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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5-27 조회수1,352 추천수5 반대(0) 신고

어제는 신학교에 갔었습니다. 저의 영성조 신학생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었거든요. 아무튼 저는 신학교로 가서 신학생들을 태우고 근처

 

의 식당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에 어떤 학생 하나가 제게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신부님, 저는 말입니다. 신부님께서 부제 때 하신 강론 말씀이 아직도 기

 

억납니다.”

“그래? 내가 어떤 강론을 했는데?”

“신부님께서는 그때 복음을 읽고는 한참을 가만히 계셨습니다. 그리고는

 

‘힘들다, 지친다, 신학교를 그만두고 싶다…….’의 말씀을 하셨지요.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어떻게 공개적인 강론 시간에 자신의 느낌들을 저렇게

 

표현할 수 있는가? 그런데 그때 신부님께서는 ‘이 글은 제가 신학교 2학년

 

때 썼던 영적일기였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우리들을 모두 웃겼지요. 저는

 

그때부터 다짐했습니다. 나도 이제부터 영적일기를 쓰자고... 그리고 지금

 

까지도 영적일기를 빠짐없이 쓰고 있습니다.”

아마도 저는 사람들의 인상에 확실히 남기는 강론을 위해, 저의 일기장을

 

인용했었나 봅니다. 그런데 그 강론을 기억하고 있는 것은 물론, 그때의

 

강론이 계기가 되어 영적일기를 쓰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는 깜짝 놀라게

 

되었지요. 사실 저는 제가 그런 강론을 했었다는 것을 기억도 하고 있지

 

못하거든요. 더군다나 제가 신학생 때 썼던 일기들은 모두 태웠고요…….

그런데 이렇게 저도 기억하지 못하는 행동 하나가 다른 사람에게 이런 영

 

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저에게 충격과 같았습니다. 즉, 지금은 잊어버린 저

 

의 작은 행동 하나가 다른 사람이 몇 년 동안 계속해서 행하게 하는 하나

 

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런 깨달음과 함께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나의 행동에 대해서 스스로 책임 질 수 있어야 한다.’

우리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얼마나 책임을 지고 있는지요? “이건 내

 

삶이야”라면서 막 살겠다고 큰 소리 치는 사람을 종종 보게 됩니다. 하지

 

만 그런 행동이 다른 사람의 일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과연 그렇

 

게 대충 대충 살 수 있을까요?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이 이런 식으로 대충 사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누

 

구보다도 열심히 누구보다도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하기를 주님께서는 간절

 

히 원하십니다. 그래서 당신께서도 직접 그런 모범을 보여주셨고, 우리 역

 

시 그렇게 살라고 간절히 말씀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무화과나무를 저주하십니다. 열매를 맺지 못

 

한다는 이유때문이지요. 그런데 열매를 맺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지요?

 

바로 무화과 철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때가 되면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것은 자연의 순리이며 상식이지요. 따라서 무화과 나무는 자연의 순

 

리에 맞게 산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 자연의 순리에 역행하는

 

말씀을 하십니다. 즉, 지금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인데도

 

불구하고, 열매를 맺지 못한다고 저주하신다는 것이지요.

자연의 순리에 역행하려는 예수님의 행위를 이해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이 행위를 통해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앞에 나아가는데 이 세상의 순리를

 

따라 사는 것을 뛰어 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시기 위함인 것입니다. 이

 

세상 사람들처럼 똑같이 사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보다 더

 

의미 있는 삶을 살지 않고서는 그 무화과나무처럼 말라 버릴 수 있음을 경

 

고하시는 것입니다.

이제 자신의 행동에 책임질 수 있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물론, 나의 구원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의 모범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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