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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7-13 조회수926 추천수3 반대(0) 신고

 

                     2005년 7월 13일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제1독서 출애굽기 3,1-6.9-12

 

그 무렵 모세는 미디안 사제인 장인 이드로의 양 떼를 치는 목자가 되었다. 그가 양

 

떼를 이끌고 광야를 지나 하느님의 산 호렙으로 갔더니 주님의 천사가 떨기 가운데

 

서 이는 불꽃으로 그에게 나타났다.

 

떨기에서 불꽃이 이는데도 떨기가 타지 않는 것을 본 모세가 “저 떨기가 어째서 타

 

지 않을까? 이 놀라운 광경을 가서 보아야겠다.” 하며 그것을 보러 오는 것을 주님께

 

서 보셨다. 하느님께서 떨기 가운데서 “모세야, 모세야.” 하고 부르셨다. 그가 대답

 

하였다.

 

“예, 말씀하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이리로 가까이 오지 마라. 네가 서 있는 곳은 거

 

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 하시고는 다시 말씀하셨다.

 

“나는 네 선조들의 하느님이다.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

 

님이다.” 모세는 하느님 뵙기가 무서워 얼굴을 가렸다. 주님께서 계속 말씀하셨다.

 

“지금도 이스라엘 백성의 아우성 소리가 들려온다. 또한 이집트인들이 그들을 못살

 

게 구는 모습도 보인다. 내가 이제 너를 파라오에게 보낼 터이니 너는 가서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이집트에서 건져내어라.”

 

모세가 하느님께 아뢰었다. “제가 무엇인데 감히 파라오에게 가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건져내겠습니까?” 하느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네 힘이 되어 주겠다.

 

이것이 바로 내가 너를 보냈다는 증거가 되리라. 너는 나의 백성을 이집트에서 이끌

 

어 낸 다음 이 산에서 하느님을 예배하리라.”

 

 


복음 마태오 11,25-27

 

그때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하늘과 땅의 주인이신 아버지, 안다는 사람들과 똑똑

 

하다는 사람들에게는 이 모든 것을 감추시고 오히려 철부지 어린아이들에게 나타내

 

보이시니 감사합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이것이 아버지께서 원하신 뜻이었습니

 

다.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저에게 맡겨 주셨습니다. 아버지밖에는 아들을 아는 이

 

가 없고 아들과 또 그가 아버지를 계시하려고 택한 사람들밖에는 아버지를 아는 이

 

가 없습니다.”




요즘 저는 시간만 나면 성지 곳곳에서 자라나는 풀을 베고 있습니다. 물론 손이나 낫

 

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예초기라는 것을 이용해서 풀을 베고 있지요. 왜냐하면 사

 

람의 손으로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풀이 너무나 많은 곳에서 자리고 있거든요. 더

 

군다나 요즘 비가 많이 왔기 때문에 풀이 엄청나게 많이 자랐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

 

일, 시간이 좀 나서 풀을 베기 위해 예초기를 꺼내어 돌리려는데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것입니다. 또 다른 예초기를 꺼냈습니다(참고로 저희 집에는 예초기가 2개 있습니

 

다). 하지만 이것 역시 시동이 걸리지 않더군요.

 

저는 어제 이 두 개의 예초기를 고치러 읍내로 나갔습니다. 수리해주시는 분이 이리

 

저리 보시더니만, “고장이 심각한데요? 다 고치면 연락드릴테니 집에 가 계세요.”라

 

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리고 오후에 다 고쳤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저는 물었지요.

 

 


“아니, 잘 되던 것이 왜 이렇게 갑자기 안 되었던 거에요?”

그 분께서는 휘발유에 물이 섞여서 그렇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즉, 아마 예초기가 물

 

에 젖었고, 그러면서 물이 휘발유와 섞인 것 같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지난 장마

 

때, 예초기에 빗물이 들어갔던 것 같더군요. 결국 저는 수리비 6만원을 지불하고서

 

예초기를 들고 나왔습니다.

생각해보니 모든 기계와 물은 그렇게 좋은 관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 휴대전화가 물

 

속에 들어가면 어떻게 되는지 아십니까? 제가 아는 어떤 신부님은 휴대전화를 화장

 

실 변기에 빠뜨려서 완전히 고장났다고 하더군요. 또한 자동차에 물탄 연료를 넣으

 

면 어떻게 될까요? 제 차도 그런 경우가 있었는데요.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 현상이

 

일어나더군요(기름값 싼 곳만 골라서 가면 저처럼 됩니다). 이밖에도 기계에 물이

 

닿으면 결코 좋은 현상은 일어나지 않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물이 나쁜 것일까요? 아닙니다. 이 세상에 물이 없다면 살 수 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물은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것 중의 하나라고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것이며 유익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좋고 유익한 것 역

 

시 다른 것과 혼합될 때에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어쩌면 우리들의 마음도 이런 것이 아닐까요? 아무리 좋아 보이는 마음이라 할지라

 

도, 그 안에 순수함이 없다면 어떨까요? 좋아 보이는 그 마음으로 인해서 다른 이들

 

에게 인정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렇게 이중적인 마음을 결

 

코 좋아하시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감사의 기도를 바치십니다.

“안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이 모든 것을 감추시고 오히려 철부지

 

어린아이들에게 나타내 보이시니 감사합니다.”

 

어린아이의 특성은 과연 무엇일까요? 바로 순수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단순하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어린아이 같은 사람에게 하느님 나라의 신비가 주어

 

진다고 오늘 복음을 통해서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조용히 들여다보았으면 합니다. 얼마나 순수한가요? 혹시 온갖 복잡

 

한 것들로 뒤범벅이 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요? 비록 그 복잡한 것들이 하나하나 볼

 

때는 내게 정말로 필요한 것일 수도 있지만, 순수함을 잃게 하는 것이라면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 나라에는 들어가고 봐야 하니까요…….

 

 

                              어린아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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