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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죄로 인해 몸부림칠 때 마다 기억할 말씀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5-07-01 조회수1,444 추천수14 반대(0) 신고
7월 1일 연중 제13주간 금요일-마태오 복음 9장 9-13절


“나는 선한 사람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죄로 인해 몸부림칠 때 마다 기억할 말씀>


언젠가 외국을 여행하다가 ‘조직’에 몸담고 있는 것이 분명한 사람들과 같은 칸에 앉은 적이 있었습니다. 여섯 명씩 들어가는 공간이니 같은 칸에 앉은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어쩔 수 없이 바라봐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고통이 상당했습니다.


자기들끼리 뭔가 문제가 있었던지 분위기가 꽤 살벌했습니다. 짧게 바짝 깎은 깍두기 머리에 날카로운 눈매, 우락부락한 생김새에 산만한 덩치...인상이 별로인 저였지만 그들과 비교했을 때, 게임도 되지 않았습니다.


사용하는 말투는 또 얼마나 거칠었는지 모릅니다. 입만 열었다하면 욕이요, 죽이느니 살리느니 정말 듣기 괴로웠습니다. 가끔씩 저를 힐끗 쳐다보는데 소름이 다 끼쳤습니다.


또 한 번은 몇 사람의 부랑인들을 시설로 안내한 적이 있었습니다. 봉고차로 모시고 가는 도중에 그 냄새 때문에 거의 초죽음 상태에 도달했습니다. 부랑인들에게서 풍겨 나오는 갖은 안 좋은 냄새들이 총집합한 냄새들은 창문을 열어도 가시지 않았습니다. 현기증이 다 났습니다.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 낮은 곳으로 내려간다는 것, 세상의 험난한 곳으로 들어간다는 것, 죄인들의 친구가 된다는 것, 말은 쉽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세리 마태오를 당신 제자로 부르십니다. 그러자 마태오는 감사의 표시로 예수님과 그 일행을 식사에 초대하십니다. 그 소식을 들은 마태오와 가까이 지내던 사람들이 죄다 몰려왔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과 한 식탁에 앉습니다.


죄인들의 대명사격이었던 세리들, 창녀들, 범죄자들, 사기꾼들, 협잡꾼들...윤리적, 도덕적, 사회적으로 가장 밑바닥 생활을 해나가던 인생 막장의 사람들이 많이 몰려왔기에 그 분위기가 어땠으리라는 것은 쉽게 상상이 갑니다.


식사의 분위기며, 대화의 주제며, 말투며... 보통 사람들이 수용하기 상당히 힘들었겠지요. 특별히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도저히 그런 분위기를 견뎌낼 수가 없었습니다. 시중드는 사람들이 여기까지 오셨으니, 그렇게 서계시지 말고 자리에 앉으라고 해도, 저런 인간 말종들과 도저히 식탁에 같이 앉을 수 없다며, 멀찍이 떨어져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전혀 개의치 않으십니다. 마치 당신 집에 오신 것처럼 편안한 표정으로 그들이 권하는 자리에 앉아 아주 맛있게 식사를 하십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곳 분위기에 동화하십니다.


이런 모습에 깜짝 놀란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묻습니다.


“어찌하여 당신네 선생은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려 음식을 나누는 것이오?”


이 질문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은 우리 죄인들에게 너무나 고마운 말씀, 생명을 주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죄 속에 허덕일 때, 죄의 굴레를 떨치지 못해 몸부림칠 때 마다 꼭 기억해야 할 말씀입니다.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자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선한 사람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그 옛날 세관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마태오를 부르듯이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죄와 악습의 바위 위에 상심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우리를 부르십니다.


이제 그만 일어나야겠습니다. 이제 또 다시 한번 새 출발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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