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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 죽음을 하느님의 기쁜 선물로 생각해주십시오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5-06-21 조회수1,442 추천수12 반대(0) 신고
6월 21일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 기념일-마태오복음 22장 34-40절


“멸망에 이르는 길은 크고 또 그 길이 넓어서 그리고 가는 사람은 많지만 생명에 이르는 문은 좁고 또 그 길이 험해서 그리로 찾아드는 사람이 적다.”



<제 죽음을 하느님의 기쁜 선물로 생각해주십시오>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1568-1591)는 23세의 나이로 아깝게 요절한 성인입니다. 알로이시오는 좋은 배경의 가문, 사랑하는 가족들과 그들이 기대, 장밋빛 미래, 타고난 좋은 품성...이 모든 것들을 뒤로 하고 오직 주님만을 사랑하고, 주님만을 따라가기 위해 가난한 수도자의 길을 선택한 특별한 젊은이였습니다.


너무나 빛깔이 곱기에, 그 향기가 황홀하기에 다른 젊은이들이 정신 못 차리고 멸망의 문을 향해 걸어갈 때, 알로이시오는 끝도 없는 고행과 대담한 극기, 철저한 자기관리로 좁디 좁은 생명의 길을 홀로 걸어갔습니다.


신앙심이 각별했던 어머니로부터 철저한 신앙교육을 받은 알로이시오는 어린 시절, 자주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곤 했었는데, 그럴 때마다 어김없이 으슥한 곳에서 무릎을 꿇고 두 손을 합장한 채 열심히 기도하고 있는 그를 발견할 수 있었답니다.


커가면서 알로이시오는 남달랐습니다. 다들 어떻게 하면 잘 놀고, 잘 먹는가에 몰두하던 다른 젊은이들과는 달리, 어떻게 하면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분출하는 분노하는 마음, 조급한 마음, 불평불만을 털어놓고 싶은 심정을 자제할 수 있겠는가 고민하고 필사적인 노력을 거듭했답니다. 일찌감치 구도자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젊은 시절 알로이시오의 입에서는 “내 주 하느님이여, 저를 인도하여 주십시오!” 하는 화살기도가 끊임없이 흘러나왔습니다.


알로이시오의 좋은 품성, 총명함, 탁월한 출신배경을 눈여겨본 여러 주교님들은 그를 자신들의 사제로 만들려고 무척 애를 쓰셨다고 합니다. 그러나 알로이시오는 겸손한 수도자로 한 평생 살아가기를 간절히 염원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가장 신생 수도회였던 예수회에 입회하게 됩니다.


예수회에 입회한 알로이시오의 겸손의 덕행은 얼마나 빛을 발했는지 모릅니다.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대단한 가문에서 온 지원자란 말을 할 때 죽기보다 싫어했답니다. 그는 출신배경이 보잘 것 없는 지원자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습니다. 노숙자 차림으로 구걸을 청하러 가기를 아주 기뻐했습니다.


1590년, 유럽 전역에 흑사병이 창궐하게 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심한 기근까지 닥쳐왔습니다. 1591년 흑사병이 로마를 휩쓸자, 예수회는 자체적으로 병원을 개원하였고, 총장을 비롯한 예수회 회원들이 직접 구호활동에 나섰습니다.


알로이시오도 구호대열의 가장 선봉에 서서 환자들을 직접 업고 다니고, 손수 씻기는 등 간병에 전념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알로이시오도 흑사병에 감염되었고, 석 달 가량 병에 시달리다가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


알로이시오가 우리에게 남겨준 빛나는 덕행들 가운데서 천사와도 같은 정결, 현세의 재산, 명예, 향락에 대한 완전한 이탈, 왕성한 보속의 정신은 유난히 돋보이는 덕행이었습니다.


알로이시오의 엄격한 참회생활은 동료들 사이에서 유명했습니다. 1주일에 나흘은 빵과 물만을 먹었습니다. 나머지 사흘은 아무것도 먹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 와도 자신의 침실에는 전혀 불을 때지 않았습니다. 잠도 절대 많이 자지 않았습니다.


그 피 끓는 청춘의 젊은이가 오로지 주님 생각만으로 하루 온종일을 보냈습니다. 주님 앞에 늘 깨어있기 위해 수시로 자신을 채찍질했습니다. 오직 주님하고만 지내기 위해 철저한 고독 속에서 기도했습니다. 오직 주님만 사랑하기 위해 여자들의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끔찍한 병고에 시달리던 시절, 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 알로이시오가 사랑하는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서 그의 덕행이 얼마나 탁월했던가를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존경하올 어머니, 우리의 이별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입니다. 천국에서 다시 만나 우리 구원이신 주님과 결합하여 불사불멸의 끝없는 기쁨을 누리고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찬미하며, <하느님의 사랑을 영원토록 노래할 것입니다>.”


“존경하올 어머니, 어머니와 우리 온 가족이 제 죽음을 하느님의 기쁜 선물로 생각해 주십사고 간절히 희망하면서 이 모든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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