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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신과에는 왜 가톨릭 신자가 많을까.
작성자이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5-06-04 조회수2,024 추천수13 반대(0) 신고

어찌 하다 보니 우리 병원의 구성원은 모두 가톨릭 신자로 이루어졌다.

구성원이라고 해도 병원장님, 간호사인 나, 심리치료사가 전부인 작은 병원이다.

병원장님은 세상의 종교는 모두 사라져야 한다고 독설(?)을 아끼지 않는, 아직은

신앙을 향해 갈 길이 먼 분이시고,  예쁜 심리사 선생은 청춘사업때문에 냉담중이다. 

그래도 모두 세례명을 가진 신자들이니 그나마 다행이랄까..

간호부장 겸,원무과장 겸, 상담사 겸, 홀로 병원 스테이션을 지키는 나는

덕분에 내 주위에 성모님 사진, 작은 성상, 메달등을 줄줄이 마음껏 모셔놓았다.

 

어느날 일이다.

처음으로 병원을 방문한 분이 성상을 보고 자신도 가톨릭 신자라며 반가워했다.

그리고 나서부터 둘,세,넷... 아홉번 째 오신 손님까지 모두 우리 신자였다. 세상에나.

진단명은 우울증에서부터 불면증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지만 서글픈 병원 한구석에서

성모님의 따뜻한 미소를 발견한 그들은 많이 반가운 모양이었다.

처음엔 반가운 마음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작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물론 그 날은 특별한 날이었다.

매일이 그런 건 아니었으니까.

어떤날은 다른 종교의 신자가 많은 날도 있었다.

하지만 꾸준히 방문하는 분 중에는 우리 신자가 많다.

왜 가톨릭 신자가 많은걸까.. 다른 곳도 아닌,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오는 이 곳에.

 

그 날 이후로 세심한 관찰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신기한 걸 발견했다.

가톨릭 신자는 조울증,우울증과 불면증이

개신교 신자는 망상이나 분열증, 인격 장애를,

불교 신자는 대중 없었다.

 

각 장애의 원인을 보면 이 상황에 대해 대략 짐작은 가지만

우울증 같은 건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환이라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난 오늘도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는 환자분께

조용히 성당에 가서 기도하고,

하느님께 매달리라고 하지만

그들은 쓸쓸한 미소로 답할 뿐이다.

의사선생님은 약만이 치료가능하다고 하는데

같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나는

하느님께로부터 참 많은 치료를 받고 있다.

 

정신과에는,

사람에게 온통 기대었기 때문에 ,

사람에게 배신과 아픔을 당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병들이

많다.

배신은 사람의 몫이고

배신하지 않는 분은 하느님 뿐이라는 걸 알면

덜 외롭고, 덜 아플텐네..

가톨릭 신자들은

사람을 너무 사랑하고 믿나보다.

그래서

이런 병을 앓는 사람이 많은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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