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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8-26 조회수826 추천수5 반대(0) 신고

 

                  2005년 8월 26일 연중 제21주간 금요일

 

             

 

 

제1독서 데살로니카 1서 4,1-8

 

형제 여러분, 마지막으로 주 예수의 이름으로 부탁하며 권고합니다. 여러분은 어떻

 

게 살아야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있는지 우리에게서 배웠고 또 배운 대로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더욱더 그렇게 살아가십시오. 여러분은 우리가 주 예수의

 

권위로 여러분에게 지시해 준 것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원하시는 것은 여러분이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여

 

러분은 음행을 피하고 각각 존경하는 마음으로 거룩하게 자기 아내의 몸을 대하고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이교도들처럼 욕정에 빠지지 않도록 하십시오. 이런 일에 있

 

어서 형제의 권리를 침범하거나 그를 속이거나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전에 엄숙

 

하게 지시하고 경고한 바와 같이 주님께서는 이런 모든 범죄에 대해서 가차없이 처

 

벌하실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음탕하게 살라고 부르신 것이 아니라 거룩하게 살라고 부르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경고를 거역하는 사람은 사람을 거역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분에게 성령을 주시는 하느님을 거역하는 것입니다.

 

 

복음 마태오 25,1-13

그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열 처녀가

 

저마다 등불을 가지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것에 비길 수 있다.

 

그 가운데 다섯은 미련하고 다섯은 슬기로웠다. 미련한 처녀들은 등잔은 가지고 있

 

었으나 기름은 준비하지 않았다. 한편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잔과 함께 기름도 그릇

 

에 담아 가지고 있었다.

 

신랑이 늦도록 오지 않아 처녀들은 모두 졸다가 잠이 들었다.

 

그런데 한밤중에 ‘저기 신랑이 온다. 어서들 마중 나가라!' 하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이 소리에 처녀들은 모두 일어나 제각기 등불을 챙기었다.

미련한 처녀들은 그제야 슬기로운 처녀들에게 ‘우리 등불이 꺼져 가니 기름을 좀 나

 

누어 다오.' 하고 청하였다.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우리 것을 나누어 주면 우리에게도, 너희에게도 다 모자

 

랄 터이니 너희 쓸 것은 차라리 가게에 가서 사다 쓰는 것이 좋겠다.' 하였다.

 

미련한 처녀들이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왔다.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던 처녀

 

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갔고 문은 잠겼다. 그 뒤에 미련한 처녀들이 와서

 

‘주님, 주님, 문 좀 열어 주세요.'하고 간청하였으나 신랑은‘분명히 들으시오. 나는

 

당신들이 누구인지 모릅니다.'하며 외면하였다.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항상 깨어 있어라.”




어제 묵상 글에도 적었지만, 오랜만에 있었던 과음으로 인해 아침에 상당히 힘

 

들었답니다. 두통과 함께 동반하는 속 쓰림. 그래서 저는 해장술은 아니더라도

 

얼큰한 국물이 있는 것을 아침으로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하지만 특별

 

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없는 것입니다. 저의 요리 실력도 형편없지만, 재료도

 

없었거든요.

결국 선택한 메뉴는 라면이었습니다. 라면에 김치 넣어서 얼큰하게 끓여야겠

 

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글쎄 물이 끓어서 라면을 넣으려는

 

순간 ‘유통기한’을 보게 되었지요. 유통기한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습니

 

다.

‘2004년 11월 18일까지’

갈등이 생겼습니다. 유통기한을 자그마치 10달이나 넘긴 것입니다. 또 다른

 

라면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배탈 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그

 

라면을 끓는 물에 넣었고, 김치와 만두까지 넣어서 맛있게 만들기 시작했습니

 

다. 그리고 드디어 맛있는 라면이 완성되었지요.

유통기한이 10달이나 지난 라면을 앞에 놓고서 갈등이 됩니다.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먹었습니다. 왜냐하면 쓰린 속에서 얼큰한

 

국물을 달라고 계속 외치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먹으면서도 불안한 마음과 찜

 

찜한 마음이 가득하더군요.

사실 혼자서 식사를 하다보면 이렇게 유통기한을 넘기는 경우가 상당히 많답

 

니다. 때가 되면 버려야 하는데, 게으른 저의 모습 때문에 이렇게 10달이 넘는

 

것도 먹게 되는 일을 체험하게 되네요. 그러면서 갖게 되는 생각, ‘이제 음식은

 

빨리 빨리 먹도록 하자. 그리고 유통기한이 지난 것은 버리자.’라는 것입니다.

 

즉, 이제 게으른 저의 모습, 그리고 안일한 모습을 버려야 신선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열 처녀의 비유 말씀을 이야기하십니다. 이 이야

 

기를 보면서 우리들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니 어떻게 기름을 꾸어주

 

지 않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치사해 보이는 그 다섯 처녀를 지혜로운 처녀라

 

고 말할 수가 있는가? 이건 정말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하지만 예수님의 이 말씀은 결코 말이 안 되는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예수님

 

께서는 치사한 행동을 옹호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게으르고 안일한 모

 

습을 버리고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시기 위한 것이었습니

 

다. 즉, 언제 오실지 확실치는 않지만, 분명하게 우리에게 오실 주님을 맞이하

 

기 위해, 자신 안에 있는 게으름과 안일함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

 

려 주십니다.

앞서 저의 게으름과 안일함으로 스스로 골탕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주

 

님을 맞이할 준비에 있어서도 게으름과 안일함을 간직하게 된다면, 복음에 나

 

오는 게으른 처녀처럼 혼인잔치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

 

니다.

만약 지금까지 나태한 생활로 일관했다면, 그 모습들을 버리고 깨어 준비하는

 

생활을 하는 우리들이 될 것을 주님 앞에 다짐했으면 합니다.

 

 

                   음식이 상하기 전에 얼른 다 먹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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