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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5-28 조회수737 추천수2 반대(0) 신고

         

 

자기가 대머리란 사실을 속이고 여자를 사귄 남자가 있었습니다. 연애기

 

간이 길어짐에 따라 사랑도 깊어졌고 이젠 비밀을 고백해도 이해해주리라

 

여겨서 애인에게 조심스럽게 말합니다.

“자기~~ 사실은 나 숨겨온 비밀이 있어.”

그러자 여자가 남자의 입을 손가락으로 막으며,

“자기 말할 필요 없어. 난 자기가 돈이 없어도, 대학을 안 나왔어도 괜찮

 

아. 이미 우린 사랑하잖아. 난 자기가 대머리만 아니라면 어떤 단점도 다

 

이해할 수 있어.”

이 여인은 사랑이라는 이유로 어떤 것도 다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작 이 남자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대머리’ 만큼은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조건을 걸고 있네요. 결국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 이 남자는

 

큰 상처를 받지 않았을까 라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들의 모습이 이 여인과 비슷하지 않나 싶네요. 즉, 우리는 스

 

스로 상당히 자비스러운 척 합니다. 그러나 앞선 이야기에 나오는 그 여인

 

처럼, 내가 마음이 넓고 자비로워서 어떤 행동이든 다 받아들이지만 가장

 

중요한 한 가지만큼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식의 조건을 걸고 있다는 것입

 

니다.

이런 조건으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와 아픔을 주고 있나

 

요? 그리고는 말하지요. 이 정도의 조건도 채우지 못하면서, 왜 나를 탓하

 

느냐고 말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그 조건을 과연 상대방의 입장에

 

맞추어서 생각한 것인지를 먼저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심지어 예수님께서도 조건을 걸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께 따지듯이 말합니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합니까?”

사실 예수님께서 당시의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것이 있었나요? 아니지요.

 

오히려 놀라운 기적과 힘이 담긴 말씀으로 얼마나 큰 가르침을 전해주셨

 

습니까? 하지만 그들은 조건을 달고 있습니다. 즉, 예수님께서 지닌 권한

 

을 밝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그 권한을 밝히지 않으면 당신을 받아

 

들이지 않겠다는 식의 말을 합니다. 무조건적으로 커다란 사랑을 베풀고

 

있는 분은 예수님이신데, 사람들의 이러한 조건과 요구가 과연 말이 되는

 

것일까요?

이천년이 지난 지금 역시 이렇게 말도 되지 않는 행동을 하고 있는 우리들

 

의 모습을 종종 발견합니다. 다른 사람을 쉽게 판단하고 단죄하는 이기적

 

인 모습들. 그러면서 내가 걸은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면서 스스로 합리화를 시키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이제는 그런 조건 없이 내 이웃을 받아들이면 어떨까요? 아무런 조건 없이

 

우리를 사랑해주시는 예수님처럼 말입니다.

 

 

             조건 없이 상대방에게 도움을 주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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