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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7-16 조회수878 추천수2 반대(0) 신고

 

 

                 2005년 7월 16일 연중 제15주간 토요일

 

 

제1독서 출애굽기 12,37-42

그 무렵 이스라엘 백성은 라므세스를 떠나 수꼿으로 향했는데, 딸린 식구를 빼고 장

 

정만도 육십만 가량이 되었다. 그 밖에도 많은 잡식구들이 따라 나섰고 소와 양 등

 

가축들도 떼지어 따랐다.

 

그들은 이집트에서 가지고 나온 누룩 없는 빵 반죽으로 과자를 구워야 했다. 이집트

 

에서 경황없이 나오느라고 먹을 것을 미처 장만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 머무른 것은 사백삼십 년 동안이었다. 마침내 사백삼십

 

년이 끝나던 바로 그날에 주님의 군대는 모두 이집트 땅에서 빠져 나왔다.

 

그날 밤, 주님께서 그들을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내시려고 밤새워 가며 지켜 주셨으

 

므로 이스라엘의 모든 백성은 대대로 주님을 생각하며 이 밤을 새워야 하는 것이다.

 

 

복음 마태오 12,14-21

 

그때에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물러가서 어떻게 예수를 없애 버릴까 하고 모의하였

 

다.

 

예수께서는 그 일을 알아채시고 거기를 떠나셨다. 그런데 또 많은 사람들이 뒤따라

 

왔으므로 예수께서는 모든 병자를 고쳐 주시고 당신을 남에게 알리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하셨다.

 

그리하여 예언자 이사야를 시켜, “보아라, 내가 택한 나의 종, 내 사랑하는 사람, 내

 

마음에 드는 사람, 그에게 내 성령을 부어 주리니, 그는 이방인들에게 정의를 선포하

 

리라. 그는 다투지도 않고 큰 소리도 내지 않으리니, 거리에서 그의 소리를 들을 자

 

없으리라. 그는 상한 갈대도 꺾지 않고, 꺼져 가는 심지도 끄지 않으리라. 드디어 그

 

는 정의를 승리로 이끌어 가리니, 이방인들이 그 이름에 희망을 걸리라.” 하신 말씀

 

이 이루어졌다.




얼마 전, 동창 모임이 인천에서 있었습니다. 축일 날 따로 모이기가 힘들었기에 동창

 

모임을 통해서 서로 축하를 해주었답니다. 저희들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한 잔, 두 잔……. 이제 그 잔 수가 늘어나면서 저의 체

 

력도 점점 힘을 잃더군요. 왜냐하면 저는 술을 잘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새벽에 일

 

찍 일어나는 관계로 남들보다 일찍 잠들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평소에 거의 술을 먹지 않는 저로써는 엄청난 무리를 해서 술을 마셨지요. 그

 

리고 한 동창의 집에서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한참을 자고 있는데, 몸이 가렵기 시

 

작합니다. 아마 모기가 있어서 저를 물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술을 마셨고, 늦은 시

 

각이라 너무나 피곤했습니다. 그 모기를 잡고서 자는 것도 귀찮았습니다(술 많이 드

 

시고 그냥 주무신 경험이 있으신 분은 저의 마음을 이해하실 것입니다). 그래서 그

 

냥 잤습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에, 또 가렵습니다. 아마 또 물린 것 같습니다.

 

모기에게 물린 부분이 너무나 가려웠습니다. 저는 눈을 감고 짜증을 내면서 물린 부

 

위를 박박 긁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너무나 시원했습니다. 하지만 긁는 것을 멈추

 

는 순간 더 가려웠습니다. 그리고 모기에게 물린 부분이 뽈록 부어올랐습니다.

사실 모기한테 물리면 가려운 것이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가렵다고 박박 긁으면 어

 

떻게 될까요? 더 가렵고, 그 부위가 부어오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술

 

김에 가렵다고 한참을 긁었던 것입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들의 생활 가운데에서도 이런 식으로 나도 모르는 무

 

의식중에 긁어서는 안 되는 것들을 박박 긁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요? 그래서 더

 

힘들었을 때가 얼마나 많은가요?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남에 대한 판단 섞인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들은 남에

 

대한 말을 너무나 쉽게 내뱉습니다. 그리고 남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이로부터 듣게

 

되면, 그것이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상관없이 또 다른 사람에게 건넬 때가 또 얼마

 

나 많습니까? 또한 들은 그대로 전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 이야기에 자신의 어떤 사

 

견도 포함되어 없는 이야기까지 추측해서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가 얼마나 많습니

 

까?

이렇게 남에 대한 판단 섞인 말들이 바로 나도 모르는 무의식중에 나오는 경우가 참

 

으로 많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마치 모기한테 물렀을 때 긁어서

 

오히려 더 힘들어지는 것처럼, 그 사람과의 관계를 더욱 더 힘들게 만들고 맙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병자를 고쳐주신 뒤에,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십니다. 그 이유는 그릇된 판단을 하기 때문인 것입니다. 사실 바리사

 

이파 사람들이나 율법학자들은 예수님에 대한 잘못된 판단을 내리지요. 그리고 그

 

판단을 밀고 나갑니다. 분명히 예수님께서 놀라운 기적을 행하고 자신들의 삶에 유

 

익한 말씀을 해주시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메시아의 모습이 아니었기에 그들은 죄

 

인으로 판단합니다. 또한 그 판단을 다시 번복할 수가 없어서 확실한 죄인으로 만들

 

어 나가고 있지요.

앞서 모기 물린 부위를 긁으면 긁을수록 그 부위가 부어오르고, 더 간지러워지는 것

 

처럼 이들 역시 더 큰 죄를 짓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에 대한

 

말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신 것은 아닐까요?

나의 판단에 대해서 우리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혹시 나를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나는 무조건 옳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그릇된 판단으로

 

단죄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하지만 그 모습이 바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

 

는 모습이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남에 대해서 말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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