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렸구나. 아마 들고 다니다가 어딘가에 두고 왔을꺼야. 어디다 두고 왔을까?’

그런데 며칠 전 새벽 5시 50분에 PDA에서 나오는 알람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그날 하루에 해야 할 일을 먼저 알아보기 위해서 항상 새벽 5시 50분에는 PDA

가 켜지면서 알람 소리를 내도록 해놓았거든요. 하지만 도대체 어디에서 그 소리가

나는지를 모르겠는 것입니다. 방안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조금 멀게 소리가 들리고,

또 방 밖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렸거든요. 즉, 소리만 들리고 PDA

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다보니, 나중에는 ‘환청이 아닌

가?’라는 생각도 나더군요.

어제 아침, 드디어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방에 들어가기 위해서 신을 벗으려고 하는

데, 갑자기 중심을 잃은 것이에요. 그래서 쓰러지면서 방문 옆에 있는 소화전을 잡게

되었는데, 그 소화전 위에 PDA가 놓여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내 시선보다 더 위에 있었기에 보지 못했던 것이지요. 또 방문 바로 옆에 있었기에

소리는 들렸지만 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뜻밖의 발견을 체험하게

되네요.

내 시선보다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곳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거의 일주일 동안 PDA 없이 생활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의 생활 안에

서도 이와 마찬가지로 나의 잘못된 시선과 나의 잘못된 생각으로, 주님 없이 생활하

게 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주님께서는 우리 바로 곁에 계

십니다. 하지만 우리가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PDA가 옆에 있었어도 찾지 못

했던 것처럼 말이지요.

오늘 복음에서 나타나엘은 예수님에 대해 듣고서 이렇게 평가합니다.

“나자렛에서 무슨 신통한 것이 나올 수 있겠소?”

바로 예수님을 보지도 않았으면서 자기 스스로 판단하고 있지요. 자기만의 시선을

고정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뵙고 예수님과 대화를 나눔으로

써, 예수님께 신앙을 고백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그는 보통의 사람들과 달랐습니다.

그는 자신의 잘못에 대해 곧바로 인정을 하면서 주님 앞에 나옵니다. "선생님, 선생

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이스라엘의 왕이십니다."

이렇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리를 쫓는 나타니엘이라는 것을 아셨기에 예수

님께서는 나타니엘이 오시는 것을 보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이 사람이야말로 정말 이스라엘 사람이다. 그에게는 거짓이 조금도 없다."

이스라엘 사람은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을 의미하지요. 즉, 하느님께 선택을 받은 사

람이 되기 위해서는 나타니엘처럼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를 겸손되이 인정하고 진리

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지금 내 시선은 어디에 있을까요? 조금만 시선을 바꾸면 뵐 수 있는 분을, 잘못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