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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장 효과 좋은 인생의 예방주사, 고통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5-06-06 조회수1,310 추천수19 반대(0) 신고
6월 6일 연중 제10주간 월요일-마태오 복음 5장 1-12절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가장 효과 좋은 인생의 예방주사, 고통>


행복이란 단어와 동시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어떤 것들입니까?


무병장수(無病長壽), 만사형통(萬事亨通), 백년해로(百年偕老),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탄탄대로(坦坦大路), 고속승진(高速昇進) 주로 이런 단어들이 떠올려집니다.


성가정(聖家庭), 넉넉한 재산, 정원이 딸린 대저택, 우아하고 기품 있는 부인, 능력 있고 자상한 남편, 알토란 같이 잘 자라준 자녀들....헤아려보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입니다.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겠지만 특별히 우리 전통 안에서 기복(祈福)적 삶을 추구하는 대신 고통이나 병이나 죽음은 최대한 멀리하는, 생각하기조차 싫어하는 경향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상에서의 행복한 나날을 꿈꾸지요. 부부생활의 영속성은 행복한가? 불행한가의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입니다. 건강하고 제 갈 길을 잘 걸어가는 자녀보다 더 큰 행복은 없을 것입니다. 경제적인 여유 역시 행복한 삶에 있어서 절대적입니다. 충실한 건강관리로 여행이나 다양한 취미활동을 계속해나가며 바람직한 노후생활을 만끽하는 것 역시 큰 행복 중에 하나이겠습니다.


그러나 참된 행복, 영원한 행복이 무엇인가 좀 더 고민하다보면 우리에게 한 가지 과제가 주어집니다. 행복에 대한 지평을 좀 더 넓혀가야 하는 과제 말입니다.


그야말로 한 평생 뻥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처럼 탄탄대로만을 걸어온 형제가 있었습니다. 정말 남부러운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평생 유능한 사람, 평생 실패를 모르고 성공가도만을 달려온 사람이었기에 자부심이나 자존심이 대단했습니다.


가끔씩 예방주사 맞듯이 밑바닥으로 떨어져보기도 하고, 가끔씩 뼈아픈 실패도 맛보았으면 좋았을텐데, 너무나 완벽한 사람이었기에 그럴 기회조차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시피 언제까지나 젊은이처럼 살 수 없지 않습니까? 언제까지나 물러나지 않고 권세를 누릴 수는 없지 않습니까?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어느 순간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이유로 인해 모든 것을 정리하고 일선에서 물러설 때가 찾아온 것입니다.


그분은 한 평생 성공만을 누리며 달려온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습니다. 사실 때가 되면 물러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일인데, 그분에게는 그것이 절대로 용납되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그 분함, 그 배신감, 그 상처를 삭이기 위해 전국산천을 떠돌았지만 끝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한꺼번에 몰려온 그 모든 것을 감당하기가 너무도 힘겨웠던 것입니다.


참된 행복은 만사형통, 무병장수 같은 단어들과 등식이 될 수도 있겠지만, 때로 전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참으로 행복한 삶이란 가끔씩 예방주사를 맞는 삶입니다. 적당히 고통도 겪고, 좌절도 경험하고, 싫지만 삶의 쓴맛도 보는 삶입니다. 그래서 이 지상의 것들은 결코 영원한 행복의 근원이 될 수 없음을 인식하고 살아가는 삶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잠시 맡겨진 지나가는 것들에 지나치게 연연하지 않고, 적당히 내려놓고, 적당히 포기할 줄도 알고, 그렇게 소욕지족 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상급이 바로 참된 행복입니다.


그래서 행복한 삶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신앙생활입니다. 신앙에 귀의하고 신앙에 투신할 때 주어지는 상급 중에 하나가 영원한 삶에 대한 희망이지요. 그 희망을 지니게 될 때, 현실이 아무리 열악하다 하더라고 잘 견뎌내고 극복할 초월적인 힘이 우리에게 생겨납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진정 행복한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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