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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7-15 조회수1,084 추천수2 반대(0) 신고

 

 

              2005년 7월 15일 성 보나벤뚜라 주교 학자 기념일

 

            

 

제1독서 출애굽기 11,10─12,14

그 무렵 모세와 아론은 파라오 앞에서 온갖 놀라운 일을 해 보였다. 그러나 주님께서

 

파라오에게 고집을 부리게 하셨으므로 그는 백성을 그의 땅에서 내보내지 않았다.

 

주님께서 이집트 땅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이 달을 한 해의 첫 달

 

로 삼고, 달수를 이 달에서 시작하여 계산하여라. 너희는 이스라엘의 모든 회중에게

 

알려라.

 

이 달 십일에 사람마다 한 가문에 한 마리씩, 한 집에 한 마리씩 새끼양을 마련해 놓

 

아라. 만일 식구가 적어 새끼양 한 마리가 너무 많거든 한 사람이 먹을 분량을 생각

 

하여 옆집에서 그만큼 사람을 불러다가 먹도록 하여라.

 

흠이 없는 일 년 된 수컷이면 양이든 염소든 상관 없다. 너희는 그것을 이 달 십사일

 

까지 두었다가 이스라엘 온 회중이 모여서 해질 무렵에 잡도록 하여라.

 

그리고 그 피를 받아, 그것을 먹을 집의 좌우 문설주와 문 상인방에 바르라고 하여

 

라.

 

그날 밤에 고기를 불에 구워 누룩 없는 빵과 쓴 나물을 곁들여 먹도록 하는데, 날로

 

먹거나 삶아 먹어서는 안 된다. 머리와 다리와 내장도 반드시 불에 구워 먹어야 한

 

다.

 

그것을 아침까지 남겨 두어서도 안 된다. 아침까지 남은 것은 불에 살라 버려야 한

 

다. 그것을 먹을 때는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는 신을 신고 손에는 지팡이를 잡고 서

 

둘러 먹어야 한다. 이것이 주님께 드리는 과월절이다.

 

그날 밤 나는 이집트 땅을 지나가면서 전국에 있는 맏이들을 사람이건 짐승이건 모

 

조리 치리라. 또 이집트의 신들도 모조리 심판하리라. 나는 주님이다.

 

집에 피가 묻어 있으면, 그것이 너희가 있는 집이라는 표가 되리라. 나는 이집트 땅

 

을 칠 때에 그 피를 보고 너희를 쳐 죽이지 않고 넘어가겠다. 너희가 재앙을 피하여

 

살리라.

 

이날이야말로 너희가 기념해야 할 날이니, 너희는 이날을 주님께 올리는 축제일로

 

삼아 대대로 길이 지키도록 하여라.”

 

 

복음 마태오 12,1-8

어느 안식일에 예수께서 밀밭 사이를 지나가시게 되었는데 제자들이 배가 고파서

 

밀 이삭을 잘라 먹었다.

 

이것을 본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예수께 “저것 보십시오. 당신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고 말했다.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는 다윗의 일행이 굶주렸을 때에 다윗이 한 일을

 

읽어 보지 못하였느냐? 그는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서 그 일행과 함께 제단에 차려

 

놓은 빵을 먹지 않았느냐? 그것은 사제들밖에는 다윗도 그 일행도 먹을 수 없는 빵

 

이었다.

 

또 안식일에 성전 안에서는 사제들이 안식일의 규정을 어겨도 그것이 죄가 되지 않

 

는다는 것을 율법책에서 읽어 보지 못하였느냐? 잘 들어라. 성전보다 더 큰 이가 여

 

기에 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나에게 동물을 잡아 바치는 제사가 아니라 이웃에게 베푸는 자선

 

이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았더라면 너희는 무죄한 사람들을 죄인으로 단정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람의 아들이 바로 안식일의 주인이다.”

