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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7-08 조회수931 추천수1 반대(0) 신고

              

                   2005년 7월 8일 연중 제14주간 금요일

 

                            

 

제1독서 창세기 46,1-7.28-30

 

그 무렵 이스라엘은 모든 식구를 거느리고 재물을 챙겨 길을 떠났다. 브엘세바에 이

 

르러 아버지 이사악의 하느님께 제사를 올리는데 그날 밤 하느님께서 환상 중에 이

 

스라엘에게 말씀하셨다. “야곱아, 야곱아.” “저를 부르셨습니까?” 하고 야곱이 대답

 

하자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하느님, 네 아비를 보살피던 하느님이다. 이집트로 내려가는 것을 꺼리지 마

 

라. 내가 거기에서 너를 강대국으로 만들리라. 내가 너와 함께 이집트까지 내려가리

 

라. 그리고 내가 너를 거기서 반드시 다시 올라오게 하리라. 요셉의 손이 네 눈을 감

 

겨 줄 것이다.”

 

야곱은 브엘세바를 떠났다. 이스라엘의 아들들은 파라오가 아버지 야곱을 모셔 오

 

라고 보낸 마차에 아버지와 어린것들과 아내들을 태우고 떠났다. 야곱과 그가 거느

 

리는 모든 자손은 가나안 땅에서 모은 가축과 재물을 모두 가지고 이집트로 들어갔

 

다. 그는 아들과 손자, 딸과 손녀 이렇게 그의 모든 자손들을 데리고 이집트로 들어

 

갔다.

 

이스라엘은 유다를 미리 요셉에게 보내고는 일행과 함께 고센 땅에 이르렀다. 요셉

 

은 병거에 말을 메워 타고 고센으로 올라가 아버지 이스라엘을 만나 아버지 앞에 나

 

아가 목을 얼싸안았다.

 

목을 얼싸안고 우는데, 이스라엘이 요셉에게 말하였다. “이제는 죽어도 한이 없다.

 

마침내 네 얼굴을 이렇게 보다니. 네가 살아 있었구나!”

 


 

복음 마태오 10,16-23

 

그때에 예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내가 너희를 보내는 것은 마치 양을

 

이리 떼 가운데 보내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같이 슬기롭고 비둘기같이 양

 

순해야 한다.

 

너희를 법정에 넘겨주고 회당에서 매질할 사람들이 있을 터인데 그들을 조심하여

 

라. 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왕들에게 끌려가 재판을 받으며 그들과 이방인들

 

앞에서 나를 증언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잡혀갔을 때에 ‘무슨 말을 어떻게 할까?' 하고 미리 걱정하지 마라. 때가 오

 

면 너희가 해야 할 말을 일러 주실 것이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성령이시다.

 

형제끼리 서로 잡아 넘겨 죽게 할 것이며, 아비도 또한 제 자식을 그렇게 하고 자식

 

도 제 부모를 고발하여 죽게 할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나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

 

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참는 사람은 구원을 받을 것이다.

 

이 동네에서 너희를 박해하거든 저 동네로 피하여라.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가 이

 

스라엘의 동네들을 다 돌기 전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많은 분들이 저를 두고서 ‘신부님은 상당히 부지런하세요.’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

 

씀은 단순히 제가 일찍 일어난다는 이유 때문이지요. 그런데 사실 저는 그렇게 부지

 

런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가 본 저의 모습은 너무나 게으릅니다. 특히 정리 정돈을

 

잘 못하고 방 청소를 하지 않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식사를 한 뒤에 설거지를 뒤

 

로 미루는 저의 행동은 제가 얼마나 게으른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모습들입니다.

하긴 주부들도 설거지가 제일 귀찮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식사 준비하는 것은

 

재미있지만, 설거지하기는 전혀 재미있지도 않고 누군가가 그 부분을 담당해주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고 하네요(맞지요?).

저 역시 갑곶성지로 인사이동이 된 뒤, 제가 직접 식사를 해 먹기 때문에 주부들의

 

이 마음이 이해되더군요. 즉, 식사를 한 뒤에 설거지를 곧바로 한다는 것이 얼마나

 

귀찮고 짜증이 나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항상 식사를 하고 난 뒤, 설거지 꺼리를 보

 

면서 이렇게 말하지요.

‘조금만 쉬었다가 설거지 하자.’

이렇게 뒤로 미루면 다음 식사를 준비해야 할 시간까지도 그 모습 그대로 될 때가 상

 

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설거지 꺼리가 싱크대에 쌓여 있는 것을 보고서 식사 준비를

 

포기하고 밖에 나가 음식을 사먹는 경우도 많았지요.

사실 설거지는 그때그때 하지 않으면 이렇게 귀찮아지는 것은 물론, 그릇에 음식물

 

이 붙어버려서 잘 닦이지도 않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귀찮다는 이유 때문에, 또

 

바쁘다는 이유로 뒤로 미루면서 다음 식사를 포기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비록 그 순간에 귀찮아도 식사 후 곧바로 설거지를 하고 나면, 다음 식사 준비를 하

 

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식사 준비를 하게 되지요.

이러한 저의 게으른 모습을 보면서, 제대로 된 준비의 시작이 무엇인지를 비로소 깨

 

닫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잘 마무리를 하는 것입니다. 잘 마무리하는 모습이 새로운

 

일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잘 마무리를 하지 못하

 

지요. 시작은 정말로 멋지지만, 흐지부지하게 끝맺음을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습

 

니까? 이렇게 형편없는 마무리가 새로운 시작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도 어제에 이어서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정

 

말로 걱정이 많으신가 봅니다. 그래서 ‘마치 양을 이리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 같

 

다’고도 말씀하시지요. 그러면서 아주 자세히 어떤 식으로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선

 

포해야 하는지를 준비시켜 주십니다.

지금 이 현재에도 주님께서는 우리들을 준비시켜주십니다. 성서를 통해서 각종 영

 

적 말씀들을 통해서 그리고 기도를 통해서 우리들이 이 세상에 하느님의 뜻을 전할

 

수 있는 준비를 시키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그 완성을 위한 노력을 얼마나 잘 하

 

고 있는지요? 혹시 주님의 말씀을 들은 처음만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한 뒤, 얼마 가

 

지 못해서 흐지부지 해버리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그러면서 스스로 타협합니다.

‘남들도 다 그렇게 해.’

예수님께서 2000년 전에 걱정하셨던 이유는 이렇게 당신의 그 준비를 완성시키지

 

못하는 우리들의 나약함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설거지를 미루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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