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철야근무 마친 월급날 아침,
퇴근 무렵 아내와 두 딸아이를 불러
국물 맑은 곰탕을 먹는다
빈 그릇 하나 더 달라고 해서
곰탕 하나로 반씩, 둘로 나누어 먹는 딸아이들
뜨겁니 어쩌니 수선을 피우고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국물보다는
월급명세서에 더 눈길을 주던 아내는
내 그릇에 다소곳이 국물을 덜어준다
무엇일까, 국물이 너무 맑아서일까
창밖의 푸른 하늘 자꾸 올려다보게 하는
이 목찬 뜨거움은 무엇 때문이냐
곰탕은 국물 맛이다 나는
빨간 다대기를 한 수저 풀어
후루룩 후루룩 시원한 국물을 마신다
글:박관서 시집 ‘철도원 일기’에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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