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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발우공양에서 배운다.
작성자김창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5-05-29 조회수825 추천수9 반대(0) 신고
 

 

   스님이 되기 위해 절에 들어가면 제일먼저 배우는 것이 식사하는 예절이라고 합니다. 음식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음식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지혜를 깨닫고 음식을 평소보다 적게 먹고 남기지 않는 습관을 기르는 데는 어느 정도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스님들의 식사를 발우공양이라고 하는데 한 끼의 식사에도 불교의 수행정신이 스며 있다고 합니다.  즉 이 공양이 이루어지는 데는 수많은 사람의 피와 땀이 배어있고(은혜), 음식을 받기에 부끄럽지 않는가를 생각하며(자격), 탐냄, 성냄, 어리석음을 버리고(이유), 음식을 좋은 약으로 알아 몸을 치료하며(건강), 도업(道業)을 이루고자 공양을 받는다(수행)는 다섯 가지 지혜가 담겨 있다는 것이지요.


   하루에 세 번 식사시간을 맞아 기쁜 마음으로 음식을 먹는 일상이야말로 참으로 소중합니다. 식사 때마다 음식을 적게 먹고 남기지 않아 낭비가 없고, 설거지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며,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습관을 기르고, 음식을 매개로 중생과 함께하는 불가의 지혜는 우리 모두가 본 받을만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누구나 하루에 세끼 식사를 합니다.  물론 가난한 사람은 끼니를 굶을 때도 있겠지요.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자녀들은 사람이 빵만으로 살지 못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야 산다(신명기8:3)는 것을 압니다.  나아가, 성체성사 후 「생명의 빵」과 「참된 음료」를 함께 먹고 마시기에 교회 안에서 우리는 하나가 됩니다.   


   동물은 혼자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짐승들이 살코기 한 덩이나 갈비뼈 하나라도 구하면 그것을 물고 한 구석으로 달려갑니다. 남에게 빼앗기지 않고 혼자 먹기 위해서 입니다. 우리들 가운데에도 간혹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기를 꺼려 등을 돌리고 먹거나 식사에 초대하는 것을 기피하는 분은 안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교회사를 살펴보면 한국동란 직후 참으로 가난했던 시절 밀가루를 나누었을 때 신자수가 크게 늘어났다고 합니다.  나눔이 있으니 사람들이 모이지요.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신 예수님의 기적(요한6:1-14)을 압니다.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시는 주님의 권능을 알기에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가진 것을 서로 나누어 먹게 하시지는 않으셨을까요? 

 

   인도 캘커타에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고 평생 그들을 돌보셨던 마더 데레사 수녀님께서 "가난을 나누어야 한다."는 매우 뜻 깊은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나는 부유하므로 음식을 배불리 먹고 가난한 사람을 불쌍히 여겨 도와준다면 가난한 사람을 무시하는 처사이지요. 가난한 이와 한 형제로서 가난을 나누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 된다는 말입니다.  

 

   음식을 먹어야 생명을 유지하기에 음식을 나누는 것은 생명을 나누는 것이 되겠지요.  매끼 식사를 할 때마다 한 스푼의 쌀과 한 가지의 반찬을 아끼어 가난한 이웃들과 나누는 마음을 가꾸면 어떨까요? 생명의 양식을 더 많은 이웃과 나누기 위해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도 나눔이라 생각 됩니다.  가난을 나누는 삶이야 말로 하느님 나라를 가꾸는 겨자씨가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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