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비 내리는 세상
작성자김성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5-06-30 조회수906 추천수3 반대(0) 신고

비 내리는 세상

 

가로수에
기대어
오는 비를
흠뻑 맞으며
비를 잔뜩 머금은
하늘을 치켜 보며
하루 일당을
날씨가 삼켰다고
원망하는
술 취한 일용 잡부
젊은 청년과 아저씨.

 

간신히 몸 하나
비닐 포장에
숨겨 비를 피하고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원망하며
우산 쓰고
지나는 사람들에게
열무 몇 단
대파 소파 몇 단
펴놓고 파는
허리 잔뜩 굽은
할머니.

 

추녀 끝에
몸을 피하여
리어카에 잔뜩 실은
폐지와 폐 박스들이
비에 흠뻑 젖는 것을
속절없이
바라보며
하루 소득을
비가 먹어 버릴까봐
노심초사하며
내리는 비를
원망하는
주름이 깊이 패인
할아버지.

 

겹겹이 옷을
끼어 입고
비 내리는 거리를
허허대며
걷다가 뛰었다 가
하늘을 보면서
춤을 추었다 하면서
세상을 원망하는
주문을 소리치고
맨발로 빗속을
방황하는
아주머니.

 

2005년 6월 30일
연중 13주간 목요일
김모세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