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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6-27 조회수923 추천수3 반대(0) 신고

 

복음 마태오 8,18-22

 

그때에 예수께서 둘러서 있는 군중을 보시고 제자들에게 호수 건너편으로 가라고

 

하셨다. 그런데 한 율법학자가 와서 “선생님, 저는 선생님께서 가시는 곳이면 어디

 

든지 따라가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

 

은 머리 둘 곳조차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제자 중 한 사람이 와서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 장례를 치르게 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죽은 자들의 장례는 죽은 자들에게 맡겨 두고 너는

 

나를 따라라.”




저는 장을 보기 위해서 자주 마트에 들립니다. 그래서 필요한 물건들도 구입하고, 또

 

새로운 물건이나 마음에 드는 물건들 역시 구매합니다. 사실 이렇게 자주 마트에 들

 

리는 결정적인 이유는 식복사 없이 혼자서 생활을 하거든요. 따라서 밥 해먹기 위해

 

서 마트에 들리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저의 주방을 보는 순간, 제가 마트에 가서 무엇을 주로 구매하는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주로 어떤 것을 구매할 것 같아요? 제가 주로 구매하는 것

 

은……. 바로 사은품 붙은 물건이었습니다. 어떻게 된 것이 사은품 붙은 물건은 그냥

 

지나가지를 못하는지…….

저는 혼자서 밥을 해 먹기 때문에 큰 것이 소용없습니다. 간장, 식용유, 고춧가루 등

 

등, 조그마한 것을 구입해도 상당히 오랫동안 쓸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제 주방을

 

보면 모든 것이 다 큰 것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간장의 경우 가장 큰 사이즈 2개

 

가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왜 이렇게 혼자서 살면서도 큰 것들을 구매할까요? 바로 사은품 때문이었습니다.

 

즉, 간장 하나 사면 간장 한 개를 더 준다는 말에 그 큰 간장이 두 개나 되었던 것이

 

지요. 이밖에도 사은품이 붙어 있는 것을 보면 그냥 넘어가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제

 

주방에는 많은 사은품이 놓여져 있습니다. 세제는 몇 년 동안 사지 않아도 될 정도

 

많이 있고요, 사은품으로 받은 양은 냄비도 있습니다. 또한 머그컵 역시 사은품으로

 

받은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 사은품이 있는 것을 구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조금이라도 알

 

뜰해보자는 생각 때문이었지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은 결코 알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사은품을 보고서 구입하지 않아도 될 것들을 구입한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었거든요. 물론 그 순간에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는 사야 하는 것이니까, 지금 사는 것이 돈 버는 거야.’

바로 이런 마음이 평생 쓰지 않을 물건으로 만드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던지요. 내가

 

정말로 필요한 것만 그것도 조금씩 구입해서 쓰는 것이 더 알뜰한데도 불구하고, 그

 

물건에 따르는 사은품만을 보고서 쓸데없는 과소비를 하는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런데 주님 앞에 나아가는 우리 신앙인들의 모습들도 어쩌면 이렇지 않을까 싶네

 

요. 즉, 주님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부수적인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지금 한 순간의 기쁨만을 추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요? 그래서 이 세상의 물질적인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물질적인 것의 노예가

 

되어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 복음을 통해서 주님께서는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시지요. 그리고 그 과정 안

 

에서 심지어 장례까지도 뒤로 하고서 당신을 따르라고 하십니다. 그 이유는 과연 무

 

엇입니까? 가장 중요한 것을 향해서 나아가는 우리들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수적인 것들이 주(主)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오로지 주님만의 나의 모든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그런 마음으로 주님을 따르는 오늘이 되시길 바랍니다.

 

 

                         사은품에 속지 맙시다. 과소비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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