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고통없이 열매만을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5-07-25 조회수1,239 추천수7 반대(0) 신고

7월 25일 (월)요일


"너희가 청하는 것이 무엇인지나 알고 있느냐? 내가 마시게 될 잔을 너희도 마실 수 있느냐?" (마태20, 22)

 

제가 봉사를 갔던 본당의 안 수배 부제님의 강론 말씀입니다.


우리들은 기도를 통해서 어린이가 사탕을 달라고 하듯이 많은 것들을 청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 "너희가 청하는 것이 무엇인지나 알고 있느냐? 내가 마시게 될 잔을 너희도 마실 수 있느냐?" 하고 물으신 것처럼 새로운 원리가 있습니다.


제1 독서에서도 예수의 죽음을 우리안에 잉태해야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복음 말씀처럼 하느님 곁에 안고자하면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하고 우리는 고난의 잔을 마셔야 합니다. 


우리는 야고보 사도의 어머니처럼 "주님의 나라가 서면 이 두 아들을 하나는 주님의 오른편에, 하나는 왼편에 앉게 해 주십시오." 라고 청하지는 않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싹을 틔우는 고통과 기다림이 없이 열매만 달라고 하지는 않는지... 제 자신안에서도 이러한 성향을 발견합니다. 


'죽으면 살리라' 라는 말과 같이 살려고 하면 죽는다는 것을 새겨봅니다. 부활의 원리를 머리로는 알지만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들을 주님께서 변화시켜주시도록 청해 봅시다.

 

 

결혼하고 바로 석유곤로나 연탄불에 밥을 지어 먹을 때의 일이 생각납니다. 밥이 우르르 끓고 난 뒤에는 연탄불에 쇠로 된 얇은 덮개를 덮고 약불에 뜸을 들이는 과정이 충분히 있어야 밥이 제 맛이 납니다.

 

저는 시간이 급했을 때나 그렇지 않을 때도 마음이 조급하여 뜸들이는 시간을 잘 기다리지 못하고 밥뚜껑을 열어 보았습니다. 자꾸 밥뚜껑을 열어보니 시간은 더 늦춰지고 밥이 잘 될리가 없었습니다. 세월이 한참 흐른후에야 밥이 다 되기전에 뚜껑을 열어보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해 보면서 밥이 뜸드는 과정을 생략하고 빨리 밥이 잘 되기만을 바랐던 것이 열매만을 기대하는 심정과 비슷한 점이 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딸의 결혼생활의 갈등과정을 지켜보면서도 제 자신이 조급했던 점을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잘 이겨냈나 싶으면 다시 반복되는 어려움에 잘 삭이고 기다려주며 인내하기보다는 또 다시 마음 조리며 실망했던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하느님께 더 깊이 신뢰하며 고통스러움을 당연한 과정으로 좀 더 담대하게 받아들이고 수용하기보다 속상해하며 불안해했던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불편심의 마음으로 역경중에도 하느님께서 더 좋게 이끌어주실 것을 믿고 인내해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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