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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45) 엘라베마의 그리스도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5-05-27 조회수928 추천수11 반대(0) 신고

2005년5월27일 연중 제8주간 금요일 켄터베리의 성녀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기념 ㅡ집회서44,1.9-13;마르코11,11-25ㅡ

 

          엘라베마의 그리스도

                                이순의

 

 

 

 

 

 

 

엘라베마의 그리스도

           

                  L.휴즈

 

 

그리스도는 니그로

매맞는 흑인

오. 벗겨진 당신의 등어리

마리아는 그의 어머니

남부의 흑인 어머니

당신의 입은 침묵한다.

하느님은 그의 아버지

천상의 백인 군주

당신의 사랑을 그에게

입에 피 흘리는

가장 성스러운 혼혈아

남부의 십자가에 매달린

흑인 그리스도

 

 

<자유게시판에서 흑인 성모님에 관한 글을 읽고, 어린 학창시절에 학교에서 친구의 시집을 보고 연습장에 옮겨 적은 시와 그림까지 그려 둔 생각이 났다. 급하게 적느라고 끄적거리기까지 하면서도 파랑색 볼펜으로 그린 낙서같은 그림은 오랫동안 그 연습장을 버리지 못하게 했고, 결국은 이렇게 앨범의 한 쪽을 지키고서 30년이 다 되는 세월이 지난 후에 펼쳐 보게 되었다. 당시에 나는 중병에 걸려있었고, 결석을 밥 먹듯이 하면서도 휴학하지 않고 담임선생님을 힘들게 했던 시절이었다.

 

이미 한 번의 휴학 경험이 있었으므로 휴학하는 것을 매우 싫어했었다. 그래서 결석없는 학급을 만들어 주지 못하는 원망의 눈길들도 아랑곳하지 않고 학교에 갈 수 있는 날에는 꼭 학교에를 갔다. 그런데 시를 읽던 친구의 시집을 빌려 읽었는데 이 시가 그렇게도 마음에 와 닿은 것이다. 이스라엘의 하느님! 백인의 오똑한 코에 보드랍고 구불구불한 금발의 머리카락! 하얀 살결의 깨끗한 이미지는 십자가 위에서도 백인의 예수였던 의식의 저편에서 이 시가 주는 은총은 놀라웠다.

 

흑인의 예수님!

흑인을 위해 죽으신 십자가의 고통!

하느님은 백인

마리아는 흑인!

예수님은 혼혈!

아!

그 모습을 상상해 보라.

 

십대의 감수성 짙은 상상은 검은 피부의 두툼한 입술을 가지신 마리아. 엉덩이가 바구니 처럼 펑퍼져 있고 딱딱한 곱슬머리는 촘촘히도 꼬여있는 천한 어머니! 그리고 백인의 아버지를 닮은 눈치보는 흙갈색의 혼혈인 예수. 십자가에 달려있는 예수는 더 이상 백인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나에게도, 나처럼 아픈 사람의 예수님도 되는 그런 상상은 고통의 시절에 위로가 깊어지는 큰 은총이었다. 그래서 단숨에 저 그림을 그렸었고, 그 시집을 빌려준 친구가 그림을 욕심을 냈었다. 그래서 똑같이 그려서 그 친구에게도 한 장을 준 것 같은 기억이 난다.

 

그리고 여러해 동안 그 그림을 가까이 지니고 생활했었다. 앨범에 꽂은 시기는 대충 결혼한 후이지 않았는가 싶으다. 그 친구의 이름이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그 친구의 얼굴도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하지만 그 친구랑 책상을 마주하고 앉아 그 시에 서로 반했던 정겨움은 생생하다. 그 친구도 나처럼 이 시화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을까? 아니면 그 시집이라도 간직하고 있을까? 계절좋은 5월에 흑인 성모님과 혼혈인 예수님을 사랑하는 아버지 하느님을 떠올려 본다. 분명히 성 삼위께서는 그렇게 모든 사람의 벗이 되고 위로가 되어 우리 곁에서 우리에게 주실 것이 많았든가 보다.>

 

우리집 발코니에는 찔래랑 장미를 동시에 닮은 꽃들이 가는 5월을 흐드러지게 장식하고 있다. 아직은 건물을 짓지 않고 화단을 일구어 도심속의 꽃대궐을 가꾸어 주신 주인집 전도사님께도 감사를 드린다. 요즘은 꽃대궐에 사는 행복감에 나 살고있는 이 집이 너무 좋다. 골목을 지나시는 모든 분들도 행복해 하시고.....! 주님을 찬미합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아멘!

 

ㅡ하느님을 믿어라. 마르코11,22ㄴ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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