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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8-14 조회수799 추천수2 반대(0) 신고

 

 

                  2005년 8월 20일 연중 제20주일 가해

 

 

               

 

 

 

제1독서 이사야 56,1.6-7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는 바른길을 걷고 옳게 살아라. 나 너희를 구하

 

러 왔다. 나의 승리가 나타날 때가 왔다.

 

외국인들도 주님에게로 개종하여 나를 섬기고, 주님이라는 이름을 사랑하여 나의

 

종이 되어 안식일을 속되지 않게 지키고 나의 계약을 지키기만 하면,나는 그들을 나

 

의 거룩한 산에 불러다가 나의 기도처에서 기쁜 나날을 보내게 하리라.

 

그들이 나의 제단에 바치는 번제물과 희생 제물을 내가 즐겨 받으리라. 나의 집은 뭇

 

백성이 모여 기도하는 집이라 불리리라.”

 

제2독서 로마서 11,13-15.29-32

 

형제 여러분, 이제부터 이방인 여러분에게 말씀드립니다. 나는 이방인들을 위한 사

 

도로서 내가 맡은 직책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나는 내 동족 유다인들에게 시기심

 

을 불러일으켜 그들 가운데 일부나마 구해 주고 싶습니다.

 

그들이 버림을 받은 결과로 하느님과 세상 사이에 화해가 이루어졌다면 하느님께서

 

그들을 다시 받아 주실 때에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죽었던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실

 

것이 분명합니다.

 

하느님께서 한 번 주신 선물이나 선택의 은총은 다시 거두어 가시지 않습니다.

 

전에 하느님께 순종하지 않았던 여러분이 이제 이스라엘 사람들의 불순종 때문에

 

하느님의 자비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지금은 순종하지 않고 있는 이스라엘 사람들도 여러분이 받은 하느님의

 

자비를 보고 회개하여 마침내는 자비를 받게 될 날이 올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

 

든 사람을 불순종에 사로잡힌 자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그 모두에게 자

 

비를 베푸셨습니다.

 

 

복음 마태오 15,21-28

 

그 무렵 예수께서 띠로와 시돈 지방으로 가셨다. 이때 그 지방에 와 사는 가나안 여

 

자 하나가 나서서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제 딸이 마귀가 들려 몹시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고 계속 간청하였다. 그러나 예수

 

께서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그때에 제자들이 가까이 와서 “저 여자가 소리를 지르며 따라오고 있으니 돌려보내

 

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예수께서는 “나는 길 잃은 양과 같은 이스라엘 백성만을 찾아 돌보라고 해서 왔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그 여자가 예수께 다가와서 꿇어 엎드려 “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 하고 애

 

원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자녀들이 먹을 빵을 강아지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하

 

며 거절하셨다.

 

그러자 그 여자는 “주님, 그렇긴 합니다마는 강아지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

 

러기는 주워 먹지 않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그제야 예수께서는 “여인아, 참으로 네 믿음이 장하다! 네 소원대로 이루어질 것이

 

다.” 하고 말씀하셨다. 바로 그 순간에 그 여자의 딸이 나았다.




성지에서 일을 하고 있으면, 저에 대한 호칭이 여러 가지로 바뀌게 됩니다. 사실 일

 

하고 있는 저를 누가 신부로 보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다양한 호칭을 받게

 

되는데요. 재미있는 것은 어떤 분이 저를 보느냐에 따라서 그 호칭이 바뀌더군요.

우선 젊은 층의 사람들은 저를 보고서 주로 ‘아저씨’라고 말합니다. 연세가 조금 있

 

으신 분들은 주로 ‘총각’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순례객을 차지하는

 

중년의 자매님들은 저를 두고서 ‘형제님’ 아니면 ‘이봐요’ 정도로 부르십니다. 또 이

 

런 경우는 흔치 않지만, 아주 가끔 ‘학생’이라는 소리도 듣게 됩니다. 그런데 어제 아

 

주 뜻밖의 호칭을 하나 들었습니다. 제가 성지에서 처음 들어보는 호칭이었습니다.

 

 


“사장님”

너무나 뜻밖이서 그렇게 말한 젊은 청년을 유심히 쳐다보지 않을 수가 없었답니다.

 

그 청년이 일하는 곳에서는 주로 사람들을 ‘사장님’이라고 말해서 습관적으로 이렇

 

게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로써는 성지에서 일하면서 이런 호칭을 듣는 것이 너

 

무나 새로웠거든요. 그 청년 역시 쑥스러웠는지 도망치듯이 성지를 나갔지만, 저로

 

써는 그 여운이 이 새벽까지도 남아있네요.

이렇게 생각지도 못했던 뜻밖의 말을 들었을 때, 당황스러운 경우를 아마 한 번씩은

 

다 체험하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서는 이런 뜻밖의 말뿐이 아니라, 뜻밖의

 

행동으로 인해서 당황스러워하고 그로 인해서 힘든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래

 

서 그 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를 정도로 정신이 멍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님

 

께 대한 믿음만 있다면, 주님께서 다 안배해 주실 것이라는 확신만 있다면 우리들은

 

어떤 뜻밖의 말이나 행동을 체험해도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가 있을 것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가나안 여인이 그런 사람이지요. 그 여인은 자신의 딸이

 

마귀가 들려 몹시 시달리고 있다면서 예수님께 마귀를 쫓아달라고 부탁합니다. 그

 

런데 사랑 가득한 예수님께서 그 여인의 청원을 듣고도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습니

 

다. 그래도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면서 따라오자, 예수님께서는 정말로 큰 상처가 되

 

는 말씀을 하시지요.

“나는 길 잃은 양과 같은 이스라엘 백성만을 찾아 돌보라고 해서 왔다. 자녀들이 먹

 

을 빵을 강아지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하지만 이 여인은 이 말에 당황스러워 하지 않습니다. 대신 곧바로 “주님, 그렇긴 합

 

니다마는 강아지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주워 먹지 않습니까?”라고

 

말하면서 오히려 자신을 하찮은 강아지로 표현합니다. 이렇게 더욱 더 낮은 자세를

 

유지하면서 주님께 대한 믿음을 드러내지요.

이 여인을 바라보면서, 우리들의 모습을 반성하게 됩니다. 내게 모독이 되는 말을 했

 

다고, 또한 나에게 어떻게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냐고 하면서, 어떻게든 복수하려는

 

마음을 가졌던 우리들의 교만함. 바로 그 순간이 나를 더욱 더 낮추고, 주님께 대한

 

강한 믿음으로 건너갈 수 있는 순간인데, 오히려 그 순간을 주님과 더욱 더 멀어지게

 

만들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가나안 여인의 겸손함, 그리고 예수님께 대한 강한 믿음이 바로 딸을 구할 수 있었습

 

니다. 그런데 지금 나의 행동으로는 누구를 구할 수 있을까요?

 

 

                              싫은 소리를 들어도 웃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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