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해방의 하느님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5-07-14 조회수987 추천수4 반대(0) 신고



    독서: 출애 3,13-20 복음: 마태 11,28-30 떨기 속에서 주님의 말씀을 들은 모세는 하느님께 이름을 가르쳐달라고 한다. 하느님은 "나는 곧 나다." 하고 대답해주신다. 이름을 물었으면 "나는 아무개다!"라고 대답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 통상적인데 "나는 곧 나다." 라는 대답은 이름을 제대로 가르쳐주었다고 볼 수 없다. 왜일까? 하느님은 인간이 이름을 지어 부를 수 없는 존재시기 때문이다. 무엇인지, 누구인지를 규정지을 수 있을 때 이름을 짓는 것이다. 그 정체를 파악하기엔 너무나 광대해서 함부로 규정지을 수 없는 신비로운 분. 그러기에 하느님은 인간의 언어로 쉽게 이름 지을 수 없다. 그럼에도 모세에게 당신을 알려야할 사명을 주신다.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하느님을 어떻게 알리라는 것인가? "나를 너희에게 보내신 이는 너희 선조들의 주 하느님이시다.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시다. 이것이 영원히 나의 이름이 되리라. 대대로 이 이름을 불러 나를 기리게 되리라." 무슨 말인가? 당신은 성조 하나 하나를 부르셨고, 그들의 삶에 개입하셨으며 그들이 만나고 의지하고 신앙했던 바로 그 하느님이심을 알리라는 것이다. 그렇다. 하느님은 개념적으로 정의(定意)하여 이성으로 파악하고 배워 알 수 있는 분이 아니라 개개인과 개별적으로 인격적으로 만나는 것으로 알 수 있는 분이시라는 것이다. 각기 다른 인간의 삶의 역사에 각각 다른 방법으로 만나시면서도 그들을 모두 한 신앙으로 인도하시는 분, 즉 공동체로 이끄시는 하느님시라는 것이다. 실상 모세도, 히브리인들도, 출애굽 사건을 겪기까지는 그분이 누구신지 알 수 없었다. 그들은 출애굽이라는 역사적 사건 속에서 하느님을 체험했고, 그분에 대한 신앙은 형성되었으며, 그분과 계약을 맺게 되었다.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며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던 그들을 불러내어 자유와 해방을 주셨던 그 사건은 결코 자기들의 힘으로 이룩한 사건이 아니라는 사실. 그것은 정체 모를 놀라운 분의 은총이었음을 뿌리깊게 체험했던 것이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은 다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의 영혼이 안식을 얻을 것이다.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그 옛날 모세를 시켜 이집트 땅에서 억압받는 사람들을 불러내신 하느님처럼 예수께서도 오늘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들 모두를 부르신다. 예수께서는 결코 짐을 없애주마고 하지는 않으신다. 다만 우리들 스스로 잘못 만들어서 지고 있는 불량품 멍에는 벗겨내고 편하고 가벼운 당신의 멍에로 바꾸어주시겠다고 하신다. 당신의 멍에는 가볍고 몸에 잘 맞아서 짐을 지기 편하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멍에란 짐을 지기 전의 준비 태세라고 말한다면 당신에게 와서 배우라는 '온유하고 겸손한’마음의 자세가 바로 예수께서 지어주시는 멍에이다. 인생의 대소사 앞에서 우리는 겸허할 수밖에 없다. 좋은 일이라 해서 무조건 좋아할 일도 아니며 나쁜 일이라 해서 아주 나쁘기만 한 일도 아니다. 우리에게 닥치는 일들을 차분하게 맞이하며 도피하지 않고 자기를 과신하지 않는 온유하고 겸손한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소나 말에게 멍에를 지어주고, 짐을 나르도록 주인이 옆에서 돌보듯이 그분이 우리에게 멍에를 지어주시고 짐을 나르도록 하셨다면, 반드시 그 짐을 지고 갈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주실 것이다. 힘에 겨워 쓰러지지 않도록, 끝까지 이루어낼 수 있도록. 그 옛날 출애굽의 놀라운 은총을 그들에게 베풀어주시며 구름기둥, 불기둥으로 지켜주셨듯이. 짐이 무겁고 멍에가 너무 크다고 생각되는가? 그렇다면 온유하고 겸손하게 아버지 하느님의 은총을 구하는 자세. 그분의 힘과 지혜와 능력을 믿고 도움을 바라는 자세. 그런 자세를 늘 내 몸에 딱 맞는 멍에로 메고 있을 때, 나에게 주어진 짐은 그분의 도움으로 가볍고 편하게 되리라.
      그때에야 나의 짐은 나를 너무 가볍게 만들지도 않고, 짓누르지도 않는 진정한 길동무요, 내 인생을 성숙시키는 좋은 벗이 되리라.





      Gheorghe Zamfir ... Pluie D''Ete (여름비)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