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묵상]천국 훔치기
작성자유낙양 쪽지 캡슐 작성일2005-08-28 조회수874 추천수6 반대(0) 신고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한다.(마태16,21-27)

 
요즈음 몇년만에 고국방문길에 있다보니 무엇하나 제 눈길을 끌지 않는 것들이 없습니다.

 

영등포역 근처에 있는 아파트에 사는 친구집에 머물면서 오며가며 많은 것을 보게 되는데 정겨운 모습도 있지만 때로는 고국땅이 어색하게 느껴 올 적도 있습니다.

 

아파트 주차장 한 구탱이에 있는 쓰레기통 옆에는 꽤나 쓸만한 장롱과 설합장이 아무렇지도 않게 버려져 있기도 합니다.

 

조금만 걸어가면 영등포역인데 저녁때만 되면 노숙자들이 언제나 제 마음을 멈추게하곤 합니다. 하지만 끝내 모른척 조금 더 나아가 역과 붙어있는 롯데 백화점안으로 들어서면 완전히 다른 세계가 저의 눈을 휘둥거리게 하곤 합니다.

 

여유롭고 풍요로움이 벽하나를 두고 완전히 뒤바뀌어 딱딱한 역 통로 바닥에 신문지 한장에 의지를 하고 누워 있는 모습은 언제나 저를 혼란속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어제는 샬레시오 근로 청소년회관에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담당 신부님으로부터 자세한 설명도 듣게 되며 무어라 딱히 할 말을 잊고야 말았습니다.

 

왠지 부끄러운 마음에 어쩔 줄을 모르며 왜 진작 찾아보질 못했을까? 하는 후회스러움에 작은 도움이지만 얼마든지 내가 할 일이 많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점심때가 되어 신부님의 인도로 청소년들과 점심을 같이 먹게 되었는데 내 생각보다는 달리 밥을 맛나게 먹을 수가 있었습니다.

물론 그 안에 있는 청소년들의 모습들이 나로하여금 밥을 편히 먹을 수 있게 해 주었던 것입니다.

 

잠시 묵상을 해 봅니다.

 

벌써 고국에 머물고 있는 기간이 한달을 훌쩍 넘어 두달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길거리에 뻥튀기도 사 먹어보기도 하고 멋진 식당에서 식사를 근사하게 하기도 해 보며 되도록이면 여러가지 일에 접해봅니다.

 

샬레시오회에 소속되어있는 청소년들을 바라보며 한편 저는 명품들의 이름을 아는 것이 없지만 일명 명품이란 670.000원짜리 안경을 서슴없이 사서 쓰고는 자랑스레 폼을 잡는 어느 청년의 얼굴이 떠 올랐습니다.

 

미국 본토의 유명 브랜드의 식당에 예약을 하지 않고는 들어갈 수 없는 곳에서 많은 음식물을 남기도록 잔뜩 시켜놓고 보란듯이 떠들어대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TV를 통해서 보게되는 불쌍한 사람들을 떠 올리게 됩니다.

 

영등포 역사앞에 토요일이면 순복음선교 교회 신도들이 음악선교를 하곤합니다.
복음성가가 울려 퍼지기에 저도 멀찌감치 서서 한참을 드려다보았습니다.

 

노숙자 한분이 바로 앞에 점잖게 앉아 복음성가를 듣는 것을 시작으로 어느 다른 분이 앞으로 나와 그간의 고통을 잊은듯이 지휘를 해가며 박수도 치고 열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는 호기심이 발동하였으며 그 사람들 때문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한참이나 머물고 있었습니다. 다들 바쁘다고 지나쳐 버리는 사람들 가운데 노숙자만이 음악에 심취되어 있는 모습이 제 눈에는 그리 나빠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두손을 높이 치켜들며 우리 신자들이 주님을 찬양하는 듯이 보였습니다. 결코 복음성가 선교를 방해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금방 선교 활동하시는 어느 분으로 부터 몇 번이고 제지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문득 샬레시오 회관에 머물고 있던 불우한 청소년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물론 지도하시는 신부님과 수사님들과의 생활속에 살고 있기에 노숙자들과는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너무나 대조적이었습니다.

 

한쪽에서는 주님의 사랑으로 아이들한테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어 밝게 변함을 증거 해 주는데, 또 다른 한쪽에서는 노숙자들이 복음 성가 듣기를 거부당하는 모습으로 비추어질 때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의 무게는 더욱 짓눌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십자가에 숨겨진 하느님의 신비에 얼마나 나를 가까이 할 수 있을까? 나의 십자가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더더욱 십자가의 무게를 더욱 가중시키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에게 벗어내려는 노력을 주신 주님의 십자가에 나 자신있게 외칠수 있도록 십자가의 모범을 따라야겠다는 마음을 먹어 봅니다.

 

진정한 사랑으로 허울좋은 개살구가 되지 않고 천국을 훔치려고만 하는 마음을 없애보며 작은 것 하나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오늘 하루, 반성의 길로 접어들어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 사랑 안에서 사랑메세지 보내드립니다.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