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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7-09 조회수1,169 추천수2 반대(0) 신고

                     2005년 7월 9일 연중 제14주간 토요일

 

 

 

 

제1독서 창세기 49,29-32; 50,15-26ㄱ


그 무렵 야곱이 자녀들에게 분부하였다. “나는 이제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나를 헷 사람 에브론의

 

밭에 있는 굴, 내 선조들 옆에 묻어 다오. 그 굴은 가나안 땅 마므레 앞 막벨라 밭에 있다. 그것은 아

 

브라함께서 묏자리로 쓰려고 헷 사람 에브론에게서 밭째 사 둔 것이다. 거기에는 아브라함과 사라

 

두 분이 묻혀 있고, 이사악과 리브가 두 분도 묻혀 있고, 나도 레아를 거기에다 묻었다.”

 

야곱은 이렇게 아들들에게 분부하고 나서 침상에 바로 누워 마지막 숨을 거두고 세상을 떠나, [선

 

조들 곁으로 갔다.]

 

요셉의 형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어쩌면 요셉은 우리가 미워 우리에게서 당한 온갖 억울함을

 

앙갚음할지도 모르겠다.” 하면서 요셉 앞에 나가 빌었다. “아버지께서는 세상 떠나시기 전에 당신

 

의 말씀을 요셉에게 전하라 하시면서 이렇게 분부하셨습니다. ‘형들이 악의로 한 일이건 어떻게 마

 

음을 잘못 먹고 한 일이건 못할 짓 한 것을 용서해 주어라. 네 아비를 돌보시던 하느님의 종들이 비

 

록 악의에 찬 일을 했지만 용서해 주어라.'” 요셉은 이 말을 들으며 울었다. 형들도 울며 그 앞에 조

 

아렸다. “이제 우리를 종으로 삼아 다오.”

 

“두려워하지들 마십시오. 내가 하느님 대신 벌이라도 내릴 듯싶습니까?”하면서 요셉은 이렇게 말

 

하였다. “나에게 못할 짓을 꾸민 것은 틀림없이 형들이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도리어 그것을 좋

 

게 꾸미시어 오늘날 이렇게 뭇 백성을 살리시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이제 두려워하지들 마십시오.

 

내가 형들과 형들의 어린것들을 돌봐 드리리다.” 이렇게 위로하는 요셉의 말을 들으며 그들은 가슴

 

이 터지는 듯하였다.

 

그 후 아버지의 집안과 함께 이집트에서 살다 보니 요셉의 나이 백십 세가 되었다.

 

그는 에브라임의 후손 삼 대를 보았다. 그리고 므나쎄의 아들 마길이 낳은 아이들도 자기 무릎에

 

받아 아들 항렬에 들였다.

 

요셉이 일가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이제 죽을 터이지만 하느님께서는 반드시 너희를 찾아오

 

시어 이 땅에서 이끌어 내시고 아브라함과 이사악, 야곱에게 주시겠다고 맹세하신 땅으로 올라가

 

게 하실 것이다.”

 

다시 요셉은 이스라엘 자손에게 서약을 시켰다. “하느님께서 너희를 반드시 찾아오실 것이다. 너희

 

는 그때 여기에서 내 뼈를 가지고 그리로 올라가거라.” 그리고 요셉은 죽었다.

 

복음 마태오 10,24-33

 

그때에 예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제자가 스승보다 더 높을 수 없고 종이 주인보다 더 높을

 

수 없다. 제자가 스승만 해지고 종이 주인만 해지면 그것으로 넉넉하다. 집주인을 가리켜 베엘제불

 

이라고 부른 사람들이 그 집 식구들에게야 무슨 욕인들 못 하겠느냐?

 

그러므로 그런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감추인 것은 드러나게 마련이고 비밀은 알려지게 마련

 

이다. 내가 어두운 데서 말하는 것을 너희는 밝은 데서 말하고, 귀에 대고 속삭이는 말을 지붕 위에

 

서 외쳐라.

 

그리고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영혼과 육신을 아울러 지

 

옥에 던져 멸망시킬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

 

참새 두 마리가 단돈 한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런 참새 한 마리도 너희의 아버지께서 허락

 

하지 않으시면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아버지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도 낱낱이 다 세어 두셨

 

다.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훨씬 더 귀하다.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

 

언하겠다. 그러나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하겠다.”




사람들은 저에 대해서 어느 정도 다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화를 하다보면 민망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즉, 저는 그 사람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데 그 사람은 저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아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이 새벽 묵상 글 때문이지요. 새벽 묵상 글을 통해 저의 일상 모습을

 

다 드러내기 때문에 저에 대해서 잘 아시는 것입니다. 특히 요즘 새벽 묵상 글을 보시는 분들이 더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저에 대한 비밀은 한층 더 없어졌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런 단점도 있지만, 사실은 좋은 점도 많습니다. 왜냐하면 매일 매일 제 자신을 반성할 수

 

가 있으니까요. 어제는 이런 일이 있었답니다.

어제 저녁, 동네의 슈퍼마켓에 물건을 사러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필요한 물건을 사려고 장바구니

 

를 들고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제가 좋아하는 사은품이 보이는 것입니다(새벽 묵상 글 2005년 6월

 

27일 자 참조). 커다란 참치 캔 2개를 사면 밀폐용기를 하나 준다는 것이었지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치를 많이 먹으니까, 저 큰 것을 사도 다 먹을 수 있을꺼야.’

그리고 장바구니에 넣으려는 순간, 그 참치 캔의 상표가 보입니다. 제가 지난번에 한번 구입해서

 

먹은 적이 있었던 상표로, 다른 참치 캔에 비해서 맛이 그렇게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

 

데도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밀폐용기 하나 더 주잖아. 더군다나 값도 다른 것에 비해서 싸고…….’

이런 생각까지 미치면서, 그 참치 캔과 밀폐용기 사은품은 저의 장바구니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저번에 썼던 새벽 묵상 글 생각이 났습니다. 사은품만 좋아하는 제 자신에 대한 반성이었지

 

요. 하지만 그런 반성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사은품에 눈이 멀어서, 별 맛도 없는 그래서 결

 

국은 잘 먹지 않을 것 같은 참치 캔을 사고 있는 제 모습이 한심해 보였습니다. 결국 저는 그 참치

 

캔과 밀폐용기라는 사은품을 포기하고, 아무 사은품도 없는 참치 캔을 구입했습니다. 갈등이 많았

 

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훨씬 잘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과감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새벽 묵

 

상 글을 통한 반성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사실 이 세상에는 이런 식의 일장일단(一長一短)이 늘 함께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데 우리들은 늘 단점만을 보려고 하면서 부정적인 생각을 지우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주님

 

께서 주신 세상에서 힘들어하고 지쳐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렇게 부정적인 마음으로 힘들고 지쳐하는 우리들에게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 세상 것에 대해서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나를 힘들게 한다고 지치게 한다고.. 두려워

 

해봤자 바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반대로 생각한다면, 그렇게 나를 힘들게 하는

 

그 순간이 나에게 은총의 시간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우리들에게 고통과

 

시련만을 주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 안에서 두려움 없이 살 수 있는 길. 그 길은 이 세상 밖이 아니라, 바로 이 세상 안에 함께

 

있습니다. 단지 그것을 못 찾고 있을 뿐이겠지요.

 

 

                                  두려워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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