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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8-06 조회수749 추천수3 반대(0) 신고

             2005년 8월 6일 주님 거룩한 변모 축일

 

       

 

제1독서 다니엘 7,9-10.13-14

 

내가 바라보니 옥좌가 놓이고 태곳적부터 계신 이가 그 위에 앉으셨는

 

데, 옷은 눈같이 희고 머리털은 양털같이 윤이 났다. 옥좌에서는 불꽃이

 

일었고 그 바퀴에서는 불길이 치솟았으며, 그 앞으로는 불길이 강물처

 

럼 흘러나왔다.

 

천만 신하들이 떠받들어 모시고, 또 억조 창생들이 모시고 섰는데, 그는

 

법정을 열고 조서를 펼치셨다.

 

나는 밤에 또 이상한 광경을 보았는데 사람 모습을 한 이가 하늘에서 구

 

름을 타고 와서 태곳적부터 계신 이 앞으로 인도되어 나아갔다.

 

주권과 영화와 나라가 그에게 맡겨지고 인종과 말이 다른 뭇 백성들의

 

섬김을 받게 되었다. 그의 주권은 스러지지 아니하고 영원히 갈 것이며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아니하리라.

 

 

복음 마태오 17,1-9

 

그 무렵 예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야고보의 동생 요한만을 데리고

 

따로 높은 산으로 올라가셨다. 그때 예수의 모습이 그들 앞에서 변하여

 

얼굴은 해와 같이 빛나고 옷은 빛과 같이 눈부셨다.

 

그리고 난데없이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서 예수와 함께 이야기하고 있

 

었다.

 

그때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께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괜찮으시다면 제가 여기에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에게, 하나는 엘리야에게 드리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베드로의 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더니 구름

 

속에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이 소리를 듣고 제자들은 너무도 두려워서 땅에 엎드렸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가까이 오셔서 손으로 어루만지시며 “두려워하지 말

 

고 모두 일어나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이 고개를 들고 쳐다보았을

 

때는 예수밖에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오시는 길에 단단히 당부하셨다.

 

“사람의 아들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날 때까지는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

 

도 말하지 마라.”




알렉산더 대왕이 이끄는 군대가 페르시아를 쳐부수기 위해 전진하고 있

 

었을 때의 일입니다. 사기충천해 있어야 할 군인들은 마치 패전을 결심

 

이라도 한 듯 아주 힘없이 행군을 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이 모습을 유

 

심히 보고 있었던 왕은 즉시 그 이유를 알아차렸습니다. 군인들은 전투

 

에서 얻은 노획물들을 몸에 잔뜩 지닌 채 힘겨운 행군을 하고 있었던 것

 

입니다.

 

그래서 왕은 행군을 멈추게 한 뒤, 가지고 있는 노획물들을 모두 모아

 

불태울 것을 명령했습니다. 이 명령에 군인들은 아주 심한 불평을 늘어

 

놓았지요. 하지만 어떻게 합니까? 최고 사령관의 말이니까요. 결국 이

 

명령을 따른 군인들은 페르시아의 전투에서 대승을 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알렉산더 대왕이 군인들에게 노획물을 모두 태우라는 명령을 내린

 

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분명히 어떤 거부가 있을 것

 

이 분명하니까요. 하지만 알렉산더 대왕은 이 어려운 일을 피하지 않습

 

니다. 즉, 직접 마주함으로써 막강한 군대를 가지고 있었던 페르시아를

 

이길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과감하게 버릴 줄 알아야 합니다. 분명히 고통과 어려움

 

이 따르겠지만 그것이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가는 데 장애가 된다고 판

 

단했다면 미련없이 버릴 수 있는 대담함이 필요한 것입니다.

오늘 주님 거룩한 변모 축일을 맞이하면서, 우리들은 예수님께서도 그

 

러한 대담함을 가지고 계셨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수난을 앞두시고 제자들 앞에서 당신의 신적 영광을 미리

 

보여주십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이제 곧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

 

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인간들 중에서도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

 

로서 최후를 맞이해야 한다는 것, 정말로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을 것입

 

니다. 대신 오늘 복음에 나오는 그러한 영광스러운 자리에만 앉아 있을

 

수도 있었겠지요. 주님 스스로 원하시기만 한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이

 

렇게 좋아 보이는 자리, 그래서 베드로가 이곳에 머물러 살자는 말을 할

 

정도로 영광스러워 보이는 자리였지만, 주님께서는 과감하게 그 자리를

 

버리십니다.

복음에 나오는 주님의 이 영광스러운 모습은 이렇게 고통과 어려움을

 

동반하는 당신의 수난을 피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요? 즉, 하느님께서 원하신 그 길을 거부하지 않으셨기에 영광스러운

 

변모를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그 모습을 따르라고

 

우리를 그 길로 초대하고 계십니다.

사실 우리들은 우리들의 일상 안에서 그 길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아픔과 얼마나 많은 고통을 체험합니까? 그러나 우리들은

 

그 길을 피할 생각만 합니다. 그래서 제발 이 길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주님께 기도도 합니다. 하지만 그때 예수님의 모습을 생각했으

 

면 합니다. 고통을 피하지 않으셨던 예수님의 모습, 그리고 그 결과 보

 

여주신 그 영광스러운 모습을…. 이 모습을 나의 행동으로 실천할 때,

 

우리들의 모습 역시 예수님처럼 환하게 빛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의 고통과 어려움을 말하지 맙시다. 나보다 더 힘들어하는 사람도 많

 

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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