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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8주간 수요일 복음묵상(2005-05-25)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5-25 조회수887 추천수5 반대(0) 신고

 

예수께서는 그들을 가까이 불러 놓고 말씀하셨다. "너희도 알다시피 이방인들의 통치자로 자처하는 사람들은 백성을 강제로 지배하고 또 높은 사람들은 백성을 권력으로 내리누른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된다. 너희 사이에서 누구든지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르 10, 42-44)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의 날이 점점 구체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는 이미 갈릴래아 활동기중에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받고 즉시 첫 번째 수

 

난예고(8, 31-33)를 들려주셨습니다. 그 때 베드로가 스승을 붙들고 이를

 

말리려다가 부끄러운 질책을 받았고, 갈릴래아 활동기가 마감될 즈음에

 

두 번째 수난예고(9, 30-32)가 있었는데, 그 때 제자들은 묻기조차 두려워

 

하면서도 제자들은 자리다툼을 하게됩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께서 예루살렘을 향한 상경길목에서 세 번째 수난예고

 

(10, 32-34)를 들려주신 것과 야고보와 요한의 간청을 계기로 예수님의 진

 

정한 사명이 밝혀지는 내용입니다. 이번의 예고는 앞의 두 번보다 더 구체

 

적이고 자세한데, 예수님의 동족인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의 손에 넘어가

 

사형선고를 받게되고, 이스라엘을 지배한 이방인 로마군인들에 의해 조롱

 

과 침 뱉음, 매질과 채찍질을 받으며 결국에는 십자가에 달려 죽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흘만에 있을 부활 또한 어김없이 예고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의 날이 점점 구체화되어 가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부활의 영광 속에 깃들여 있는 예수의 참모습이 드러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마지막 예고입니다. 이제 연습은 끝이고 실전만 남았습니다. 그러

 

고 보면 오늘 복음의 분위기는 예수님의 실제적인 수난과 죽음 이전에 제

 

자들이 맞이하는 최고조의 심각한 분위기인데 이게 웬일입니까? 야고보와

 

요한이 분위기를 깨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신랑을 빼앗겨 통곡하는 혼인

 

잔칫집에 와서 축가를 부르는 격입니다. 마르코복음에 의하면 예수께서

 

야고보와 요한 형제에게 "보아네르게스"(천둥의 아들)란 이름을 붙여주었

 

다고 합니다.(3,17) 그 이유는 루가복음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예수께서

 

마지막날이 가까이 왔음을 아시고 예루살렘으로 상경하는 길에 사마리아

 

사람들의 마을에 묵어가기 위하여 선발대를 보냈으나 거절당하자 야고보

 

와 요한이 예수께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내리게 하여 그들을 불살

 

라 버릴까요?" 하고 물었습니다.(루가 9, 51-54) 
 

물론 두 사람은 예수님께로부터 크게 꾸지람을 들었는데, 꾸지람은 여기

 

서 끝나지 않고 오늘 복음에도 거듭됩니다. 마태오복음에 의하면 두 제자

 

의 어머니가 예수께 와서 엎드려 절하면서 "주님의 나라가 서면 저의 이

 

두 아들을 하나는 주님의 오른편에, 하나는 왼편에 앉게 해주십시오"(마태

 

20, 21) 하고 간청합니다. 다른 열 제자가 두 제자를 보고 화를 냈다고 하

 

나 모두 같은 통속입니다. 그들의 머릿속엔 예수님의 간절하고도 처절한

 

수난예고의 말씀은 온데 간데 없고, 앞서 예수께서 추종하는 자에 약속한

 

상급에 대한 말씀(10, 29-30)만 꽉 들어차 있습니다.

 

 

예수께서 두 제자의 청을 거절한 것은 제자들 전체의 청을 거절한 것과도

 

같습니다. 사실은 예수께서는 이런 종류의 어떠한 청도 들어주실 수 없는

 

데, 그분은 이 세상에 스스로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쳐 몸값을 치르러 온 것"(45절)이기 때문입

 

니다. 오늘의 거절은 곧 초대입니다. 이 초대는 사람의 아들과 함께 섬기

 

자는 것이며, 세상을 위하여 함께 아파하고 목숨을 내어놓자는 초대입니

 

다. 그러나 이 초대는 진정한 권위에로의 초대입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시

 

는 진정한 권위란 서로에게 봉사하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아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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