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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
작성자송규철 쪽지 캡슐 작성일2005-05-23 조회수1,267 추천수1 반대(0) 신고

 

침묵의 샘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



우리 인류가 죄를 용서받고 죄에서 해방되어 자유롭게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처참하게 죽는 고통을 마다하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십자가는 고통과 행복은 동전의 양면처럼 떼래야 뗄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상징한다.


요한 복음 13장은 죽음을 눈앞에 두신 예수님의 마음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예수께서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당신의 손에 맡겨 주신 것을 아시고...” 이 구절에 나오는 ‘당신의 손’은 골고타 언덕에서 십자가에 못 박히실 손, 못 박히셨던 손, 둘 다를 의미한다. 인간은 자아에 사로 잡히고 사랑이 부족하여 늘 죄를 범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아버지이신 하느님의 뜻으로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까지를 포함한 모든 사람의 죄를 양손에 맡아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


 이것이야말로 하느님의 가장 위대한 사랑(아가페)이다. 인간은 모두 불완전하다. 불완전이란 부족하고 충만되지 않는 것, 즉 사랑의 결핍을 의미한다.


가톨릭의 가르침은 도덕적으로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데 있지 않다.

 엔도 슈사쿠(遠藤周作) 씨의 <깊은 강>이라는 작품에는 인도의 어느 동굴에 사는 아주 착한 여자가 등장한다.

그 여인은 인류의 추함과 더러움과 모든 병, 불행을 짊어지고 유방에서 젖을 내어 인간을 양육하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나는 그 모습이 가톨릭의 참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스도 또한 인간의 괴로움과 고통을 대신 짊어진 채 모든 인간을 살리고 성장시키신다.


가톨릭은 이처럼 굳이 선과 악을 가리지 않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 출발한다.  인간은 어차피 불완전한 존재라는 인식이 가톨릭의 근저에 깔려 있는 것이다.

인간은 혐오스러운 점도 많고 엉망진창인 점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는 스스로 인간이 되셔서 그런 부분을 대신 짊어지고 우리들과 함께 걸으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해 주신다. 가톨릭의 가르침은 그리스도께서 불완전한 그 자체인 우리를 사랑해 주고 계시니, 우리도 그분을 통해 받은 사랑의 힘으로 주위에 있는 불완전한 사람들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서는 ‘사랑의 결핍'은 곧 ’악(惡)’이라고 말한다. 성서에서 가르치는 사랑은 연애 감정과 같은 격정이 아니라, 상대방이 하느님에게서 받은 생명과 은총을 살려 훌륭한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인간은 싫은 사람과는 좀처럼 그런 관계를 맺기가 힘들다. 우리는아무 이유없이

누군가를 미워하기도 하고 나쁜 말을 하기도 한다. 인간은 누구나 악의 요소와 나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이기심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인간의 불완전함이다. 그것을 동양식으로 표현하면 ‘업(業)’이 되고 서양식으로 표현하면 ‘원죄(原罪)’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누구나 하느님의 생명을 나누어 받아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점에 있어서 인간은 모두 평등한 것이다.


 사람들이 색깔이 어떤 이는 파란색, 어떤 이는 노란색 등으로 저마다 다르다면 그것을 억지로 자기와 똑같은 색으로 바꾸려고 애쓸 필요도 없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

그렇지만 파란색과 노란색이 합해지면 새로운 색깔이 탄생하듯이 서로 다른 색깔들이 모여 새로운 색깔을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바로 함께 살아 간다는 의미가 아닐까?


 자신도 상대방도 불완전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하느님에게서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둘도 없이 소중한 존재라는 마음을 가지고 사람을 만나게 되면 존재의 가장 깊은 부분에서 서로 접할 수 있고 인간관계도 크게 바뀌게 될 것이다.




 

 

 

침묵의 샘   작성 s.사도요한

하느님은 인간을 어디로 이끄시는가/스즈키 히데코/생활성서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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