 

 





얼마 전, 안경을 하나 맞추기 위해서 안경점에 갔었습니다. 왜냐하면 쓰고 있던 안경

 

이 자전거에 밟혀서 부서졌거든요. 시력 검사를 한 뒤에, 제가 앞으로 쓸 안경테를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나 많은 안경테를 바라보면서 제가 고르지 못하자, 그 안

 

경점 직원은 저에게 어떤 안경테를 원하느냐고 묻습니다. 저는 기왕이면 가벼운 안

 

경테였으면 좋겠다고 말했지요. 그러자 저에게 안경테 하나를 권해줍니다. 정말로

 

가벼웠습니다. 그런데 옆으로 보이는 가격표. 그 가격이 엄청납니다. 20만원이 넘더

 

군요. ‘Made in Japan’ 이랍니다. 저의 눈을 위해서 자그마치 20만원이 넘는 것을 쓴

 

다는 것이 너무나 호강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솔직하게 말했지요.

 

 


“조금 싼 것 없나요?”

그러자 10만 원 정도 되는 안경테를 보여줍니다. 이것 역시 가벼웠습니다. 하지만 10

 

만원도 비싼 느낌이 팍팍 들었습니다.


 

“혹시 더 싸고 그러면서도 가벼운 것 없나요?”

이번에는 3만 원짜리 안경테를 보여줍니다. 앞에 것에 비해서 무겁기는 했지만, 안

 

경테가 튼튼한 것은 물론 가벼운 축에 속했습니다. 점점 이 3만 원짜리 안경테에 관

 

심을 갖자 그 안경점 직원은 이렇게 말하더군요.

 

“손님, 만약 이것(20만원이 넘는 제일 비싼 안경테)을 구입하시면 제가 5만원까지

 

DC를 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이것(3만 원짜리 제일 싼 안경테)은 5천까지밖에 DC

 

를 해드릴 수밖에 없네요.”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할인율이 높은 것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가격이 저렴한 것

 

을 구입할 것인가를 말이지요. 결국 저는 가격이 저렴한 쪽을 선택했습니다. 아무리

 

할인율이 높다 하더라도 안경렌즈까지 포함하면 20만원 넘는 비용을 쓴다는 것이

 

왠지 사치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그리고 의심도 생겼습니다. 이렇게 할인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안 나간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지금 현재 저는 안경렌즈까지 포함해서 5만 5천 원짜리 안경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

 

데 얼마나 마음에 드는지 모릅니다. 솔직히 전에 쓰던 안경은 무거운 것은 물론, 안

 

경렌즈에 상처가 많이 나 있었거든요. 이런 상태에서 안경을 바꾸니 너무나 가볍다

 

는 느낌과 함께, 흠이 없어서 깨끗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답니다.

 

이렇게 가격이 저렴해도 제 마음에 딱 맞는 것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비싼

 

안경이 다른 안경에 비해서 훨씬 좋다는 것을 인정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저렴한 안

 

경도 전에 쓰던 안경보다는 좋으니까 너무나 마음에 들더군요.

 

사실 우리들은 고급스러운 것이 달라도 다르다는 말을 종종 합니다. 그러다보니 화

 

려한 명품만을 선호하는 명품족이라는 신조어도 생겼고요, 명품을 대여해주는 곳도

 

생겼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사람들이 선호하는 값비싼 명품보다도 자신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실용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바리사이파 사람들. 그들은 어쩌면 이러한 명품족이 아니었

 

나 싶습니다. 즉, 외관상으로만 보이는 하느님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남

 

들이 열심히 한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기도와 단식을 밥 먹듯이 해야 하고 안

 

식일 법은 하나도 빠짐없이 철저히 지켜야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

 

지만 예수님께서는 달랐습니다. 오히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는 안으로 실속을 차

 

리는, 사랑의 실천을 강조하셨습니다.

 

우리는 과연 하느님 앞에 어떤 모습으로 나아가나요? 겉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명품

 

족은 아니었나요? 하지만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서도 말씀하시듯이, 이웃에

 

게 베푸시는 자선을 가장 원하신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사치를 부리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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