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치사한 처녀? 인정머리없는 신랑?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5-08-26 조회수934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제 21주간 금요일 말씀(1데살 4,1-8; 마태 25,1-13) 중요한 문제들을 미리 가르쳐주고 시험을 보는 친절한 선생님들이 있었다. 모두들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라시는 것이 선생님의 의도다. (요즘 이랬다간 당장 문제가 될것이지만...) 그런데 시험문제가 뭔지 졸라대던 아이들은 정작 선생님이 열심히 설명하실 때면 졸거나 장난치거나 딴 생각을 하기 일쑤이다. 마치 하기 싫다는 노래를 억지로 시켜놓고, 노래가 시작되면 바로 옆 사람과 이야기하는 풍토와 비슷하다. 예수님 당시는 마지막 날에 대한 관심이 컸다. 그 관심을 충족시켜주기 위해서 마태오 복음사가는 아예 종말에 대한 이야기를 한 곳에(24-25장) 모아놓고 반복해서 정답을 가르쳐주고 있다. 종말에 관한 비유의 공통적 주제는 마지막 날이 정작 관건이 아니라 평소의 삶의 태도와 방법이 문제라는 것을 반복해서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니까 마지막 날의 수능 점수가 문제가 아니라 학생부 성적, 즉 내신이 오히려 관건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매일, 매월의 점수들이 바로 오늘 복음에서 말하는 '기름'의 의미이다. 기름을 꾸어주기를 거절하는 다섯 처녀의 행위를 보고 그 치사한 처녀들이 어째 슬기로울까 하고 생각하면 오해다.(예전의 내 생각^^) 기름을 사올 때까지 기다려주지도 않는 인정머리없는 신랑과는 아예 결혼 안하는 것이 더 낫겠다고 생각해도 오해다.(이것도 예전의 내 생각^^) 이 이야기는 하늘나라에 대한 말 그대로의 <비유>이다. 여기서 말하는 기름은 급히 가게에서 사다 채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에게서 빌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미 시간이 다 차서, 아니 시간을 벗어나, 시간의 문이 닫힌 채로. 마지막의 심판은 시작되기 때문에 시간을 더 내줄 수가 없는 것이다. 이 세상, 현세의 시간 속에 있을 때에 이뤄냈어야 할 과제가 바로 '기름'이었다. 그것은 이 세상살이 동안의 수행(修行) 평가표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평소 어떤 기준으로 수행 평가를 하시겠다고 하셨을까? 자상한 선생님은 그것도 벌써 여러 번 가르쳐 주셨다. 오늘 독서에도 한가지의 예가 실려있다. "여러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는지 우리에게서 배웠고 또 배운 대로 살고 있습니다.(정말 그런가?) 그러니 앞으로 더욱더 그렇게 살아가십시오." 사도들에게 배운 대로 살아가는 것이 평가 기준이라신다. 혹시 처음 듣는 사람이 있을까봐 바울로 사도는 다시 설명한다.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원하시는 것은 여러분이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음행을 피하고 각각 존경하는 마음으로 거룩하게 자기 아내의 몸을 대하고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이교도들처럼 욕정에 빠지지 않도록 하십시오. .....형제의 권리를 침범하거나 그를 속이거나 해서는 안됩니다......" 폭력을 미화하는 영화와 드라마가 난무하고, 남에게 피해을 끼치고 도망가는 사기 수법이 더욱 지능화 되어가는 추세다. 음란물의 홍수 속에서 정상적인 행위는 어떤것인지, 정상인은 어떤 사람인지, 분간이 안가는 세태를 살아가는 오늘날이다. 해마다 여름 방학이 시작될 무렵이면 미혼모가 낳은 아이들이 줄줄이 양산된다. 지난 여름, 피서지에서 있었던 일의 결과로 탄생한 아이들이다. 그 아이들을 맡아 잠시동안 길러줄 위탁모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며 한때의 실수로 뼈아픈 고통을 겪어야 할 철없는 산모들을 생각하고 눈물을 흘리며 아기를 데려간다는 말을 듣고 모두 코끝이 찡해졌다.

여름이 가고 있다. 내년 여름엔 또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어두운 세상을 대면할까? 철부지 엄마들과 아빠들의 상처는 또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가? 하느님이 주신 선물, 성(性)에 대한 외경을 잃어버리고,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묵살해버리고, 대중 매체들의 위험스런 수위를 너도 나도 즐기면서, 아이들의 장래, 세상의 미래를 걱정하는 것은 모순이 아닐까? 나만 거룩하고 나만 깨끗해서 될 일이 아닌 것 같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서 건강하고 깨끗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수행평가에 첨가될 것같다. 피에쑤. 몇 년 전에 써 둔 글이다. 지금 다시 보니... 기름이 다 떨어진 것은 바로 나다. 휴우~~ 그래도 다행이다. 아직도 시간이 있으니.. 오늘부터 부지런히 기름을 채워 넣어야할까부다. 나부텀.
여러분도 기름 계기판을 점검해봐유~~ 시간의 문이 닫히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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