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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벽을 열며 / 빠다킹신부님의 묵상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8-27 조회수826 추천수3 반대(0) 신고

 

                       2005년 8월 27일 성녀 모니카 기념일

 

제1독서 데살로니카 1서 4,9-11

 

형제 여러분, 형제를 사랑하는 일에 관해서는 이 이상 더 쓸 것이 없습니다. 여러분

 

은 직접 하느님께로부터 서로 사랑하라는 교훈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그 교훈을 실

 

천해서 마케도니아 온 지방에 있는 모든 형제들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이 더욱더 그렇게 하시기를 권고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내가 전

 

에 지시한 대로 조용히 살도록 힘쓰며 각각 자기의 직업을 가지고 자기 손으로 일해

 

서 살아가십시오.

 

                            

                                       - 성녀 모니카 -

 

복음 마태오 25,14-30

 

그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먼 길을 떠나면서 자기 종들을 불러 재산을 맡기었다. 그는 각자의 능

 

력에 따라 한 사람에게는 돈 다섯 달란트를 주고 한 사람에게는 두 달란트를 주고 또

 

한 사람에게는 한 달란트를 주고 떠났다.

 

다섯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곧 가서 그 돈을 활용하여 다섯 달란트를 더 벌었다. 두

 

달란트를 받은 사람도 그와 같이 하여 두 달란트를 더 벌었다. 그러나 한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가서 그 돈을 땅에 묻어 두었다.

 

얼마 뒤에 주인이 와서 그 종들과 셈을 하게 되었다.

 

다섯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다섯 달란트를 더 가지고 와서 ‘주인님, 주인께서 저에게

 

다섯 달란트를 맡기셨는데 보십시오, 다섯 달란트를 더 벌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잘하였다. 너는 과연 착하고 충성스러운 종이다. 네가 작은

 

일에 충성을 다하였으니 이제 내가 큰일을 너에게 맡기겠다. 자, 와서 네 주인과 함

 

께 기쁨을 나누어라.' 하고 말하였다.

 

그 다음 두 달란트를 받은 사람도 와서 ‘주인님, 두 달란트를 저에게 맡기셨는데 보

 

십시오, 두 달란트를 더 벌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래서 주인은 그에게도 ‘잘하

 

였다. 너는 과연 착하고 충성스러운 종이다. 네가 작은 일에 충성을 다하였으니 이제

 

내가 큰 일을 너에게 맡기겠다. 자,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하고 말

 

하였다.

 

그런데 한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와서 ‘주인님, 저는 주인께서 심지 않은 데서 거두

 

시고 뿌리지 않은 데서 모으시는 무서운 분이신 줄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두려

 

운 나머지 저는 주인님의 돈을 가지고 가서 땅에 묻어 두었습니다. 보십시오, 여기

 

그 돈이 그대로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주인은 그 종에게 호통을 쳤다. ‘너야말로 악하고 게으른 종이다. 내가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뿌리지 않은 데서 모으는 사람인 줄로 알고 있었다면 내 돈을 돈

 

쓸 사람에게 꾸어 주었다가 내가 돌아올 때에 그 돈에 이자를 붙여서 돌려주어야 할

 

것이 아니냐?

 

여봐라, 저자에게서 한 달란트마저 빼앗아 열 달란트 가진 사람에게 주어라. 누구든

 

지 있는 사람은 더 받아 넉넉해지고 없는 사람은 있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이 쓸모 없는 종을 바깥 어두운 곳에 내쫓아라. 거기에서 가슴을 치며 통곡할 것이

 

다.'”




어제 드디어 새롭게 만든 사제관에 입주를 했습니다. 비록 조립식 건물이기는

 

하지만, 저를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하니 너무나 기쁘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

 

게 한없이 자랑하고 싶은 공간입니다.

그런데 입주하는 것은 좋은데 한 가지 괴로운 것이 있더군요. 그것은 바로 이

 

사하는 것입니다. 남들은 하도 자주 이사를 해서 이제 이사하는 것은 도가 텄

 

겠다고 말을 하지만, 여전히 이사하는 것은 저에게 커다란 일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짐이 워낙 많거든요. 아마 책을 담은 짐만 해도 20박스 이상 나올 것입니

 

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이사를 한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걱정

 

을 계속하고 있는데, 그 걱정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어제 하루 만에 이사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방법이 무엇일까요? 이삿

 

짐센터를 이용한다고요? 물론 아닙니다. 그러면 아는 사람들을 모두 불러서

 

이사한다고요? 그것도 역시 아닙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사할 수 있을까요?

 

맞아요. 짐을 없애면 되는 것입니다. 책은 모두 신학교 도서관에 보내기로 결

 

심했고요, 옷이나 각종 짐들도 신학생들에게 건네주기로 했지요.

따라서 아주 필요한 짐인 컴퓨터와 몇 권의 책, 그리고 옷가지 몇 벌만 옮기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이사 방법이 있었는데, 왜 이제까지 힘들게

 

이사를 했는지……. 그것은 바로 포기하지 못하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책 중에서 한 번 읽은 뒤에 다시 손이 가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도 불

 

구하고 언젠가는 다시 볼꺼야 라는 생각 때문에, 계속해서 무겁게 끌고 다니는

 

경우가 참으로 많았지요. 옷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제가 패션모델이 아닌

 

이상, 옷을 자주 갈아입는 일이 없습니다. 즉, 입는 옷이 항상 똑같지요. 그러

 

기 때문에 1년 중에서 한 번도 입지 않고 옷장 안에 갇혀 있는 것도 꽤 되는 것

 

입니다. 그리고 그 밖의 제가 소유하고 있는 물건 중에서도 이런 형태를 띠면

 

서 구석에 쳐 박혀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바로 이렇게 자기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많은 짐들. 바로 주인인 저의 포기하

 

지 못하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포기했을 때, 그 많은 것들이 비

 

로소 의미를 갖게 되는데, 차마 포기하지 못하고 아등바등 힘들게 사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는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느님 아버지께 대한 충실성

 

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다섯 달란트 받은 사람이나, 두 달란트 받은 사

 

람이나, 한 달란트 받은 사람이나 능력의 차별을 두지 않고, 대신 얼마나 충실

 

하게 당신의 뜻을 위해 노력했는가를 보십니다(한 달란트 받은 사람이 그 한

 

달란트마저 빼앗긴 이유는 자기가 받은 그 한 달란트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는 마음, 즉 포기하지 못하는 마음 때문이었다는 것을 묵상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포기하지 못하는 것들. 사실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 역시 주님

 

께서 주신 것이고, 주님께서는 그것을 뛰어 넘어서 주님의 뜻을 이 세상에 완

 

성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얼마나 그 노력을 했었는지요?


 

주님의 뜻을 생각하면서, 그 뜻을 철저히 따르는데 최선을 다하시는 오늘이 되

 

셨으면 합니다.

 

 

                  내 능력이 없다면서 포기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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