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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6-28 조회수966 추천수7 반대(0) 신고

             2005년 6월 28일 성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제1독서 창세기 19,15-29
 
그 무렵 하느님의 천사들이 롯을 재촉하였다. “이 소돔에 벌이
 
내릴 때 함께 죽지 않으려거든, 네 아내와 시집가지 않은 두 딸
 
을 데리고 어서 떠나거라.” 그래도 롯이 망설이므로 그들은 보
 
다 못해 롯과 그의 아내와 두 딸의 손을 잡고 성밖으로 끌어내었
 
다. 주님께서 롯을 그토록 불쌍히 여기셨던 것이다.
 
롯의 가족을 데리고 나온 그들은 “살려거든 어서 달아나거라.
 
뒤를 돌아다보아서는 안 된다. 이 분지 안에는 아무데도 머물지
 
마라. 있는 힘을 다 내어 산으로 피해야 한다.” 하고 재촉하였
 
다.
 
그러나 롯은 그들에게 간청하였다. “제발 그러지 마십시오. 저
 
같이 하잘것없는 사람에게 이렇듯 큰 호의를 베풀어 목숨을 건
 
져 주시니 고마운 말씀 이루 다 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재
 
앙이 당장 눈앞에 있는데 저 산으로 도망치다가는 죽고 말 것입
 
니다.
 
보십시오. 저기 보이는 도시라면 가까워서 도망칠 수 있겠습니
 
다. 아주 작은 도시입니다. 작은 도시지만 거기에라도 가서 목숨
 
을 건지게 해 주십시오.” 그러자 그는 청을 들어주겠다고 하며
 
롯에게 말하였다. “저 도시는 멸하지 않을 터이니 빨리 그곳으
 
로 달아나거라. 네가 그곳에 이르기까지 나는 손을 쓸 수가 없
 
다.” 그 도시를 소알이라고 한 데는 이런 연유가 있다. 롯이 소
 
알 땅을 밟자 해가 솟았다.
 
주님께서 손수 하늘에서 유황불을 소돔과 고모라에 퍼부으시어
 
거기에 있는 도시들과 사람과 땅에 돋아난 푸성귀까지 모조리
 
태워 버리셨다. 그런데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다보다가 그만 소
 
금 기둥이 되어 버렸다.
 
아브라함이 아침 일찍이 일어나 전에 주님과 함께 섰던 자리에
 
가서 소돔과 고모라와 그 분지 일대를 굽어보니 그 땅에서는 연
 
기만 치솟고 있었다. 마치 아궁이에서 뿜어 나오는 연기처럼 피
 
어 오르고 있었다.
 
그 분지에 있는 도시들을 멸망시키지 않을 수 없게 되었을 때,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을 기억하셨다. 그래서 롯이 살고 있던
 
그 도시를 뒤엎으시면서도 롯을 파멸에서 건져 주셨던 것이다.
 

 
복음 마태오 8,23-27
 
그 무렵 예수께서 배에 오르시자 제자들도 따라 올랐다.
 
그때 마침 바다에 거센 풍랑이 일어나 배가 물결에 뒤덮이게 되
 
었는데 예수께서는 주무시고 계셨다. 제자들이 곁에 가서 예수
 
를 깨우며 “주님, 살려 주십시오. 우리가 죽게 되었습니다.” 하
 
고 부르짖었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그렇게도 믿음이 없느냐? 왜 그렇게 겁이
 
많으냐?” 하시며 일어나서 바람과 바다를 꾸짖으시자 사방이 아
 
주 고요해졌다.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래져서 “도대체 이분이 누구인데 바람과
 
바다까지 복종하는가?” 하며 수군거렸다.




저는 지금 인천교구 사제 피정 중입니다. 어제, 그러니까 6월 27
 
일(월)부터 7월 1일(금)까지 인천 가톨릭 대학교에서 박정일 미
 
카엘 주교님의 지도로 피정을 받고 있답니다. 저는 피정 때문에
 
자리를 비우는 이 기간을 위한 준비를 미리 해야만 했습니다. 왜
 
냐하면 이런 준비 없이 가면, 여러 면에서 문제가 발생되거든요.
 

우선 장마가 온다고 하니 성지의 배수로 청소 작업을 해야만 했
 
습니다. 장마로 인해서 산에서 토사가 내려와 배수로를 막히게
 
할 수도 있거든요. 또, 매주 화요일마다 녹음을 하는 방송 녹음
 
(PBC, KBS)도 미리 앞당겨서 함으로써 방송에 차질이 없도록
 
했습니다. 또한 4박 5일 동안 냄새나는 빨래를 쌓아둘 수 없기
 
에 밀린 빨래를 비롯한 청소도 한꺼번에 해치웠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성지에 미사가 없다는 공지를 계속하는 것 역시 피
 
정을 가기 위한 하나의 준비였습니다. 그밖에도 제가 해야 할 일
 
들을 하나씩 목록을 적어서 미리 미리 앞당겨서 해놓았지요.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4박 5일 간의 피정을 위해서도 이렇게 많은 준비를 해야 하는
 
데, 하물며 우리 신앙인들의 목표라 할 수 있는 영원한 생명이
 
있는 하느님 나라에 가기 위한 준비는 얼마나 많이 해야 하는
 
가?’

하지만 우리들은 가까운 일에 대한 준비는 어떻게든 철저히 하
 
려고 하면서, 하느님 나라에 가는 준비는 아직도 멀었다고 생각
 
하는지 전혀 하지를 않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 준비가 어떤 것
 
인지도 모르면서 생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계속해
 
서 주님께서 싫어하는 모습을 행하고 있지요. 미움, 다툼, 분
 
열……. 주님께서 그토록 강조해서 말씀하시고 직접 보여주셨
 
던 사랑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통해 과연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준비를 발견할 수 있을까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의 시작은 바로 하느님 아버
 
지께 대한 강한 믿음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도 믿음 없는
 
제자를 향해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꾸짖으십니다.

“그렇게도 믿음이 없느냐? 왜 그렇게 겁이 많으냐?”

주님께 대한 강한 믿음을 통해서 겁먹지 않고 이 세상의 고통과
 
시련을 이겨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이 고통과 시련
 
을 주님이 아닌 이 세상의 것으로 이겨내려다 보니, 겁을 먹고서
 
뒤로 물러서는 일들이 너무나 많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뒤
 
로 물러서면서 주님과도 점점 멀어지게 되지요. 그 결과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준비 자체를 잊어버리는 어리석음을 행하게 되
 
는 것이 아닐까요?

4박 5일을 위해서도 많은 준비가 필요하듯이, 내가 평생 살아야
 
할 하느님 나라를 위해서 나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요? 그
 
하느님 나라는 믿음 없이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잊어서
 
는 안 됩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주님께 대한 믿음을 키우는 노력
 
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나를 위해서…….

 
 
이 세상 것에 대해서 겁먹지 맙시다. 믿음만 있다면 다 이
 
겨낼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함께 해주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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