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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름다움은 마음의 눈으로 보인다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5-06-15 조회수1,343 추천수15 반대(0) 신고
6월 16일 연중 제11주간 목요일-마태오 복음 6장 7-15절


“너희는 기도할 때에 이방인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아름다움은 마음의 눈으로 보인다>


“고난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아픔이지만 창조를 위한 기회입니다. 고난은 언제나 설명서 없이 불쑥 찾아옵니다. 하지만 설명서는 언제나 나중에 옵니다.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고난이 끝인 줄 알고 쉽게 행동하면 안 됩니다. 어떻게든 인내하고 참아야 합니다.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견뎌야 합니다. 그러면 언젠가는 기쁨과 감사로, 그 고난이 무슨 의미였는지를 말해주는 설명서를 받아 읽을 날이 올 것입니다.”


최근 자전 에세이 ‘아름다움은 마음의 눈으로 보인다’ 라는 자전 에세이를 펴낸 시각장애인인 이재서 교수님의 말씀입니다.


15세 때 다가온 실명(失明)을 축복으로 여기는 교수님의 인생이 담겨져 있습니다. 실명한 것에 대해 더 이상 억울해하지 않고, 원망하지도 않으시는 교수님은 이렇게 외칩니다.


“실명! 그것은 축복이었습니다.”


“실명 덕분에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교수님이 실명 직후 다가온 좌절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한 목사님으로부터 듣게 된 ‘네 가지 눈’이라는 제목의 강의였답니다.


“사람은 사물을 보는 육안(肉眼), 지혜를 터득하여 가지는 지안(智眼), 마음으로 보는 심안(心眼), 종교의 힘으로 영원한 세상을 보는 영안(靈眼) 등 네 개의 눈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비록 육안은 잃었지만 나머지 세 개의 눈은 정상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이었기에 겪어야만 했던 모진 난관들을 극복해나가는 데 있어서 가장 큰 힘이 되어준 것은 다름 아닌 신앙의 눈이었습니다. 육신의 눈이 아니라 신앙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니 그런대로 견딜 만하셨답니다. 뿐만 아니라 가끔씩 다가오는 절벽 앞에 설 때 마다 이교수님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노력을 다하는 동시에 혼신의 힘을 다한 기도를 함께 바쳤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한 사람, 그 사람이 또 온 몸을 바쳐 기도하니 하느님께서 도와주시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보란 듯이 역경을 극복한 이교수님은 오늘날 모든 시각장애인들의 귀감이자 큰 빛이 되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으로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강단에서 서신 교수님은 현재 북한 장애인 지원 사업에 열정적으로 투신하고 계신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기도에 대해서 가르칩니다. 이방인들이 하는 기도방식을 답습하지 말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도다운 기도를 바칠 것을 강조하십니다.


예수님 시대 당시 이방인들의 기도습관은 참으로 볼만 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그들에게 있어 기도를 잘 하는 측정기준은 얼마나 많은 잡신들을 동원시키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일사천리로 그 잡신들의 이름을 부르고, 불러들인 그 잡신들과 함께 장황한 말들을 주고받으면서 한바탕 요란스런 쇼를 벌이는 것이 잘 하는 기도였습니다. 마치 한국 무속인들이 펼치는 굿과도 유사했습니다. 이런 이방인들의 기도습관은 자연스럽게 유대인들의 기도생활 안에도 묻어들어 왔습니다.


어떤 기도가 좋은 기도인가, 어떻게 기도를 바쳐야 하는가,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하는 백성들을 향해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기도를 제시하십니다.


주님의 기도는 간단한 기도이지만 곱씹을수록 심오한 기도입니다. 얼마나 많은 묵상거리들을 우리에게 제공하는지 모릅니다. 한 피정강사는 14번이나 되는 일주일간의 피정강의의 주제를 주님의 기도로 정하기도 했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우리에게 내 이름이 아니라, 아버지의 이름을 드러나게 할 것이며, 내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을 실천할 것을 강조합니다.


주님의 기도는 우리에게 실행할 수 없는 장황하고 많은 말보다는 신앙 공동체 안에서 구체적인 노력을 계속하라고 요청합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양식을 이웃들과 나누고, 이웃의 잘못을 끊임없이 용서하며, 하느님 앞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갈 수 있도록 늘 기도하고, 실제 생활 안에서 최선을 다할 것을 부탁하십니다.


결국 주님의 기도를 제대로 바친 사람은 내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을 추구합니다. 오늘 비록 괴로워도, 오늘 내 처지가 고통스러워도 결코 좌절하지 않습니다. 지금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길이 무엇인지 찾아나갑니다. 결국 현실의 암담함에 굴하지 않고 늘 성실히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그 결과 다가오는 결실들을 겸손하게 하느님과 이웃을 위한 선물로 내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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