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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7-21 조회수913 추천수2 반대(0) 신고

 

 

                      2005년 7월 21일 연중 제16주간 목요일

 

                       

 

 

제1독서 출애굽기 19,1-2.9-11.16-20ㄴ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 땅에서 나온 지 석 달째 되는 초하룻날, 바로 그날 그들은

 

시나이 광야에 이르렀다. 그들은 르비딤을 떠나 시나이 광야에 이르러 그 광야에 진

 

을 쳤다. 이스라엘이 그곳 산 앞에 진을 친 다음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와 말하는 소리를 이 백성이 듣고 또 너를 길이 믿게 하기 위하여 이제 짙은

 

구름 속에서 너에게 나타나리라.”

 

모세가 백성들의 말을 또다시 주님께 아뢰자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백성에게로 가서 오늘과 내일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라고 하여라. 옷을 빨고 셋째

 

날을 맞을 준비를 갖추게 하여라. 셋째 날 주님은 온 백성이 보는 가운데 이 시나이

 

산에 내리리라.”

 

셋째 날 아침, 천둥소리와 함께 번개가 치고 시나이 산 위에 짙은 구름이 덮이며 나

 

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자 진지에 있던 백성이 모두 떨었다.

 

모세는 백성들로 하여금 하느님을 만나 보게 하려고 진지에서 데리고 나와 산기슭

 

에 세웠다.

 

시나이 산은 연기가 자욱하였다. 주님께서 불 속에서 내려오셨던 것이다. 가마에서

 

뿜어 나오듯 연기가 치솟으며 산이 송두리째 뒤흔들렸다.

 

나팔 소리가 점점 크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모세가 하느님께 말씀을 올리자 하느님

 

께서 천둥소리로 대답하셨다.

 

주님께서 시나이 산 봉우리에 내려오셔서 모세에게 산봉우리로 오르라고 하시었다.

 

 



 

복음 마태오 13,10-17

 

그때에 제자들이 예수께 가까이 와서 “저 사람들에게는 왜 비유로 말씀하십니까?”

 

하고 묻자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는 하늘나라의 신비를 알 수 있는 특권을 받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받지 못하였

 

다. 가진 사람은 더 받아 넉넉하게 되겠지만 못 가진 사람은 그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내가 그들에게 비유로 말하는 이유는 그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

 

고 깨닫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이사야가 일찍이,‘너희는 듣고 또 들어도 알아듣지 못하고,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리라. 이 백성이 마음의 문을 닫고 귀를 막고 눈을 감은 탓이니, 그렇지만 않다

 

면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달아 돌아서서 마침내 나한테 온전하

 

게 고침을 받으리라.' 하고 말하지 않았더냐?

 

그러나 너희의 눈은 볼 수 있으니 행복하고 귀는 들을 수 있으니 행복하다. 나는 분

 

명히 말한다. 많은 예언자들과 의인들이 너희가 지금 보는 것을 보려고 했으나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지금 듣는 것을 들으려고 했으나 듣지 못하였다.”




어떤 선비가 좀 배웠다고 목에 힘을 잔뜩 주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상스러운 말보다

 

는 고상한 말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고, 상스러운 말을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부끄러

 

운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늘 고상한 말만을 하는 자신을 무척이나

 

자랑스럽게 여겼지요.

어느 날, 이 선비는 먼 길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길을 가던 중에 강을 건너다가 그만

 

발을 헛디뎌서 물에 빠지고 만 것이에요. 수영을 전혀 하지 못하는 이 선비는 허우적

 

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사람 살려”라고 말이 입 밖으로 나오려는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니, 내가 이런 상스러운 말을 부끄럽게 어떻게 할 수 있단 말인가? 내가 죽더라도

 

이렇게 상스러운 말은 할 수 없지.’

그러면서는 그는 “사람 살려”라는 말보다는 이렇게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인간 구제! 인간 구제!”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서 이 선비를 구하러 왔을까요? 가까운 밭에서 일을 하고 있

 

는 농부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인간 구제’라는 말을 알아듣지 못해서 한 사

 

람도 달려오지 않았답니다. 결국 이 교만한 선비는 익사하고 말았습니다.

이 선비가 그냥 쉽게 “사람 살려”라고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 농부들이 즉

 

각 와서 구해 주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말이 상스러운 말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끝까지 교만하게 “인간 구제”라는 어려운 말을 고집하다가 목숨을 잃게 되었던 것이

 

지요.

 

사실 우리들은 이 체면이라는 상당히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자신을 낮추는 듯

 

한 말은 어떻게든 하지 않으려는 것이 우리들의 일반적인 모습이라는 것이지요. 하

 

지만 필요에 의해서라면 자신을 낮추는 말이라 할지라도 할 수 있는 것, 그것 역시

 

커다란 용기가 아닐까 싶네요.

제자들이 예수님께 묻습니다.

“저 사람들에게는 왜 비유로 말씀하십니까?”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님처럼 비유로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의 말씀

 

은 당연히 어려워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그들은 늘 어려운 말로써 사람들에게 이야

 

기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달랐습니다. 누구나 다 알아들을 수 있는 말, 우리

 

들의 일상 삶 안에서 쉽게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을 통해서 하느님에 대한 설명을 해주

 

셨지요. 이러한 차이 때문에 제자들은 비유로 말씀하시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

 

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하나라도 더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비유로 말씀하셨습니

 

다. 하지만 당시 종교 지도자들은 사람들이 알아듣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습

 

니다. 단지 어려운 말로써 자신들이 똑똑하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기만 하면 그만이었던 것이지요.

앞서 그 선비가 고상한 말만을 하다가 결국 망해버렸던 것처럼, 우리 역시 자신을 드

 

러내는데 최선을 다하다가는 이렇게 쫄딱 망할 수 있습니다. 대신 예수님처럼 모든

 

이가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알아들을 수 있도록 자신을 낮추어 나갈 때, 우리들은 주

 

님께 더 큰 선물을 받을 것입니다.

 

 

나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세상에 드러내는데 최선을 다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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