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제가 행복하지 못했던 이유를 고백합니다.
작성자김창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5-06-13 조회수1,028 추천수13 반대(0) 신고
 

   저는 먹을 것도 있는 사람입니다. 단식하는 경우나 몸이 아픈 경우를 제외하고 끼니를 굶어 본 적이 없습니다. 가난했던 어린시절도 나물밥이나 밀기울을 쪄서 먹었을지언정 끼니는 거르지 않았습니다. 


   저는 입을 옷도 있는 사람입니다. 날씨가 덥거나 몸에 열이 나는 경우를 제외하고 옷을 벗어 본적이 없습니다. 가난했던 어린시절에도 무명, 삼베옷을 입었을지언정 헐벗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살 집도 있는 사람입니다. 야외캠핑이나 등산을 가서 텐트 안에서 지냈던 때를 제외하고 Homeless(집 없는) 생활을 한 적이 없습니다. 가난했던 어린시절에도 할아버지께서 지은 초가집에 살았을 지언정 집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명예도 누렸던 사람입니다. 언젠가 아내가 외출을 하고 돌아와 누가 누구가 자기보고 ‘사모님’'사모님'하고 불러 주더라며 싱글벙글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학동 시절에도 학교에서 우등상장을 여러 번 받은 적이 있고, 일생에 세권의 책을 쓰겠다던 어린시절의 꿈도 이루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저는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순간순간 기쁨을 누린 적도 없지는 않았지만 참 행복을 누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저도 이런 삶을 살아온 저 자신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뭔가 잘못 살았던 게 분명합니다.


   왜 제가 행복하지 못했는지 이유를 알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모든 것은 기도로 시작된다.’기에 기도하며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정이 허락하는 대로 평일미사에도 참례하여 말씀을 듣고 ‘생명의 빵’인 성체를 모시면서 주님께 한 발짝 다가갔습니다. 


    언젠가 피정 시간에 한 수녀님께서 들려주신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당신은 과거의 틀에 메어 살지 않았습니까?’ '당신의 아집과 집착' 당신만의 생각과 독단에 빠져 살지는 않았습니까?'라는 의문이 제기되더군요.  그렇습니다. 지난날 그랬습니다. 제가 타의 모범으로 사는 사람이라고 자만하며 살았었습니다.  그게 아니더군요. 그래서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당신은 미래의 틀에 메어 살지는 않았습니까?’ ‘당신은 늘 이상형에 젖어 살면서 틀에 맞지 않는 현실은 외면하며 살지는 않았습니까?’라는 의문이 또 생깁니다.  그렇습니다.  학창시절 L교수님께서 미래지향의 삶을, 꿈을 꾸며 창조하는 삶을 살아가라는 강의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늘 그렇게 살아왔던 게 분명합니다.


   참으로 소중한 것은 임마누엘 주님께서 함께 하시는 지금 이 순간인데 말입니다.  제가 행복하지 못한 이유를 이제사 깨달았습니다. 잠자리에서 눈을 뜨면 지난밤에도 생명을 지켜주신 주님께 감사드리고, 일용할 양식을 주시기에 내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렇지 못했었지요.  순간순간에 충실하지 못했고 분심과 잡념에 젖어 있었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주님, 이제부터 오늘 이 순간의 삶에 더욱 충실히 살겠습니다. 도와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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