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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공은~ 아무나~하나~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5-08-03 조회수855 추천수9 반대(0) 신고




성공은~ 아무나~ 하나~
연중 제 18주간 수요일 말씀(민수 13,1-14,35 ; 마태 15,21-28)

아들과 딸의 성격이 반반씩 섞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난관이 생겼을 때의 대응하는 모습을 보면 특히 그렇다.
아들은 장애가 나타나면 돌아가거나 바로 체념하는 성격이다.
반면 딸은 반드시 그것을 뛰어넘어 성취감과 희열을 느끼는 성격이다.

아들이 고등학교 일학년 때의 일이다.
상급학교에 들어와서 계속 성적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모두 기대를 하고 있었다.
아마 제딴에도 무척 기대를 걸었는지 기말 시험을 앞두고 <난생처음> 열심히 공부를 했다.


그런데...첫째 날은 시험이 어렵게 나왔다고 하더니,
둘째 날은 채점을 해보고는, 컴퓨터 게임만 종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주말이 끼어 있었는데도 내리 그러고만 있었다.(참느라고 얼마나 속이 터졌는지....)
주일 저녁에, 드디어 얘기할 게 있다고 심각하게 하는 말.
학교를 그만 두고 싶다나? (으이구~~그냥~)

오늘 독서에서 불같이 화를 내시는 주님의 심정이 바로 그때의 내 심정이다.
아니, 인생의 난관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유약한 소리를 하고 있는가.
그냥~~ 그냥~~ 고생을 직사하게 시켜봐야 정신을 차릴 것 같았다.
사십년 동안 광야에서 고생을 해봐야 한다는 주님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시험을 앞두고, 제 누나와 내가 얼마나 비위를 맞추고 가르쳐주고 정성을 쏟았는지
그 생각을 하면? (주먹이 운~~다~~)

온갖 투정을 다 받아주며 어르고 달래어 가나안 땅 앞에 데려다 놓았더니
그곳에 살던 미끈한 주민들과 광야에서 고생고생하던 자기들의 꾀죄죄한 꼴을 비교해보고는

이내 겁을 집어먹고, 에집트로 돌아가자느니, 광야에서 죽는 게 낫겠다느니
아우성을 치며 반란을 일으켰다.
한마디로, '말을 물가에 데리고 올 수는 있었지만 강제로 물을 먹일 수는 없었다!'

열두 명의 정탐대는 각 지파의 수령들로 구성되어있었다. 
열 명은 그 땅에 사는 백성들과 견고한 성곽도시에 압도 되었고,
갈렙과 여호수아, 둘만은 기름진 그 땅을 보고 용기가 솟구쳤다.
야훼를 믿고 점령하러 올라가자는 그들을 백성들은 돌로 치려고까지 하였다.
장벽이 나타났을 때, 우리 마음의 분열을 보는 것 같다.

난관을 돌파하려면 계획을 수립하고 작전을 짜야한다.
난관이라는 사실 자체가, 유리한 조건보다도 불리한 조건들이 대부분이라는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한 것처럼 보여 많은 사람이 주저앉지만
'성공시대'(TV 프로)에 나오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무모한 짓이라고 여기는 상황 속에서도
소수의 가능성에 온 정력을 쏟아 성공했다는 점이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 복음에 나오는 가나안 여자도
'아줌마' 특유의 끈기와 능청스러움과 용맹함으로 장애를 뚫고 목적한 바를 이루고 있다.
프랑스 사전인가(?)에 우리나라 말, '아줌마'라는 단어가 올라갔는데
거의 부정적인 뜻으로 해설되어있다지만 (확인해보진 않았다)
최근엔 아줌마의 긍정적인 의미를 더 찾는 추세다.

공관복음 중에 이 아줌마의 행동이 가장 끈질기게 묘사되어있는 것이 마태오복음이다.
자식을 위해 제자들의 제지를 뚫고, 예수님의 박대도, 모욕적인 말씀도 모두 개의치 않고
은총의 부스러기라도 주워가겠다는 끈질긴 모성이
하느님조차 움직이게 만들었던 것이다.

인생은 평평한 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차피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은 없고 유리하게 만들어야 할 상황만 존재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건이 아니라 정신이라는 가르침을 오늘 말씀에서 듣는다.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 의지하고 맡겨드린다는 근본 정신을 갖되,
최선을 다해 난관을 넘어서려는 용기와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날, 심약한 아들에 대해 불같이 화가 나던 마음은
이제는 가슴을 조이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바뀌었지만,
그때의 일을 계기로 일부러라도 고생은 좀 시켜야겠다는,
그리고 좀더 강하게 키워야 하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이스라엘 백성을 다시 되돌려 보내신 40년의 광야 생활!
주님도 그러셨나보다.

 

 

 

ps. 오래 전의 글을 리메이크했습니다 ^^..

벌써 5년전의 일이군요.

아들은 삼년 후, 진짜루 공부를 때려치우고.... 지금은 키타를 치고 있습니다.

그거는 하루 몇시간씩... 열심히, 몇년 동안, 지치지도 않고, 끼고 사네요 ㅎㅎ

적성이 맞는지...그것마저 때려치우면 안되겠는지...아무튼...

이 아이의 성공 개념은... '하고 싶은 것을 맘껏하면서, 밥은 굶지만 않음 된다!'는 주의입니다..

에구구~밥은 굶지만 않음 된다는 아들한테 밥 얻어먹을 수 있을지... 미쵸~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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