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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통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작성자송규철 쪽지 캡슐 작성일2005-05-23 조회수916 추천수1 반대(0) 신고
 

 

 

침묵의 샘  

고통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히로시마(廣島)에 있는 예수회 신부님들에게서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들은

원자 폭탄이 떨어진 지역에 있었는데, 폭격을 당한 직후만큼 인간이 인간다움을 보인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서는 다른 사람이 죽어도 나는 살고

싶다고 느끼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그 본능보다 더 깊고 강한

본능이 있다. 매우 절박한 위기의 때에 불현듯 나타나는 연대감이 그것이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인간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본질은 ‘살고 싶다’라는 생존 본능만큼 강하다. 아니 어쩌면 ‘서로 돕자’라는

인간에 대한 연대감이 본능보다 훨씬 더 강한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인간의 본질이

극명하게 분출된 때는 폭격을 받은 직후였다.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본질에 스치는

체험을 한 후에야말로 고통 속에서 서로를 위로하는 마음이 넘쳐나는 법이다.

 

 전쟁이라는 힘든 시기를 극복한 우리를 세대는 종전을 맞고 어느정도 정신적인 여유가

생기기 시작하자 자신이 허덕이던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을 조금씩 볼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진실은 무엇인가?’에 의문을 품고 그 답을 구하게 된 것이다. 일본에서

가톨릭 신자가 된 사람, 수도원으로 들어간 사람이 제일 많았던 때는 종전 직후였다.

 고통이나 괴로움은 전혀 없이 즐겁고 유복하기만 한 상태가 최고의 행복이냐 하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조금 부족하여 바라는 것이 있을 때야말로

인간의 능력이 가장 크게 발휘되는 것 같다.

 

마찬가지로 자신은 아직 충분히 행복하지 않지만 행복하게 되고 싶다는 바람이 있을 때,

행복을 간파하는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나는 학생들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이 있는데,

자신은 무엇 하나 부족한 것이 없고, 부자유스럽지 않다는 감각을 가진 사람에게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현실이 괴롭다든가, 무엇인가 보다 높은 것을 목말라하고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훨씬 매력적이다.

 

 사선(死線)을 넘어선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지만

그런 최악의 상태에서도 살고자 하는 의욕을 잃지 않는 인간만큼 매력 있는 존재는

없다. 그런 사람들은 평범한 생활에 젖어 있는 사람에게는 볼 수 없는 빛을 발한다.

침묵의 샘   작성 s.사도요한

하느님은 인간을 어디로 이끄시는가/스즈키 히데코/생활성서 p.64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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