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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7-07 조회수1,159 추천수2 반대(0) 신고

 

 

                   2005년 7월 7일 연중 제14주간 목요일

 

 

 

 

제1독서 창세기 44,18-21.23ㄴ-29; 45,1-5

 

그 무렵 유다가 요셉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어른, 소인이 어른께 긴히 한 말씀 드리

 

겠습니다. 너무 노여워 마시고 들어 주십시오. 어른께서는 파라오에 못지않으십니

 

다.

 

어른께서 소인들에게 아비나 동생이 있느냐고 물으셨을 때, 저희는 늙은 아버지가

 

있고 그가 늘그막에 얻은 아이가 있다고 아뢰었습니다. 그 애와 한 배에서 난 형은

 

죽고 그 애만 남았는데, 아버지는 그 애를 애지중지한다고 아뢰었습니다.

 

어른께서는 그 애를 직접 눈으로 보게 데려오라고 하셨습니다. ‘너희가 막내 동생을

 

데리고 내려오지 않고서는 내 얼굴을 다시 보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저희는 어른의

 

종 우리 아버지에게 올라가서 그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 후에 저희 아버지께서는 다시 가서 식량을 좀 사오라 하셨지만, 저희는 내려갈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막내 동생이 함께 간다면 내려갈 수 있지만, 함께 가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른의 얼굴을 볼 수 없다고 말씀입니다.

 

그랬더니 어른의 종 저희 아버지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들은 나에게 아

 

들 둘을 낳아 준 아내가 있었던 것을 다 알 것이다. 그런데 한 아이가 없어졌을 때 나

 

는 그 녀석이 틀림없이 짐승에게 당했다고 생각했었다. 그 후로 아직 내 눈앞에 나타

 

나지 않고 있다. 그런데 너희가 만일 이 아이마저 나에게서 데려갔다가 무슨 변이라

 

도 만난다면 그때엔 이 늙은 백발이 슬퍼하며 지하로 내려가는 꼴을 보겠느냐?'” 요

 

셉은 시종들 앞에서 복받치는 감정을 억제할 길 없어 “모두들 물러나라.” 하고 외쳤

 

다. 이렇게 요셉은 모든 사람을 물리고 나서 자기가 누구인지를 형제들에게 알렸다.

 

그가 우는데 울음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이집트의 모든 사람에게 들렸고, 파라오의

 

집에도 들렸다.

 

요셉은 형제들에게 털어놓았다. “내가 바로 요셉입니다! 아버지께서 아직 살아 계시

 

다고요?” 형제들은 그의 앞에서 너무나 어리둥절하여 입이 얼어붙고 말았다. 요셉이

 

그들에게 가까이 오라고 하자, 그제야 가까이 옆으로 갔다. 요셉은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형님들의 아우 요셉입니다. 형님들이 나를 이집트로 팔아넘겼지요. 그러나 이

 

제는 나를 이곳으로 팔아넘겼다고 해서 마음으로 괴로워할 것도 얼굴을 붉힐 것도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목숨을 살리시려고 나를 형님들보다 앞서 보내신 것

 

입니다.”

 

 

복음 마태오 10,7-15

 

그때에 예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가서 하늘나라가 다가왔다고 선포하여라. 앓는 사람은 고쳐 주고 죽은 사람은 살려

 

주어라. 나병 환자는 깨끗이 낫게 해 주고 마귀는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전대에 금이나 은이나 동전을 넣어 가지고 다니지 말 것이며 식량 자루나 여벌 옷이

 

나 신이나 지팡이도 가지고 다니지 마라. 일하는 사람은 자기 먹을 것을 얻을 자격이

 

있다.

 

어떤 도시나 마을에 들어가든지 먼저 그 고장에서 마땅한 사람을 찾아내어 거기에

 

서 떠날 때까지 그 집에 머물러 있어라.

 

그 집에 들어갈 때에는 ‘평화를 빕니다!' 하고 인사하여라. 그 집이 평화를 누릴 만하

 

면 너희가 비는 평화가 그 집에 내릴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그 평화는 너희에게 되돌

 

아올 것이다.

