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대가이며 예수회의 창시자인 이냐시오 로욜라(1491-1556) 성인을 아시죠?  그는 스페인의 명문 귀족 바스크 가문에서 11남매 가운데 막내로 태어나 26세 때까지 세상의 명예를 얻으려고 애썼답니다. 프랑스와 전쟁 시 적의 포탄에 다리를 다쳐 고향인 로욜라에 돌아와 평소에 즐겨 읽던 무협소설 대신에 당시 많이 읽혀지던 두 권의 영성서적, 곧 「성인열전」과 「그리스도의 생애」를 읽고 하느님께 봉헌하는 삶을 살기로 마음먹었답니다.

   그리스도를 위한 사랑에 불타오른 그는 그리스도를 따르고자 베네딕토 수도원으로 옮겼고, 1522년 3월 24일 밤중에 몰래 가난한 사람을 찾아가,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어주고 그렇게도 입고 싶었던 순례자의 예복을 입은 후부터 전적으로 하느님께 봉사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이후 약 1년간 만레사 강가에 있는 동굴 안에서 기도와 극기로 시간을 보내면서 고행과 단식을 통해 그리스도의 길을 걸었는데, 당시 체험한 '영신수련'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적 도움을 주는데 크게 기여하게 되었답니다.

   이냐시오 마음의 중심은 하느님이었고 사랑의 대상도 그분이었기에 가난한 사람을 돕는 삶을 살수 있었습니다.  그의 나이 33살 때 되던 해 바르셀로나 고등학교에 들어가 자기보다 나이가 훨씬 어린 소년들과 함께 공부했고, 42세 때까지 알칼라 대학과 키메네스 대학에서 인문학과 철학을 연구하였답니다. 

    그는 1534년 파리에서 그의 동료들과 같이 가난과 정결의 첫 허원을 했고, 1537년 46세의 나이로 사제서품을 받았습니다. 1539년 봄, 이냐시오와 그의 동료들은 새로운 사도직 수도단체를 설립코자 예수회 회헌을 마련, 교황 바오로 3세에게 제출하여 1546년 9월 27일 인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10년 후 그가 세상을 떠날 무렵 예수회원은 거의 1,000명에 이르렀고,  이미 4대륙으로 사도들이 파견되었다고 합니다. 

   이냐시오의 영신수련은 예수회 영성의 유산인 동시에 기도의 지침서이기에 구세사의 신비를 보다 깊이 꿰뚫어 볼 수 있도록 눈을 열어 주고, 우리가 세상의 사도로서 살아가도록 길러주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지요. 이냐시오 성인께서 평소 가장 애송했던 기도를 여기 소개합니다. 

                    받아 주소서 

                * 일명「성 이냐시오의 기도」

     주여, 나를 온전히 받아 주소서. 

     나의 모든 자유와 나의 기억과 지혜, 

     나의 모든 의지와 내게 있는 것과 

     내가 소유한 그 모든 것들을 받아 주소서. 

     당신께서 이 모두를 내게 주셨으니, 

     당신께 모두 돌려 드리나이다. 

     이 모든 것들은 당신의 것이오니, 

     온전히 당신의 뜻대로 처리하소서. 

     그리고 내게는 당신의 사랑과 은총을 주소서, 

     내게는 그것으로 족하나이다. 

                    그리스도의 얼 

     예수님, 당신의 얼이 제게 충만하게 하소서. 

     당신의 몸과 피가 저의 음식과 음료가 되게 하소서. 

     당신의 수난과 죽음이 저의 용기와 생명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 당신이 제 곁에 함께 해 주시나이다.  

     제가 구하는 초막이 십자가의 그림자가 되게 하소서. 

     당신께서 주시는 사랑에서 멀어지지 않게 해 주소서. 

     악의 세력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주소서. 

     제 죽음의 순간에 당신의 빛과 사랑이 드러나리다.  

     성인들과 함께 당신을 영원히 찬미할 그날까지  

     저를 항상 일깨워 주소서.  아멘 

     (출처:  Lourence Gooley, 「To Share in the Life of Chr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