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말(3)
글 이재복
정자옆 은행나무 밑에서 마마지난
연자매 서 있다
누군가 얼마의 곡물 옷 벗기고 갈았는지
바람에 갈아 어느집 떡 시루 채웠는지
둔하고 무거워 서름만 갈아낸다
무언의 얼굴은 늙지 못한채 비 맞으며
반가의 입으로 들려 쇠심줄로 끌려와 선채
지나간 날들은 푸릇하게 그을렸다
부서진 체분녹아 가슴 채워주며
말없이 섰어도
무지로 수인되어 큰 칼 쓰고
갓쓰고 조석으로 오 가는 바람 나들며
횡으로 바늘귀 채우는데
시간의 바다를 꾀매려는지
스치는 여운만으로 온몸에서 소름 만들어
고운님 쪽진머리 살며시 풀린다
05. 08. 03. **心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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