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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8-15 조회수839 추천수2 반대(0) 신고

 

                                  2005년 8월 15일 성모승천 대축일   

                  

 

 

제1독서 요한 묵시록 11,19ㄱ; 12,1-6ㄱ.10ㄱㄷ19

 

하늘에 있는 하느님의 성전이 열리고 성전 안에 있는 하느님의 계약의 궤가 나타났

 

습니다. 그리고 하늘에는 큰 표징이 나타났습니다. 한 여자가 태양을 입고 달을 밟고

 

별이 열두 개 달린 월계관을 머리에 쓰고 나타났습니다. 그 여자는 배 속에 아이를

 

가졌으며 해산의 진통과 괴로움 때문에 울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표징이 하늘에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큰 붉은 용이 나타났는데 일곱 머리

 

와 열 뿔을 가졌고 머리마다 왕관이 씌워져 있었습니다. 그 용은 자기 꼬리로 하늘의

 

별 삼분의 일을 휩쓸어 땅으로 내던졌습니다. 그리고는 막 해산하려는 그 여자가 아

 

기를 낳기만 하면 그 아기를 삼켜 버리려고 그 여자 앞에 지켜 서 있었습니다.

 

마침내 그 여자는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 아기는 장차 쇠지팡이로 만국을 다스릴 분

 

이었습니다. 별안간 그 아기는 하느님과 그분의 옥좌가 있는 곳으로 들려 올라갔고

 

그 여자는 광야로 도망을 쳤습니다.

 

그때 나는 하늘에서 큰 음성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제 우리 하느님

 

의 구원과 권능과 나라가 나타났고, 하느님께서 세우신 그리스도의 권세가 나타났

 

다.”

 

 

제2독서 고린토 1서 15,20-27ㄱ

 

형제 여러분,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셔서 죽었다가 부활

 

한 첫 사람이 되셨습니다. 죽음이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온 것처럼 죽은 자의 부활도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왔습니다. 아담으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이 죽는 것과 마찬가

 

지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이 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각각 차례가 있습니다. 먼저 그리스도께서 살아나셨고 그 다음에는 그리스

 

도를 믿는 사람들이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 살아나게 될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마지막 날이 올 터인데 그때에는 그리스도께서 모든 권위와 세력과 능력의 천신들

 

을 물리치시고 그 나라를 하느님 아버지께 바치실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께서 모든 원수를 그리스도의 발 아래 굴복시키실 때까지 군

 

림하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물리치실 원수는 죽음입니다.“하느님께서는 모든 것

 

을 당신 발아래 굴복시키셨다.” 했습니다.


 

 

 

복음 루가 1,39-56

그 무렵 마리아는 길을 떠나 걸음을 서둘러 유다 산골에 있는 한 동네를 찾아가서 즈

 

가리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문안을 드렸다.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문안을 받았을 때에 그의 배 속에 든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

 

벳은 성령을 가득히 받아 큰 소리로 외쳤다.

 

“모든 여자들 가운데 가장 복되시며 태중의 아드님 또한 복되십니다. 주님의 어머니

 

께서 나를 찾아 주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문안의 말씀이 내 귀를 울렸을 때에 내

 

태중의 아기도 기뻐하며 뛰놀았습니다.

 

주님께서 약속하신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으셨으니 정녕 복되십니다.”

 

이 말을 듣고 마리아는 이렇게 노래를 불렀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며, 내 구세주 하느님을 생각하는 기쁨에 이 마음 설렙니

 

다. 주께서 여종의 비천한 신세를 돌보셨습니다.

 

이제부터는 온 백성이 나를 복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해 주신

 

덕분입니다. 주님은 거룩하신 분, 주님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는 대대로 자비를 베

 

푸십니다.

 

주님은 전능하신 팔을 펼치시어 마음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권세 있는 자

 

 

들을 그 자리에서 내치시고 보잘것없는 이들을 높이셨으며, 배고픈 사람은 좋은 것

 

으로 배불리시고 부요한 사람은 빈손으로 돌려보내셨습니다.

 

주님은 약속하신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의 종 이스라엘을 도우셨습니다. 우리 조

 

상들에게 약속하신 대로, 그 자비를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토록 베푸실 것입

 

니다.”