 

어디서든지 너희를 받아들이지도 않고 말도 듣지 않거든 그 집이나 그 도시를 떠날

 

때에 발에 묻은 먼지를 털어 버려라. 나는 분명히 말한다. 심판날이 오면 소돔과 고

 

모라 땅이 오히려 그 도시보다 가벼운 벌을 받을 것이다.”




얼마 전 새벽 메일에 제가 이러한 글을 쓴 적이 있지요? 어떤 수녀님께서 제 머리카

 

락이 길어서 훨씬 부드러워 보인다고 말씀하셨다고요. 그래서 이발을 하려고 했다

 

가 잠시 보류했었다는 글을 썼었습니다. 그런데 이 글이 나간 뒤에 상당히 많은 분들

 

에게 전화를 받았답니다.

“신부님, 머리카락 묶으셨다면서요?”

“네? 무슨 말씀이세요?”

“사람들이 그러던데요? 머리카락이 길어서 묶고 다닌다고…….”

대충 이런 식의 대화가 자주 이루어졌습니다. 아마 머리카락이 길다고 하니까, 마치

 

무슨 장발의 락커 머리카락을 떠올리셨나 봅니다. 그래서 너무나 길어서 머리를 묶

 

고 다닐 것이라고 생각하셨겠지요. 하지만 지금 저의 머리카락은 다른 사람들이 볼

 

때 그렇게 길게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냥 보통 정도일 것입니다. 여러분이 못 믿

 

으시길 것 같아서 머리카락 길이를 지금 직접 제 보니, 앞머리는 8Cm 옆과 뒷머리는

 

3Cm입니다. 이 정도의 길이로도 묶을 수 있을까요?(앞머리는 가능하겠네요.)

아마 저의 새벽 글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저의 머리카락이 엄청나게 길 것이라고 판

 

단을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에 긴 머리이지, 다른 사람

 

들이 보았을 때에는 그냥 평범한 보통 사람의 머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글을 읽

 

은 뒤에 성지를 방문하신 분들은 저를 보고는 이렇게 이야기하십니다.

“그렇게 길지 않으신데요?”

새벽 묵상 글을 통해서 저의 주관적인 생각을 말했을 뿐인데, 사람들은 길다는 그 한

 

마디에 머리카락이 어깨 이상까지 내려오는 장발족으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들 대부분이 이렇게 성급한 판단을 하지 않나 싶습니다. ‘당연히 그럴꺼

 

야’라는 마음으로 먼저 생각하고 판단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을 오해하는 경우가 또

 

얼마나 많은지요. 이번에는 제가 그런 판단을 받았지만, 저 역시 살아가면서 예외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판단하는 그 사람을 보지도 않고, 그에 대한 다른 사람의 말

 

만 듣고서 판단하고 때로는 단죄를 내렸던 적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너무나도 친절하게 세상에 나가서 해야 할 일들을 말씀하십니다. 병자들을 고쳐주

 

고, 마귀를 쫓아내는 특별한 일뿐만이 아니라, 아무 것도 지니지 말고 다니라고 하시

 

지요. 또한 도시나 마을에 들어가서도 할 일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시고 계십니

 

다.

왜 이렇게 다 큰 제자들을 어린애 취급을 하실까요? 바로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있

 

도록 도움을 주시는 것입니다. 섣부른 판단을 통해서 하느님을 느끼고 하느님의 사

 

랑을 체험해야 할 사람들이 그러한 은총을 얻지 못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예수님께

 

서는 심지어 입는 옷에까지 신경을 쓰시면서 이야기까지 하시는 것입니다.

이렇게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쓸 정도로 다른 사람에 대한 판단은 조심해야 하는 것

 

이 아닐까요? 나의 섣부른 판단으로 인해서 상처 받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을 반성

 

하면서, 오늘은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하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한 번 더 생각하시고 행동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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