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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울어야 할 근거가 전혀 없는 사람은 누구인가?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5-08-23 조회수835 추천수5 반대(0) 신고

 

         울어야 할 근거가 전혀 없는 사람은 누구인가?

 

 

프리드리히 니체는 "부모로부터 상처받지 않은 아이가 있겠는가?" 라고 말했다. 이미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우리 모두는 부모의 아들이거나 딸이다. 우리 모두는 우리의 가족사를 지니고 다니며, 다른 사람들이 살아온 역사의 한 부분을 이룬다.

 

우리가 처음부터 부모와 함께 하는 역사는 언제나 긍정적인 면과 고통스런 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삶의 길을 찾아내느냐, 아니면 살아온 삶의 역사에 지배되느냐 하는 것은 우리가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느냐에 달려 있다.

 

자신이 타인으로부터 만들어진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사람만이 자신안에 들어 있는 가능성들을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 그는 자신의 삶이 원하는대로 진행되지 않아도 그 책임을 부모에게 전가하지 않는다.

 

우리가 체험한 모든 상처속에서 자신안에 가장 깊이 들어 있는 본질적인 존재를 발견할 수 있다.

 

만약 우리가 그 동안 부모와 가졌던 관계를 올바르게 파악하고, 그 안에 존재하는 우리 자신을 키워온 긍정적인 요소들과 고통받고 병들게 했던 요소들을 구분해낸다면, 우리의 참된 자아 속에 들어 있는 가장 깊은 신비를 만나게 될 것이다.

 

자신이 받은 상처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용기를 지닌 사람은 그러한 상처들을 통과하여 부모로부터 받은 긍정적인 뿌리들도 발견한다. 왜냐하면 부모는 상처먼 준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것들도 많이 주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부모가 살아 온 삶의 역사와 소질, 그리고 능력을 함께 나누어 갖고 있으며, 그들의 일부를 물려받은 존재이다. 아버지나 어머니로부터 받은 상처 때문에  일생동안 부모를 원망하면서 사는 사람은 부모가 지닌 긍정적인 뿌리도 덩달아 잘라내고 마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러면 그의 삶은 뿌리를 잃고 허공에 떠있게 된다.

 

 

                                    <행복한 선물/안셀름 그륀>

 

 

부모님이 살아 온 삶의 역사와 소질, 그리고 능력을 함께 나누어 갖고 그분들의 일부를 물려받은 존재임을 깊이 의식하지 못하고 감사드리지 못했던 허물을 깨닫게 됩니다.

 

저희 시누이 생각이 납니다. 친정 아버님이 되시는 저희 시아버님 제사에 근 20년을 한결 같이 오셨습니다. 생활이 그리 여유가 있지 않아도 몸이 피곤하고 불편해도 오셨습니다. 

 

부모님께 대한 극진한 사랑을 드리는 마음으로 사셔서인지 아들 딸 오남매가 모두 큰 걱정 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남동생처럼 교육을 시키지 않고 딸이라고 재산하나 물려 주신 것이 없어도 원망이나 불평불만 하시는 것을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남편인 남동생에게도 얼마나 극진한 사랑의 마음을 보여 왔는지, 저는 존경스럽기만 합니다. 요즈음 세대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만큼 철저히 손해보는 삶을 사신 것 같지만 하느님께서 자녀들에게 복으로 채워 주시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누님의 자녀들이 형제 자매들끼리 우애좋게 살고, 미국에 건너간 아들의 사업도 날로 번창하는 것을 보면서, 자기가 받을 것을 못 받았다고 원망하기 보다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은혜에 더 촛점을 맞추는 시누이가 그리워집니다. 아들따라 미국으로 가셨기 때문입니다.

 

제가 부모님으로부터 별로 받은 것이 없고 오히려 아들 노릇만 했다고 좀 섭섭하게 여겼던 마음을 주님께 봉헌합니다. 어려운 형편에 교육시켜 주셨고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물려 주셨고, 저희 아이들을 돌보아 주셨던 부모님의 노고를 생각하며 삼가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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