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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8-07 조회수918 추천수3 반대(0) 신고

 

                      2005년 8월 7일 연중 제19주일 가해

 

                               

 

 

제1독서 열왕기 상권 19,9ㄱ.11-13ㄱ

 

그 무렵 엘리야가 [하느님의 산 호렙의] 한 동굴에 이르러 그 속에서 지내는데 갑자

 

기 주님의 말씀이 들려왔다. “앞으로 나가서 주님 앞에 있는 산 위에 서 있거라.”

 

그리고 주님께서 지나가시는데 크고 강한 바람 한 줄기가 일어 산을 뒤흔들고 주님

 

앞에 있는 바위를 산산조각 내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바람 가운데 계시지 않았다.

 

바람이 지나간 다음에 지진이 일어났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지진 가운데도 계시지

 

않았다. 지진 다음에 불이 일어났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불길 가운데도 계시지 않았

 

다.

 

불길이 지나간 다음, 조용하고 여린 소리가 들려왔다. 엘리야는 목소리를 듣고 겉옷

 

자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동굴 어귀로 나와 섰다.


 

 

제2독서 로마서 9,1-5

 

형제 여러분, 나는 그리스도의 사람으로서 진실을 말하고 거짓을 말하지 않습니다.

 

성령으로 움직이는 내 양심도 그것이 사실이라고 말해 줍니다. 나에게는 큰 슬픔이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으로 끊임없이 번민하고 있습니다.

나는 혈육을 같이하는 내 동족을 위해서라면 나 자신이 저주를 받아 그리스도에게

 

서 떨어져 나갈지라도 조금도 한이 없겠습니다. 나의 동족은 이스라엘 사람들입니

 

다. 그들에게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이 있고 하느님을 모시는 영광이 있고 하

 

느님과 맺은 계약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율법이 있고 참된 예배가 있고 하

 

느님의 약속이 있습니다. 그들은 저 훌륭한 선조들의 후손들이며 그리스도도 인성

 

으로 말하면 그들에게서 나셨습니다. 만물을 다스리시는 하느님을 영원토록 찬양합

 

시다. 아멘.

 

 

복음 마태오 14,22-33

 

[군중을 배불리 먹이신 후에,] 예수께서 곧 제자들을 재촉하여 배를 태워 건너편으

 

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동안에 군중을 돌려보내셨다. 군중을 보내신 뒤에 조용히 기

 

도하시려고 산으로 올라가셔서 날이 이미 저물었는데도 거기에 혼자 계셨다.

 

그동안에 배는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역풍을 만나 풍랑에 시달리고 있었

 

다.

 

새벽 네 시쯤 되어 예수께서 물 위를 걸어서 제자들에게 오셨다. 예수께서 물 위를

 

걸어오시는 것을 본 제자들은 겁에 질려 엉겁결에 “유령이다!” 하며 소리를 질렀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향하여 “나다, 안심하여라. 겁낼 것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베드로가 예수께 “주님이십니까? 그러시다면 저더러 물 위로 걸어오라고 하십시

 

오.” 하고 소리쳤다.

 

예수께서 “오너라.” 하시자 베드로는 배에서 내려 물 위를 밟고 그에게로 걸어갔다.

 

그러다가 거센 바람을 보자 그만 무서운 생각이 들어 물에 빠져 들게 되었다. 그는

 

“주님, 살려 주십시오!” 하고 비명을 질렀다.

 

예수께서 곧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시며 “왜 의심을 품었느냐? 그렇게도 믿음이

 

약하냐?” 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함께 배에 오르시자 바람이 그쳤다.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이 그 앞에 엎드려 절하며 “주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들이십니

 

다.” 하고 말하였다.




아마 남자들은 다 알 것입니다. 예비군 훈련을 가면 사람들이 어떻게 변하는지

 

를……. 평소에 성실하고 모범적인 사람도 예비군 훈련만 가면 왜 이렇게 삐딱하게

 

변하는지 모릅니다. 조교가 아무리 뭐라고 해도 전혀 듣지 않는 것은 물론, 조교의

 

말에 무조건 반대로 행동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예비군 훈련을 잘 받는 것 같다는 착

 

각을 하게 됩니다. 아무튼 이 예비군 훈련을 가면, 사람이 이렇게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변한 모습을 세 글자로 표현한다면 이렇

 

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패잔병”

그런데 이렇게 예비군 훈련을 갔을 때나 볼 수 있었던 패잔병의 모습을 요 며칠 동안

 

성지에서 자주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그들은 나이도 그렇게 많지 않습니

 

다.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새파랗게 젊은 중고등학생들이었습니다. 즉, 여름방학을

 

맞이해서 본당에서 캠프를 하는데, 그 캠프 프로그램 일환으로 갑곶성지 순례가 있

 

나 봅니다. 그리고 저에게 설명을 부탁했고요. 그래서 설명을 하는데, 그 느낌이 마

 

치 꽉 막힌 벽을 보고서 이야기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왜 이렇게 힘들어하냐고, 왜 이렇게 의욕이 없냐고....


 

그러자 그 학생들이 말합니다.


“더워서 그래요.”

요즘 날씨 정말로 덥습니다. 일을 하다보면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그래도 아무것도 못하게 하는 날씨는 아니라고 봅니다. 본인이 의욕만 있다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만 있다면 이 정도 날씨야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저는 요즘, 9월 순교자의 달을 준비하면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습니다. 풀을 뽑다가

 

손과 발에 풀독이 올라서 힘이 들기도 합니다. 또한 더워서 계속 물을 마십니다. 하

 

지만 이런 것들이 일하는데 전혀 걸림돌은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하지 않으

 

면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것이고, 나의 조그마한 노력으로도 변화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도 기쁘게 성지에서 생활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더위라는 걸림돌에 자신감을 잃었습니다. 이 더위 속에서 짜증만

 

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보기 싫은 ‘패

 

잔병’의 모습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늘 베드로는 예수님께 졸라서 물 위를 걷습니다. 아마 자신감이 있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나와 함께 한다는 자신감, 그래서 예수님을 열심히 따르는 나 역시 예수

 

님처럼 물 위를 걸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거센 바람 한 번

 

에 자신감을 잃고 무서운 생각을 간직하게 되었고, 바로 그 순간 물속에 빠지고 맙니

 

다.

지금 나는 주님께서 주신 세상에 얼마나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가는지요? 혹시 이 세

 

상의 모든 것들이 나에게 커다란 부담이 된다면서 점점 더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자신감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주님께서 나와 함께 하신다는 자신감, 그 사랑 가득하

 

신 분께서는 나에게 언제나 좋은 것만을 주신다는 강한 믿음. 이런 마음만 잃지 않는

 

다면 결코 ‘패잔병’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못한다’라는 말은 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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