주어지는 것이기에 믿음과 수용 외에

 

어떤 것도 이를 받을 수 없으며, 바로 어린아이들의 가진 것 없는 빈손과

 

설레며 기대하는 마음이 하느님 나라를 향한 태도입니다. 이 태도의 상징

 

인 머리 위에 예수께서는 손을 얹어 축복해 주시는 것입니다.(16절)

 

가톨릭교회는 오늘 예수님의 말씀과 어린아이들의 머리 위에 내리신 축복

 

에 힘입어 유아세례와 첫영성체 신학을 정립하였습니다. 아이들이 비록

 

자신의 입으로 예수를 주님이라 고백하고 자신의 지력과 능력으로 창조주

 

이신 하느님을 알아볼 수 없다고 하여 그들을 업신여겨서는 안 됩니다. 그

 

들의 머리 위에 예수님의 축복이 깃들여 있고, 그래서 그들이 오히려 하느

 

님 나라에 가까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른들도 한 때는 어린아이였습니다.

 

그러니 어른들도 늘 어린아이처럼 배움과 수용의 태도를 가진다면 '하늘

 

나라는 이런 어린이와 같은 사람들의 것'(14절)이 됩니다. 아이들의 미숙

 

한 신앙 뒤에 어른들의 강한 신앙이 후견으로 자리하고 있음도 중요한 부

 

분이며, 이렇게 어린아이들의 깨끗한 빈손과 설레며 기다리는 마음을 상

 

업수단으로 삼거나 거기에 아무 것이나 가져다주려는 어른들은 절대 없어

 

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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