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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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5-08-05 | 조회수805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2005년 8월 5일 연중 제18주간 금요일
제1독서 신명기 4,32-40
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하느님께서 땅 위에 사람을 내신 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나간 어느 세대에게
나 물어 보아라. 이 끝에서 저 끝에 이르는 하늘에도 물어 보아라.
이렇듯이 큰 일이 일찍이 있었더냐? 이런 말을 들어 본 일이 있었더냐? 너희처럼, 살
아 계시는 하느님께서 불 가운데서 말씀하시는 소리를 듣고도 죽지 않은 백성이 일
찍이 있었더냐?
너희는 너희 주 하느님께서 너희를 위하여 이집트를 어떻게 치셨는지 눈으로 보지
않았느냐?
모두들 두려워 떨게 하고 온갖 표적과 기적을 행하며 억센 손으로 치고 팔을 뻗어 싸
우면서 한 민족을 딴 민족의 손아귀에서 빼내어 자기 백성으로 삼으려고 나선 신이
있었느냐? 주님께서는 너희로 하여금 당신이 바로 하느님이요 다른 신은 없다는 사
실을 알게 하시려고 이 일을 보여 주신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하늘에서 당신의 소리를 들려주시어 너희를 깨우쳐 주셨고 땅 위에서
당신의 큰 불길을 너희에게 보여 주셨다. 그래서 너희는 불길 가운데서 들려 오는 그
의 말씀을 들었던 것이다. 그는 너희 선조들을 사랑하셔서 그 후손을 택하셨고 몸소
위력을 나타내시어 너희를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셨다. 그리하여 너희보다 많고 강
한 민족을 하나하나 네 앞에서 몰아내시고 너희를 그리로 이끌어 들이시고는 그 땅
을 유산으로 주시어 오늘에 이르게 하신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분명히 알아라. 그리고 마음에 새겨 두어라. 주님 바로 그분이 위로
하늘에 계시고 아래로 땅 위에 계시는 하느님이시다! 그분밖에 다른 하느님은 없다.
너희는 내가 오늘 명령하는 하느님의 규정과 계명을 지켜라. 그래야 너희와 너희 후
손이 잘될 것이다. 너희 주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아주 주시는 땅에서 오래 살 수 있
을 것이다.”
복음 마태오 16,24-28
그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제
목숨을 살리려고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얻을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는다 해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의 목
숨을 무엇과 바꾸겠느냐?
사람의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자기 천사들을 거느리고 올 터인데 그때에 그
는 각자에게 그 행한 대로 갚아 줄 것이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여기 서 있는 사람들 중에는 죽기 전에 사람의 아들이 자기 나
라에 임금으로 오는 것을 볼 사람도 있다.”
것이 아니라, 일반 시골길을 달리고 있지요. 비록 시골길이 길이 좁고 조금 위험하기
도 하지만, 해안도로에서 쌩쌩 달리는 차로 인해 발생하는 먼지를 생각한다면 이 시
골길이 더 나은 것 같기도 하더군요. 아무튼 어제도 저는 이 시골길을 따라서 열심히
자전거 페달을 밟았습니다.
그런데 길을 가다가 보니, 논길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논길을 따라서 쭉 가면 성
지에 더 빨리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사실 자전거로 못가는 길이 어디에 있습
니까? 산에도 올라가는데... 그런 생각을 가지고 그 논길에 들어섰습니다. 생각보다
농로가 넓었고, 그 길을 자전거로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 역시 문제가 없
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논길의 폭이 점점 좁아지는 것과 동시에, 아울러 길 양 옆으로는 무성히 자란 잡
풀이 저의 앞길을 방해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제가 어제 반바지를 입고 있었거든요.
따라서 풀에 다리가 쓸려서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또한 길도 편한 것이 아니었습니
다. 울퉁불퉁해서 위험했던 순간도 한 두 번이 아니었지요. 결국 도착은 했습니다.
하지만 원래 다니던 큰 길보다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답니다. 그리고 그 길
을 힘들게 지나오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우리들은 겉으로만 좋아 보이는 것들을 추구하면서 그 길을 쫓아서 간다는
것입니다. 그 길이 오히려 좁고 힘든 길이 될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즉, 우리들은 눈
에 보이는 그 시작점만을 보고서 그 길을 향해서 걸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편하게가 아니라, 아주 힘들게 말이지요.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하지만 우리들은 십자가를 어떻게든 버리려고 합니다. 그래서 원칙을 어기고 편하
고 쉬운 길만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하느님 나라로 가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습
니다. 자기를 버리고,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서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의 길을 향
해서 가는 것뿐, 그 어떤 방법도 우리들 모두가 원하는 하느님 나라를 쉽게 가도록
하지 않습니다. 마치 제가 더 빠른 길로 가겠다고 농로로 들어갔다가 오히려 더 고생
을 했던 것처럼, 비록 그 시작은 힘들어 보이지만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서 주님을 따
르는 길만큼 편하고 가장 확실한 길은 없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 나는 나의 십자가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요? 혹시 그 십자가가 무겁다고 편하고
쉬운 길을 찾는 어리석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힘들다고 남에게 투정 부리지 맙시다. 나만 힘들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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