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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6-29 조회수1,104 추천수5 반대(0) 신고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제1독서 사도행전 12,1-11

 

그 무렵 헤로데 왕이 교회의 어떤 사람들에게 박해의 손을 뻗쳐 우선 요한

 

의 형 야고보를 잘라 죽였다. 유다인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고 이번에는 또

 

베드로를 잡아 오라고 하였다. 그때는 바로 무교절 기간이었다.

 

그는 베드로를 잡아서 감옥에 가두고 네 사람으로 편성된 네 패의 경비병

 

에게 맡겨 지키게 하였다. 과월절이 지나면 그를 유다인들 앞에 끌어낼 속

 

셈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되어 베드로는 감옥에 갇혀 있었고 교회는 그를

 

위하여 하느님께 줄곧 기도를 드렸다.

 

헤로데가 베드로를 유다인들 앞에 끌어내려고 하던 그 전날 밤의 일이었

 

다. 베드로는 두 개의 쇠사슬에 묶인 채 군인 두 사람 사이에서 잠을 자고

 

있었고 감옥 문 앞에는 경비병들이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주의 천사가 나타나 베드로 앞에 서자 환한 빛이 감방을 비

 

추었다.

 

천사가 베드로의 옆구리를 찔러 깨우며 “빨리 일어나라.” 하고 재촉하였

 

다. 그러자 곧 쇠사슬이 그의 두 손목에서 벗겨졌다.

 

“허리띠를 띠고 신을 신어라.” 하는 천사의 말을 듣고 베드로는 그대로 하

 

였다.

 

그랬더니 천사는 “겉옷을 걸치고 나를 따라오너라.” 하였다. 베드로는 천

 

사를 따라 나가면서도 천사가 하는 일이 현실이 아니고 환상이려니 하였

 

다.

 

그들이 첫째 초소와 둘째 초소를 지나 거리로 통하는 철문 앞에 다다르자

 

문이 저절로 열렸다. 그래서 천사와 함께 밖으로 나와 거리의 한 구간을

 

지나자 천사는 어느새 사라져 버렸다.

 

그제야 베드로가 정신이 나서 “나는 이제야 사실을 알았다. 주께서 천사를

 

보내셔서 헤로데의 손에서 나를 건지시고 유다 백성들이 잔뜩 꾸민 흉계

 

에서 나를 벗어나게 하셨다.” 하고 말하였다.

 

제2독서 디모테오 2서 4,6-8.17-18

 

사랑하는 그대여, 나는 이미 피를 부어서 희생 제물이 될 준비를 갖추었습

 

니다.

 

내가 세상을 떠날 때가 왔습니다. 나는 훌륭하게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

 

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정의의 월계관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그날에 정의의 재판장이신 주님께서 그 월계관을 나에게 주실

 

것이며, 나에게뿐만 아니라, 다시 오실 주님을 사모하는 모든 사람에게도

 

주실 것입니다.

 

주께서는 나와 함께 계시며 나에게 힘을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하느

 

님의 말씀을 완전히 선포할 수 있었고 그 말씀이 모든 이방인들에게 미치

 

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께서 나를 사자의 입에서 구해 주셨습니다.

 

앞으로도 나를 모든 악한 자들에게서 건져 내어 구원하셔서 당신의 하늘

 

나라로 인도하여 주실 것입니다. 그분께 영광이 영원무궁토록 있기를 빕

 

니다. 아멘.

 

복음 마태오 16,13-19

 

예수께서 필립보의 가이사리아 지방에 이르렀을 때에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 하더냐?” 하고 물으셨다.

 

“어떤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이라 하고 어떤 사람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예

 

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제자들이

 

이렇게 대답하자 예수께서 이번에는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시몬 베드로가

 

이렇게 대답하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시몬 바르요나, 너에게 그것을 알

 

려 주신 분은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 너는 복이 있다.

 

잘 들어라.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죽

 

음의 힘도 감히 그것을 누르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여 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 있을 것이다.”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때로는 깜짝 놀라곤 합니다. 특히 그 사람에게서 이

 

제까지 보지 못했던 어떤 특별한 면을 발견했을 때는 ‘저 사람에게 저런

 

면도 있었나?’라는 생각과 함께 그를 다시 바라보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

 

게 남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판단하는 것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어져 왔

 

던 것이 아닌가 싶네요. 여러분의 학창시절 때를 떠올려 보세요.


 

공부를 지질이도 못할 것 같은 아이가 반에서 1등을 도맡아 하는 경우가

 

있으며, 또 반대로 너무나 똑똑해 보이고 그래서 공부를 너무나 잘 할 것

 

같은 아이가 항상 꼴찌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친구는 날렵하게 생

 

겨서 운동을 참 잘 할 것 같은데 운동에는 재능을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그 밖의 많은 부분에서 보이는 것과는 정반대인 경우가 참으로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겉모습만을 보고 판단하는 것은 어떻게든 피해

 

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네요. 하지만 우리들의 시선은 늘 이 겉

 

모습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래서 겉모습만 깨끗하면 모든 것이 다 깨끗

 

하다고 판단할 때는 또 얼마나 많았는지요?

지금 저는 피정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 피정을 하고 있으니 너무나 좋

 

습니다. 밥 세끼 걱정하지 않고 마음껏 먹을 수 있지요. 청소할 필요도 없

 

지요. 또한 일에 대한 걱정도 필요 없습니다. 단지 열심히 기도하면서 피

 

정에 잘 참석만 하면 됩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피정을 참석하면 그냥 편안한 마음뿐이었습

 

니다. 그런데 이번에 참석하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피정을 위해 수

 

고하는지를 발견하게 되더군요. 왜냐하면 제가 이렇게 일을 하고 있기 때

 

문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는 식사를 스스로 해먹지 않았고요, 청

 

소도 하지 않았으며, 또 바깥일을 하지 않았기에, 어떤 분이 수고를 하는

 

지 몰랐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스스로 밥을 해먹으면서 식사 준비가

 

얼마나 힘들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고, 건물 구석구석을 청소한다는 것

 

도 얼마나 귀찮은 일인가를 잘 알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렇게 넓은 장소

 

에 바깥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눈에 선하지요.

숨겨져 있는 것들, 잘 드러나지 않는 것들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비결

 

은 바로 내가 그렇게 숨겨져 있는 곳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곳으로 내려

 

갈 때 가능한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는 예수님의 신원에 대해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당시의 사람들은 예수님에 대해서 세례자 요한이 다시 살아났다고, 또는

 

엘리야라고도 말했습니다. 그리고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도 말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에 대해서 제대로 말한 것이 아니지요. 단지

 

베드로만이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정답을 말합니다.

사실 베드로는 제대로 배우지 못한 갈릴래아의 어부 출신입니다. 그런데

 

도 정답을 말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옆에서, 즉 예수님과 함께 하면서 예수님의 본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렇게 정답을 말하면서 예수님으로부터 인정도 받았던 베드로도 3번씩이

 

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정을 했다는 것입니다.

 

내가 주님 앞에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래서 주님의 곁에서

 

점점 벗어난다면 우리 역시 일상의 삶 안에서 계속해서 예수님을 배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반대로 주님 곁에 머무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때, 우리 역시 베드로처럼 이렇게 큰 소리로 정답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다른 사람들 모르게 좋은 일을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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