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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5-08-20 조회수998 추천수10 반대(0) 신고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연중 제20주간 토요일 말씀(룻2,3.8-11;4,13-17. 마태 23,1-12) 

효성 지극한 룻이 집안을 일으키고 가문을 살렸다는 룻기를 보면 한 자매가 떠오른다. 
경박해보일 정도로 명랑했던 그 자매를 은근히 싫어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자매의 속사정을 듣고 난 후, 
겉모습을 보고 마음대로 판단했던 자신을 얼마나 부끄러워했는지 모른다.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고아원에서 자라난 그녀는 그 수녀원에 입회했다. 
그러나 도중에 어떤 남자와 만나서 결혼하게 되었는데 
그 남자의 집은 찢어지게 가난했고, 시누이가 넷에 어린 시동생이 하나, 
중풍을 앓고있는 시어머니까지 있었다. 

자매는 그 집에 가자마자 포장마차를 비롯, 안해본 장사가 없었다. 
어렵사리 마련한 전셋집을 개조하여 월부로 피아노 몇 대를 들여놓고 
수녀원에서 배운 피아노 실력으로 동네 조무래기들을 가르치기 시작할 무렵,
그녀를 알게 되었다. 

그집에서 반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피아노방을 하나라도 더 만들려고 여기저기 칸을 막아 
어둡고 갑갑했던 것이 생각난다. 
그 어두운 방에 자기 식구들만 해도 가득히 앉아있던 광경과 
배웅을 하던 시어머니의 한쪽 다리가 뭉툭 잘려진 것을 보고 
얼마나 충격을 받았던지.
그런데 "어떻게 매일 웃음이 나올 수 있었을까?" 

그 후로, 유심히 그 자매를 지켜보았다.
찡그리고 근심스런 표정을 보인 일이 한번도 없었던 자매. 
게다가 남편은 만년 실업자였다.
그럼에도 사람들에겐 고시공부한다며 감싸주던 자매.
 
나이보다 훨씬 늙어보였는데도 명랑한 성격 때문이었는지
가난에 찌든 사람같지 않았던 그녀.
어린 시동생들을 하나씩 공부시키고 결혼시키면서, 봉사활동도 열심이었던 자매.
그녀가 주님의 축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 이웃사람들의 눈으로 확인되었다. 




그 많은 시누이들은 자매를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처럼 소중히 여겼으며 
출가를 해서도 차례로 친정집을 도왔다. 
피아노 학원은 점점 번창하였고 
자매의 아이들은 좋은 대학에 진학하여 시인으로, 성악가로 사회에 진출했다. 
마지막에 그 남편은 정말로 전문대학의 강사로 출강하게 되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어두운 집안 이야기와 자신의 공적을 한번도 들먹이지 않고 
(그녀의 입으로 들어본 적이 없다. 누가 곁에서 이야기하면 웃을뿐...)
오로지 행동으로, 그리스도의 뒤를 따라 산 자매의 모습과 
한 사람의 희생으로 절망과 어둠에 갇혀있던 여러 생명이 소생한 기적을 지켜보았던
이웃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위대한 사랑의 힘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되었다. 
(이 자매 때문에 신앙을 갖게 된 이웃들이 정말 많았다)

오늘 독서의 룻도 남편이 죽고 난 후, 
오갈데 없는 시어머니를 끝까지 모시고 온갖 고생을 했다.
아들 일곱보다 더한 며느리라고 시어머니에게 칭찬을 받는 룻. 
그 효성에 감동한 친척 보아즈의 배려로 그의 아내가 되어 가문을 잇는다. 
그의 아들이 바로 다윗의 할아버지인 오벳이었으니 
그 여인으로 인해 다윗은 세상에 탄생하게 되었던 것이다. 

독서에서는 유다인이 멸시하는 이방인, 
그것도 여자라는 이중의 멸시대상이었던 룻이 칭송을 받고있고, 
복음에서는 유다인 지도층인 율법학자와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질책을 받고 있다. 

한쪽은 말없이 행동하고, 한쪽은 말을 앞세웠단다. 
아니 다같이 선행을 했어도 그 동기가 달랐다는 것을,
속 마음을 꿰뚫어보시는 예수님에게 어김없이 들키고 말았단다.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선행은 축복의 보상은 커녕 
위선자에게 해당하는 준엄한 질책만이 기다릴 뿐이란다. 

실컷 봉사하고도.... 일생을 남을 위해 희생하고도...
상은 커녕 질책만 받는다면 "이보다 더 미련할 수는 없다". 

혹시 나에게 해당하는 말은 아닐지, 가슴이 뜨끔 뜨끔하다. 


Nightinga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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