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이나 선인이나

당신께서는 하늘에
해 달 별 구름을
늘 상존하도록
창조하시고
운행하여 삼라만상이
사람들과 함께
서로 사랑하며
도우며 기대어
살아가도록 합니다.

해는 낮을 주관하고
시절을 변하게 하여
때에 따라
꽃을 피우게 하고
잎을 나게 하며
열매를 맺도록 하여
선인이나 악인이나
어떤 처지든지
구별하지 않고
밝고 아름답게
살아가도록 합니다.

달은 밤을 지키고
바닷물을 움직이고
때에 따라
씨를 뿌리게 하고
그물질을 하게 하고
김을 매게 하고
노래를 부르고
감사를 하도록 하며
선인이나 악인이나
세상 모든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맑고 깨끗하게
살아가도록 합니다.

별은 낮과 밤을
즐기며 낮에는
꿈속에서 전설을
지어내고
밤에는 비시시 웃으며
사람들 마음을
사로잡아 쏘곤대는
밀어를 듣도록 하여
선인이나 악인이나
언제나 누구든지
곱고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합니다.

구름은 해 달 별들을
적당히 가려
때때로 해 달 별들의
신비를 감추어 주며
그리움을 갖게 하고
바람을 불게 하고
비를 내리게 하여
선인이나 악인이나
어떤 사람이든지
서로 시원하게
살아가도록 합니다.

2005년 6월 29일
성 베드로 성 바오로 대 축일
김모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