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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8주간 월요일 복음묵상(2005-05-23)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5-23 조회수879 추천수3 반대(0) 신고

예수께서는 그를 유심히 바라보시고 대견해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에게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 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라. 그러면 하늘에서 보화를 얻게 될 것이다. 그러니 내가 시키는 대로 하고 나서 나를 따라오너라."(마르 10, 21)
 

지난 연중 제7주간 금요일 복음에서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혼인에 관한 논

 

쟁을 벌이신 예수께서는 "이혼"은 없고 오직 "혼인"만 있을 뿐이라는 사실

 

을 천명하시고 난 뒤 바로 사람들이 데려온 어린아이들을 가까이 불러 껴

 

안으시고 축복해 주셨습니다.(마르 10,1-16) 예수께서 일을 마치시고 다시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을 재촉하시려 할 때, 느닷없이 어떤 사람이 달려와

 

무릎을 꿇고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방법"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게됩니

 

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려 하면서 지난 복음의 내용을 서두에 언급한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예수께서 하느님이 맺어주신 신성한 혼인과 이로 인해 형

 

성된 가정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어떠한 이유나 장치에 의해서 해체될

 

수 없다고 말씀하셨고, 부부의 사랑이 낳은 어린아이들을 축복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예수께서 아버지로부터 받은 지상 최대의 임무가 바

 

로 부모와 아이들을 구원하여 영원한 생명으로 데려가시는 것이기 때문입

 

니다. 영원한 생명은 엄밀한 의미에서 두 단계로 이루어지는데, 첫째는 예

 

수께서 먼저 -유다인들이 인정하든 않든- 수난과 부활로 닫혀진 하늘나라

 

의 문을 여는 것이고, 둘째는 우리 자신이 열려진 문을 통하여 하늘나라로

 

들어가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것입니다. 문제는 세상의 모든 가족들이

 

어떻게 하늘의 문을 통과하느냐는 것인데, 이 문제가 오늘 느닷없이 달려

 

와 예수 앞에 무릎을 꿇고 영생의 방법을 청하는 사람의 머리를 가득 채웠

 

던 것입니다.

 

 

오늘 길가는 예수를 붙들고 영생의 길을 청하는 사람은 재산이 많은 부자

 

였고, 그에게 부모도 있고 자식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가 어릴 적부터 십

 

계명의 모든 것을 잘 지켜왔다고 하니 틀림없이 율법을 잘 아는 바리사이

 

파 사람이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아무 걱정 없이 괜찮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 터인데 왜 예수께 영생의 길을 묻는 것일까요? 답은 의외로 간단한

 

데, 그가 십계명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

 

이 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대답은 부자의 기대 밖이었

 

습니다. "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어라. 그리

 

고 나를 따라오너라."(21절)

 

 

예수님의 말씀에 부자는 울상이 되어 근심하며 떠나갔다고 합니다. 그렇

 

다면 정녕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길이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

 

들에게 나누어주고 예수를 따르는 길밖에 없는 것일까요? 그때는 그랬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자기만, 또는 가족의 영생을 얻겠다고

 

집안이야 어떻게 돌아가든 성당이나 교회 일에 정신없는 자매나 형제신자

 

가 있다고 칩시다. 꼭 이래야만 주님을 잘 따르는 것일까요? 한 가정의 아

 

버지가 모든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줘버리고 아내와 자식들을

 

데리고 예수님을 따른다고 합시다. 오늘날 예수님이 어디 계시기에 베드

 

로와 11제자들처럼 그분을 따라나서겠습니까? 그렇다고 예수님이 계시지

 

않다는 말은 아닙니다. 단지 우리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섣불리 -오늘

 

날 혹세무민의 신흥종교들이 종용하는 것처럼- 나설 수가 없다는 말입니

 

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영으로 우리와 함께 계시며, 하느님의 말씀으로 계

 

시며, 그분의 가르침 안에 늘 계시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 당시 부자나 12제자들에게 요구한 추종의 모양을 똑같이 우리에

 

게 요구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날 예수님을 따르는 길과 영생을 얻을

 

수 있는 길은 다양한데, 중요한 것은 길은 많지만 그 뜻 같다는 것입니다.

 

재물에 대한 집착과 욕심이 추종과 영생의 길에 그만큼 방해가 된다는 것

 

이며, 행한 만큼의 보상은 분명히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계명을 지

 

키는 것에만 머물지 말고,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 참된 신앙과 추종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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