 

마리아는 엘리사벳의 집에서 석 달 가량 함께 지내고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제가 어렸을 때 했던 부끄러운 잘못 중에서 아직까지도 기억나는 것이 하나 있습니

 

다. 오늘은 그 기억을 여러분 앞에 펼쳐 놓을까 합니다.

믿지 않으실 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글을 잘 쓰지 못했습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글짓기 숙제를 받으면 항상 고민만 하다가 아주 어렵게 원고지 몇 장 채워서 제출했

 

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학년이 올라가면서 작은 소원이 하나 생겼습니다. 그것은

 

글짓기 상을 하나 받는 것이었지요. 사실 저의 형 누나들은 툭하면 상을 받아왔는데,

 

그 중에서 많은 것이 글짓기와 그림 그려서 받은 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글짓

 

기 상을 하나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를 꿈꾸었던 것이지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이번에 어떤 글짓기 대회가 있는데, 그 글짓

 

기 대회에 제출할 글을 집에서 써 오라는 것입니다. 저도 이번에는 상을 받아보고 싶

 

었습니다. 하지만 글을 써서 한 번도 상을 받아본 적이 없는 저로써는 자신이 없었지

 

요. 정말로 잘 써보려고 책상 위에 앉았지만,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면서 아무 것도

 

쓸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 형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원고지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원고지에 적은 글을 읽어보았습니다. 마침 제가 써야 할 주제와 너무나 비슷했습

 

니다. 그래서 저는 형이 보지 않는 틈을 타서 열심히 제 원고지에 옮겨 적기 시작했

 

습니다.

 

이 번 만큼은 상 받을 자신이 있었습니다. 저보다 4살이나 많은 형의 글이고 더군다

 

나 글짓기 대회에서 자주 상을 받았던 형의 글이니까, 분명히 상을 받을 것이라 생각

 

했습니다. 물론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는 했지만…….

 

그런데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제가 상을 받았을까요?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

 

니 분명히 상을 못 받은 것 같지요? 맞습니다. 저는 아무런 상도 받지 못했습니다.

 

저보다 4살이나 많은 형이 쓴 글이며 이제까지 많은 글짓기 상을 받은 형의 글을 옮

 

겨 적었지만, 결과는 아무 일 없음이었습니다.

 

분명히 상을 받아야 하는 조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소원인 상을 받을 수가 없었

 

지요. 그때 괜히 억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히 심사위원이 채점을 잘못한 것이

 

라고, 그래서 상을 받지 못한 것이라고 판단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내 자신이 세상

 

에서 가장 운이 없는 사람으로, 억울함을 당하는 사람으로 생각되는 것입니다. 그러

 

나 만약 상을 받았으면 제가 마음이 편했을까요? 지금 생각해보니 얼마나 다행이었

 

는지 모릅니다.

 

우리들은 모든 조건이 다 충족되면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단정을 합니다. 하

 

지만 그렇게 내 생각대로만은 되지 않지요. 때로는 말도 되지 않는 상황이 내게 주어

 

질 때도 많으며, 내 생각과 정반대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참으로 많습니다. 바로 이

 

순간, 우리는 분노를 터트리고 남에 대한 원망을 하기 시작합니다.

 

사실 성모님도 분노를 터트리고 원망을 터트릴 만도 합니다. 왜냐하면 처녀의 몸으

 

로 아기를 가졌거든요. 그런데 오늘 복음에도 나오듯이, 성모님께서는 그 모든 사실

 

을 오히려 기쁨으로 받아들이면서 찬미의 노래를 부르십니다. 바로 이렇게 자신의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철저하게 맞추었기에 하느님의 어머니인 동시에 우리

 

들의 어머니가 되신 것이 아닐까요?

 

성모승천 대축일을 지내는 오늘, 나는 과연 얼마나 하느님의 뜻에 내 뜻을 맞추고 있

 

나를 반성해 보았으면 합니다. 혹시 내 뜻만을 이루어야 한다고 하면서 각종 잘못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성모님을 바라보며, 성모님처럼 순

 

종과 사랑의 마음으로 살겠다는 다짐을 하는 오늘이 되시길 바랍니다.

 

 

              남처럼 되려고 하지 마세요. 세상 살기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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